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보건원 산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이 코로나19 검사 규모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최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코로나19 검사가 확진 사례를 늘리기만 하기 때문에 검사 속도를 늦춰야한다고 했던 발언을 정면으로 거스르는 조치다.

23일(현지시각) CNN에 따르면 파우치 소장은 미국 하원 에너지·통상위원회가 주최한 청문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앤서니 파우치 NIAID 소장/ 유튜브 갈무리
앤서니 파우치 NIAID 소장/ 유튜브 갈무리
파우치 소장은 미국의 현 상황을 있는 그대로 견해를 밝혀달라는 질문에 "정말로 뒤섞인 상태(mixed bag)다"라며 어떤 주()는 잘 대응하지만, 일부는 그렇지 못하다고 답변했다. 그는 "뉴욕 대도시 권역은 잘 대응했다"며 "이 밖의 다른 지역는 지역사회 전파 증가 등 요인에 따라 감염이 급증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코로나19 검사를 더 확대하겠다는 점을 확실히 했다. 파우치 소장은 "검사 속도를 늦추라는 지시는 받은 적이 없다"며 "더 많은 검사를 실시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날 회의에 함께 참석한 로버트 레드필드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 국장도 "지금까지 그래왔고 앞으로도 순조롭게, 시의적절하게 검사를 늘릴 것을 약속한다"고 말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오클라호마주 유세에서 "검사를 실시하면 할 수록 더 많은 확진자를 찾아내게 된다"며 "때문에 나는 참모들에게 검사를 늦추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국민이 검사를 더디게 받도록 하라는 지시가 대통령의 뜻이었다는 사실에 논란이 일자 트럼프 선거캠프와 백악관 대변인 등은 대통령 발언이 농담이었다며 사태를 진화했다.

파우치 소장은 이날 청문회에서 코로나19 백신 개발 진전 상황에 대해 "조심스럽게 낙관적이라고 본다"고 언급했다. 이어 "올해 말 또는 내년 초면 미국에서 일반인들이 백신을 이용할 수 있게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김연지 기자 ginsburg@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