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배 빠른 와이파이…내년 초·중·고서 실증

16년 만에 와이파이용 주파수 공급이 풀린다. 코로나19로 그룹 화상회의, 원격수업 등 디지털 콘택트 서비스 필요성이 증대된 만큼 새로운 먹거리 창출이 예상된다.

25일 업계 및 정부당국에 따르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6㎓대역(5925∼7125㎒, 1.2㎓ 폭)을 비면허 주파수로 공급하는 방안을 확정하고 고시 개정안을 25일 행정예고 했다.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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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 기준은 구체적으로 국민 편익을 고려해 실내 이용의 경우 1200㎒ 폭 전체를 공급하고, 기기 간 연결은 기존 이용자 보호를 위해 하위 500㎒폭만 출력 조건을 제한해 우선 공급한다. 추후 주파수 공동사용 시스템(K-FC) 도입(2022년) 후 이용범위를 실외로 확대한다.

이는 미국과 동일한 결정이다. 미국은 앞서 4월 주파수 수요 해소를 위해 6㎓ 대역 전체를 비면허 용도로 공급하기로 의결했다. 주파수 간섭 등을 고려해 실내에 우선 적용하기로 했다.

과기정통부는 최소한의 이용조건만 규정(이용폭, 출력기준 등)하는 등 기술 중립적 기술기준을 마련해 이용자가 차세대 와이파이는 물론 5G 기술을 비면허 대역에서 사용하는 5G NR-U(3GPP 표준)를 선택적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5G망이 대동맥이라면, 비면허 주파수는 모세혈관

5G+ 융복합 서비스 산업은 5G(면허)와 와이파이 등(비면허)의 복합체로서 대동맥 역할을 하는 5G 면허 주파수뿐 아니라 모세혈관 역할(데이터 분산)을 하는 비면허 주파수의 조화로운 공급이 필수다.


비면허 주파수 이용 분야 / 한국전파진흥협회
비면허 주파수 이용 분야 / 한국전파진흥협회
5G를 보조할 Wi-Fi 6E, 5G NR-U 등 차세대 비면허 통신기술이 주목받는다. 이를 구현하기 위한 6㎓ 대역 수요가 지속적으로 제기됐다. 특히 코로나19 확산으로 초고속 통신망과 주파수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6㎓ 대역의 중요성이 부각됐다.

차세대 와이파이 경우 속도가 5배로 대폭 향상된다. 고용량의 5G 콘텐츠를 저렴한 비용으로 소비할 수 있다. 주파수 폭도 663.5㎒에서 1863.5㎒로 3배 확대됨에 따라 비면허 기술의 지속발전을 위한 토대가 될 전망이다.

통신사들도 5G NR-U를 이용해 저비용-고효용 5G급 스마트공장 망 구축이 가능해진다. 정부는 중소 공장 등에 5G+ 기술 도입을 촉진할 것으로 기대한다.

오용수 과기정통부 전파정책국장은 "5G+ 융복합을 촉발하기 위해 6㎓ 대역을 비면허 주파수로 선제 공급하기로 과감히 결정했다"며 "내년 실증 사업 등을 통해 6㎓ 대역이 우리 일상에 빠르게 확산할 수 있도록 정책적 노력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내년 초·중·고, 대학교서 실증

중소기업들은 6㎓ 대역 와이파이 기기·단말·콘텐츠·게임 다양한 분야에서 새로운 먹거리가 나오길 기대한다. 5G 대용량 콘텐츠 소비수단의 다양화로 관련 5G 시장의 성장과 매출 증대를 예상한다.

가령, 퇴근 후 집에서 차세대 와이파이로 통신료를 절감해 5G 콘텐츠를 감상할 수 있다. 실외에서도 5G폰과 테더링으로 4K급 AR/VR 영상을 감상할 수 있다. 대형카페·학교·역사 등 실내 인구밀집 구역에서 소위 '와이파이 먹통'으로 불리는 통신성능 열화를 해결할 수 있다.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Wi-Fi 6E를 탑재한 스마트폰 출시를 준비 중이다. 기존에는 브로드컴과 인텔 등의 칩셋이 주를 이뤘다. 칩셋 국산화를 통해 외산 위주 생태계 변화도 노린다. 삼성전자는 이르면 하반기에 와이파이6E 용 칩셋 시제품을, 내년 중에는 와이파이6E가 가능한 스마트폰용 통합 칩셋의 시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과기정통부는 밀집된 환경에서 안정적인 서비스를 공급할 수 있는 실증 사업으로 학교를 고려 중이다.

정영길 과기정통부 주파수정책과장은 "초·중·고, 대학교 등 학교에 비면허 대역 와이파이를 공급하는 실증 사업을 기획하고 있다"며 "제품이 나와야겠지만, 스마트팩토리 쪽도 고려 중이다"라고 말했다.

5G 포럼에서 주파수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홍인기 경희대 교수(전자공학과)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언택트 시대가 열리며, 화상 회의와 온라인 교육에 대한 수요가 늘었다"며 "비면허 대역이 넓어지면서 화상회의 ‘줌'과 같은 서비스나 콘텐츠 개발이 더 활성화될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또 "비면허 대역은 서비스품질(QoS)가 컨트롤 되지 않기 때문에, 스마트팩토리보다는 실내 와이파이용으로 많이 사용할 수 있다"며 "엄격한 통신 품질을 요구하지 않는 사업이라면, 와이파이 망으로만 스마트팩토리를 구축해 비용절감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류은주 기자 riswell@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