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간 계약뿐만 아니라 일상에서 마주하는 금융·의료 서비스에서도 여전히 서면 계약이 이뤄지고 있다. 종이 계약서를 분실 없이 보존해야 하는 불편함과 계약 당사자들이 직접 대면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는 서면계약을 전자계약으로 대체하겠다는 리걸테크 기업이 등장해 관심이다.

언제 어디서든 쉽게 계약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겠다는 ‘모두싸인’의 이영준 대표를 만났다.

 이영준 모두싸인 대표 / 김동진 기자
이영준 모두싸인 대표 / 김동진 기자
―모두싸인을 소개해달라.

‘모두싸인’은 비대면으로 언제 어디서나 서명을 할 수 있는 전자계약 서비스다. 준비된 계약서를 업로드 한 후 계약 상대방의 이메일 주소 또는 전화번호를 입력해 서명을 요청하면, 상대방은 이메일이나 카카오톡으로 링크를 받는다. 이 링크를 클릭해 전자사인을 하거나 전자도장을 입력하면 계약이 끝난다.

상호 서명을 완료하면 모든 계약 당사자들은 PDF 파일과 링크로 계약서를 확인할 수 있다. 종이 계약서를 보관할 필요도 없고 분실 위험도 없다. 계약 체결뿐 아니라 모든 계약 진행 현황 및 기록을 한눈에 볼 수 있다.

―리걸테크 사업을 추진한 계기는?

기술 발달로 많은 부분이 전자화됐지만, 아직 크고 작은 계약은 대면 환경에서 종이 계약서로 많이 이뤄지고 있다. 전자 계약 체결에 법적 문제가 없고 이미 비대면 계약(등기우편, 퀵 서비스 등)이 적용된 영역에서 편리함이 확인된 만큼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했다.

계약이란 계약서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확인, 신청, 동의서 등 계약 당사자가 이 내용에 동의했다는 것을 기록하는 문서는 매우 다양하고 양도 상당하다. 은행 업무가 디지털화된 것처럼 계약 역시 전자화될 것이라 확신해 서비스를 준비했다.

이영준 모두싸인 대표 / 김동진 기자
이영준 모두싸인 대표 / 김동진 기자
―모두싸인만의 강점은 무엇인가?

직관적인 사용성과 언제 어디서나 계약서를 상호 확인할 수 있는 편리함, 강력한 보안(글로벌 국제 표준 보안 인증(ISO27001) 획득)등이다. ISO27001은 까다로운 조건을 충족시켜야 획득할 수 있는 국제 인증이다. 강력한 보안으로 모두싸인 계약사는 안심하고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모두싸인은 계약이 필요한 모든 영역에 적용이 가능한 서비스다. 확장성이 좋아 해외 진출도 용이하다. 일례로 코로나19 확산 당시 일본 정부는 재택근무 확대를 권고했으나, 재택근무 비율은 고작 5.6%였다. 이유는 놀랍게도 종이 계약서 또는 결재서류에 도장을 찍는 일본 특유의 ‘도장문화’ 때문이었다. 이후 일본 사회에는 도장 폐지와 종이 없는 결재, 계약 등을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이런 수요가 있는 곳이라면 모두싸인이 들어가 서비스할 수 있다.

―리걸테크를 확대·적용할 계획이 있나?

현재 서비스는 계약을 쉽게 체결하고 편리하게 관리하는 것에 집중하고 있지만, 나아가 계약과 관련된 모든 문제를 해결하려 한다. 계약서 생성 및 검토, 계약서 번역, 계약서 기반 리스크 진단 및 알림 등으로 서비스를 고도화할 계획이다.

―모두싸인의 중점 추진사항과 목표는 무엇인가?

그간 스타트업이나 중소기업을 주요 타깃으로 삼았지만, 올해는 고객 범위를 확장해 더 많은 대기업이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서비스를 발전시키겠다. 나아가 내년부터 진행할 계약서 생성·검토 분야를 위한 준비에도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사람들이 연락하자를 카톡하자로 이야기하듯 계약하자를 ‘모두싸인’하자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인정받고 싶다. 카카오가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플랫폼이 되었듯, 모두싸인은 전자계약을 출발로 기업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비즈니스 플랫폼이 되겠다.

김동진 기자 communication@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