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차세대 맥북용으로 트랙패드(터치패드)뿐 아니라 키보드에도 유리 소재를 사용하는 특허를 출원해 관심을 모은다.

모바일시럽 등 외신들은 6일(현지 시각) 애플이 맥북용 키보드에 적용할 수 있는 새로운 ‘투명 키캡’ 특허를 출원했다고 보도했다. 키보드 키캡 표면에 투명한 유리 소재를 덧댄 것이 핵심이다.

미국 특허청에 등록된 애플의 ‘투명 키캡’ 설명 이미지 / 미국 특허청
미국 특허청에 등록된 애플의 ‘투명 키캡’ 설명 이미지 / 미국 특허청
현재 맥북 시리즈를 비롯한 대다수 노트북의 키보드는 불투명 또는 반투명 플라스틱 소재의 키캡을 사용하고 있다. 때문에 장기간 노트북을 사용하면 자주 누르는 키의 키캡 표면이 마모되어 각인이 지워지거나 코팅이 벗겨지는 문제가 있다.

미국 특허청(USPTO)에 출원된 애플의 특허는 노트북 키보드의 키캡 표면에 투명한 유리 층을 얹은 것이 특징이다. 표면 경도가 높고 투과성이 좋은 유리 층 밑에 글자 등을 각인함으로써 키캡의 가독성을 높이고, 장시간 사용해도 쉽게 마모되거나 표시된 각인이 쉽게 지워지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또한, 이 투명 키캡은 애플이 이전에 선보인 ‘버터플라이 키보드’와 마찬가지로 누르기 쉽게 키캡 표면이 살짝 오목한 형태로 만들어 정확하고 편한 타이핑을 돕는다. 투명 키캡의 표면 코팅, 투명도, 반사도 등을 조절함으로써 키보드의 외형과 가시성, 백라이트 조명에 따른 시각 효과 등을 다양하게 변경할 수 있다.

애플은 이미 맥북 제품군의 트랙패드 표면에 유리 소재를 적용하고 있다. 플라스틱이나 금속 소재와 비교해 더욱 부드럽고 매끄러운 촉감을 제공하고, 오래 사용해도 그러한 촉감을 유지하는 것이 장점이다.

마모에는 강하지만 충격에 약한 유리 소재를 사용하는 만큼 애플도 ‘투명 키캡’의 내구성 확보에 고심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투명 키캡의 소재로 일반 강화 유리뿐 아니라 훨씬 경도가 높은 사파이어 글라스, 저렴하고 가공이 쉬우며 충분한 내구성도 갖춘 투명 폴리머 등도 고려한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최근 PC용 키보드 중에는 투명 플라스틱을 표면에 사용한 이중 사출 키캡과 이를 사용한 제품이 등장한 바 있다. 애플은 이러한 투명 키캡을 맥북 제품군뿐 아니라 데스크톱용 키보드, 게임콘솔 및 드론 등의 컨트롤러 등에도 적용할 수 있다고 출원 내용에서 설명한다.

애플이 실제로 ‘투명 키캡’을 적용한 맥북이나 키보드 제품군을 선보일지는 미지수다. 외신 및 관련 커뮤니티에서는 애플의 디자인 특허 상당수가 실제 제품에 적용하기가 쉽지 않고, 도입 사례도 매우 적은 사실을 지적한다. 이번 투명 키캡 특허 역시 실제 맥북 제품군에 적용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최용석 기자 redpriest@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