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만화 콘텐츠가 6년째 대일 무역에서 흑자를 기록 중이다. 만화 무역흑자 주역은 ‘웹툰'이다. 웹툰 콘텐츠와 플랫폼의 성장이 긴 시간 한국에 큰 영향을 줬던 일본 만화 소비를 줄였다. 글로벌 웹툰 시장의 성장으로 오히려 한국이 일본에 만화를 수출하는 구조가 만들어졌다.

10일 만화 업계 한 관계자는 "일본에서 디지털 만화 콘텐츠 소비 증가로 현지에서 한국 웹툰 소비가 증가 추세다"며 "일본 만화 주요 소비국이었던 한국이 이젠 일본에 콘텐츠를 수출하는 국가로 성장했다"라고 말했다.

한국 만화 콘텐츠 수출액이 나날이 증가 중이다. 웹툰 콘텐츠와 플랫폼 성장이 전체 수출액 성장을 견인했다. 한국 만화산업 매출 규모도 성장해 세계 2위 시장인 미국과 비슷한 수준으로 올라섰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하 콘진원)이 최근 발간한 ‘2019 콘텐츠산업 통계조사 보고서'를 보면, 2018년 한국 만화산업 수출액이 전년 대비 14.9% 증가한 4050만달러(484억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2018년 만화 수입액은 659만달러(78억원)로 전년대비 0.3% 증가했다. 만화산업은 수출이 수입 보다 많은 산업으로 수출입 차액은 3391만달러(405억원)로 나타났다.

애니메이션으로도 제작돼 글로벌 방영된 ‘신의 탑' / 네이버웹툰
애니메이션으로도 제작돼 글로벌 방영된 ‘신의 탑' / 네이버웹툰
웹툰 등 한국의 만화 콘텐츠는 한때 한국 만화시장을 점령했던 일본과도 무역흑자를 기록했다. 2018년 한국 만화 콘텐츠는 일본에 1160만달러(138억원)를 수출했다. 전년 대비 19.1% 증가한 수치다. 반대로 한국이 수입한 일본 만화 콘텐츠 규모는 602만달러(72억원)에 머물렀다.

일본에 만화 콘텐츠 수출액은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콘진원 자료에 따르면 한국 만화 콘텐츠의 일본 수출액은 2016년 915만달러(109억원), 2017년 974만달러(116억원), 2018년 1160만달러(138억원)를 기록했다.

웹툰은 일본과의 만화 콘텐츠 무역적자를 흑자로 돌아서게 만든 주역이다. 한국 웹툰 플랫폼이 일본에 직접 진출한 2013년, 한국 만화 수출액은 일본 만화 수입액을 넘어섰다. 2013년 당시 한국 만화 콘텐츠의 일본지역 수출액은 676만달러(80억8000만원), 일본 만화 수입액은 638만달러(76억원)를 기록했다.

일본은 세계만화산업에 있어 여전히 큰 시장이다. 일본의 출판과학연구소 보고서에 따르면 일본 만화산업 규모는 2018년 기준 4414억엔(4조9000억원)에 달한다. 같은 기간 미국은 1177억엔(1조3000억원)을 기록했다. 한국 만화산업 매출 규모는 미국과 비슷한 1조1786억원이다.

일본 다음으로 큰 만화 시장은 중국이다. 중국 만화산업 규모는 2018년 2597억엔(2조80000억원)으로 미국을 앞섰다. 중국은 2014년부터 웹툰을 중심으로 급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 만화 시장이 웹툰으로 재편되면서 일본 만화 소비와 수입이 크게 줄었지만 여전히 수입 만화 최대 국가는 일본이다. 콘진원 자료에 따르면 2018년 지역별 만화 콘텐츠 수입액을 보면, 일본에서 603만달러로 전체 중 91.5%를 차지했다. 다음으로 북미가 23만달러(3.4%)로 2위, 유럽이 14만달러(2.1%)로 3위를 차지했다.

유럽은 한국 만화산업의 가장 큰 수출지역이다. 2018년 기준 1194만달러(142억8000만원)를 기록했다. 유럽은 작가주의적 성향과 한국의 역사성이 반영된 만화 콘텐츠를 주로 수입하고 있다.

한국 웹툰 플랫폼은 세계 시장에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네이버웹툰은 2019년 세계 100개국에서 1위 웹툰 플랫폼 지위를 구축했다고 밝힌 바 있다. 앱애니 등 시장조사업체에 따르면 네이버웹툰은 100개 국가 구글플레이 앱마켓에서 만화 분야 수익 기준 1위다. 월간 이용자 수는 6000만명에 달한다. 월간 페이지뷰는 105억뷰다. 월 방문자 수로 따지면 2위 웹툰 사업자 대비 국내 1.7배, 일본 1.4배, 미국 12배에 달한다. 인도네시아에서는 무려 16배 차이를 보인다. 네이버웹툰은 미국과 일본에서 빠른 성장세를 보였다. 회사 자료에 따르면 미국 시장 연평균 성장률은 71%이며, 일본에서는 32%의 성장률을 나타냈다.

김형원 기자 otakukim@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