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유성 현대로보틱스 인터뷰
지능형로봇 연구, 지능제어연구실 신설
2세대 기가지니 호텔로봇 글로벌 체인 관심
8월 협동로봇 출시 예정

현대로보틱스가 글로벌 시장 점유율 확대에 팔을 걷어붙였다. 인공지능(AI) 기술 개발 및 제휴에 박차를 가한다. 현대로보틱스는 국내 산업용 로봇 시장점유율은 1위지만, 글로벌 로봇시장 점유율은 2~3%에 불과하다. 국내외 로봇시장을 점유율을 확대해 2024년까지 매출 1조원 달성이 목표다.

서유성 현대로보틱스 대표 / 현대로보틱스
서유성 현대로보틱스 대표 / 현대로보틱스
현대로보틱스는 현대중공업지주 로봇사업부문을 물적 분할해 설립한 회사다. 로봇사업은 현대중공업그룹 후계자인 정기선 부사장이 공들이는 신사업이다. 지주사에서부터 로봇사업부문을 도맡았던 서유성 대표가 회사를 이끈다.

서 대표는 30여년간 국내 선박용 엔진과 로봇산업 발전을 이끈 인물이다. 지난해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금탑산업훈장을 받기도 했다. 그는 최근 KT가 주도하는 ‘AI 원팀'에 합류하고, 500억원의 투자를 유치하는 등 KT와 끈끈한 동맹관계를 구축했다.

IT조선은 현대중공업그룹의 미래먹거리 발굴이란 임무를 맡은 서유성 현대로보틱스 대표와 서면 인터뷰를 진행했다.

―’AI 원팀’에서 어떤 역할 맡고 있나

현대로보틱스의 국내 산업용 로봇 시장점유율 1위 경쟁력과 이미 협력 중인 서비스로봇 시장 진출 등 미래 성장 가능성을 토대로 인공지능(AI) 생태 환경 조성에 도움이 되고자 참여하게 됐다. 현대로보틱스는 호텔, 레스토랑 등에 쓰이는 서비스로봇 분야와 ICT를 기반으로 한 스마트팩토리 등을 담당한다. 서비스로봇 분야에서는 자율주행 알고리즘을 공동 개발한다.
현대로보틱스는 하드웨어 개발을, KT는 운영 소프트웨어 개발과 적용을 맡았다. 호텔, 레스토랑 등에 서빙할 수 있는 식음료 로봇과 청소와 보안 기능을 탑재한 청소‧패트롤 로봇도 공동 개발 중이다. 스마트팩토리 분야에서는 공동운영·관제·플랫폼을 개발하고, 현대로보틱스의 로봇을 기반으로 한 다양한 스마트솔루션을 제안할 계획이다. 이후 통합 스마트플랫폼 사업을 스마트병원, 스마트물류 분야로 확장할 예정이다.

―5G는 B2B 분야 활용이 중요하다. 스마트팩토리가 가져올 가장 큰 변화는

스마트팩토리는 로봇과 인공지능을 활용한 무인 작업장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때, 5G를 기반으로 한 모바일과 네트워크를 활용한 자동화 시스템은 큰 경쟁력이다. 다양한 데이터를 즉시 처리할 수 있는 ICT 환경 조성은 스마트팩토리 산업에 큰 변화 요소이기 때문이다. 이미 변화는 일어나고 있다.

효과적인 스마트팩토리 운영을 위해서는 즉각적인 관리 점검이 이뤄져야 하는데, 사물인터넷(IoT) 기기가 공장 내에 본격 보급되면서 기존 클라우드 컴퓨팅은 한계에 부딪히고 있다. IoT 기기가 제공하는 데이터가 폭증하면서 중앙 컴퓨터가 이를 모두 처리하기 버거워졌다. 이런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5G를 기반으로 한 엣지 컴퓨팅이 4차 산업혁명의 필수 기술로 자리잡고 있다.

우리 시스템솔루션팀은 하이팩토리(H!Factory)를 엣지 컴퓨팅에 적용하고 있다. 5G 무선 통신을 활용해 시시각각 변화하는 현장 조건을 실시간 데이터로 분석한다.

―코로나19로 비대면 서비스는 각광받고 있다. 호텔로봇 관련 사업의 현황은 어떤가

코로나19가 일상을 크게 바꾸면서 생활·문화·경제에 다양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언택트 서비스가 화두에 오르고 산업 전반에서 로봇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고 있다. KT와 손잡고 서울 노보텔 앰배서더 동대문 호텔앤레지던스에 객실 서비스를 담당하는 ‘엔봇’을 공급했다. 2세대 기가지니 호텔로봇이라는 점에서 기존 1세대 대비 40% 빨라진 이동속도, 우수한 단차 극복력, 대용량 회전식 수납이 가능한 구조 등의 장점이 있다.

이 부분에서 타사 제품 대비 경쟁력을 입증 받아 국내와 글로벌 호텔 체인으로부터 많은 문의가 들어오고 있다. 단순 호텔 어메니티(비치품)부터 수화물 배송 등 호텔에서 적용할 수 있는 다양한 비대면 서비스를 개발하는 중이다. 서빙할 수 있는 식음료 로봇과 청소, 보안 기능을 탑재한 청소‧패트롤 로봇 등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협동로봇 시장 진출 준비 어떻게 되가나

국내외에서 발표한 협동로봇 시장조사 보고자료에는 2030년 약 14조원에 달하는 시장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오는 8월 협동로봇의 출시를 앞두고 있으며, 선점된 시장에 후발주자로서 도전해야 하는 입장이다. 그렇기에 국내외 다수 시장을 모두 겨냥하고 있다.

시장 전략으로는 기확보된 네트워크를 토대로 영업망 확대, 프랜차이즈 협회 회원사 대상 영업 추진, 국내외 전시회 참여 등을 추진 중이다. 무엇보다 차세대 협동로봇 개발을 통한 시장 진입 전략에 가장 노력하고 있다. 단순 제품 판매에 그치지 않고, 협동로봇에 눈과 발을 더해 보다 더 사람과 근접한 시스템을 만들어 경쟁력을 갖추고자 한다.

― 자체 AI 관련 개발 인력은 얼마나 있나

현대로보틱스는 AI 관련 기술 개발을 위해 최근 지능제어연구실을 신설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기술개발 인원에 관해서는 인사비밀 사항이라 확인이 어렵다.

―포스트코로나 시대, 현대로보틱스의 전략이 있다면 무엇인가

코로나19 위기가 불러온 세계 경제 혼란은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을 정도다. 올해 전세계 주요국들이 마이너스 성장을 우려할 정도로 사상 초유의 위기를 맞이하고 있다. 하지만 스마트팩토리 확산에 새로운 출발점이 조성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언택트 시대에 따른 세계 경제의 패러다임 변화로 장기적으로는 로봇과 인공지능을 활용하는 무인 작업장의 증가, 모바일과 네트워크를 활용하는 자동화 시스템의 수요 증가는 현대로보틱스에 도약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현대로보틱스는 이에 발맞춰 지능형 로봇을 연구하고 있다. 비전, 그리퍼와 같은 로봇 주변기기에서부터 엔지니어링, 인공지능, 모바일 기술, 시스템 통합 등 로보틱스 전반에 걸쳐 개발 중이다.

―현대로보틱스의 중장기적 투자 규모와 매출 목표는 얼마인가

현대로보틱스는 지난 5월 1일 현대중공업지주로부터 분리해 독자 법인으로 출범했다. 사업 성장에 필요한 투자 재원을 확보하고 이를 R&D 투자와 우수인력 확보 등 사업경쟁력 강화에 적극 투자할 계획이다.

세계적인 로봇·스마트 솔루션 기업으로 도약하고자 한다. 4차산업 혁명의 중심인 로봇산업의 성장성을 부각함으로써 전략적 투자를 확보하고, 이를 미래기술 및 로봇기업에 대해 투자할 예정이다. 로봇사업에 대한 모든 경영자원을 집중하고, 로봇 관련 토탈 솔루션 회사로서 나아가기 위해 다양한 업체와의 기술적 제휴를 진행 중이다.

이를 토대로, 2024년 매출 1조 원이라는 과제를 달성해 그룹의 미래 핵심 성장사업으로서 도약하겠다. 올해 매출 목표는 3400억원이다. 코로나19로 인해 경영환경에 변수가 많아 쉽지 않겠지만, 목표 달성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로봇산업 활성화를 위해 정부와 21대 국회에 바라는 점이 있나

정부를 비롯해 정책 당국에서 로봇 산업 발전을 위해 많은 일을 도와주고 있다.아직 국내 로봇기업이 세계적인 수준으로 가기에는 기술적 측면과 가격적 측면에서 부족한 면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정부지원 사업에 대기업과 중소기업, 수요기업이 같이 컨소시엄 형태로 참여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많이 만들어지길 바란다.

류은주 기자 riswell@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