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이 폭발적으로 증가한다. 애견 유치원, 펫택시 등이 등장하고 장례 서비스도 이뤄진다. 펫팸족(펫과 패밀리 합성어), 펫맘이라는 신조어가 등장한 배경이다. 펫코노미, 펫테크 등의 신조어도 이 같은 시대상을 반영한다. 어떻게 하면 반려동물에게 더 좋은 것을 줄 수 있을지 살피는 모든 펫맘의 관심이 관련 시장 성장을 견인했다. IT조선은 블루오션으로 자리 잡은 펫코노미와 펫테크 빅뱅을 앞두고 반려동물 시장의 동향을 살피고자 ‘평화로운 펫코노미’를 연재한다. 기자 역시 하루의 시작과 끝을 동동이(반려견)와 함께하는 펫맘이다. [편집자주]

본격적인 여름철이다. 가만히 있어도 땀이 난다. 반려인은 반려동물 건강에 더욱 신경을 쓴다. 품종에 따라 정도 차이는 있지만 대부분 더위에 취약하기 때문이다.

반려동물은 사람과 달리 땀샘이 발달하지 않았다. 강아지와 고양이 모두 발바닥 일부에만 땀샘이 존재한다. 체온조절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강아지가 더우면 혀를 내밀고 헉헉거리는 팬팅(Panting) 호흡을 하는 이유다. 심지어 추운 지방 태생인 말라뮤트와 사모예드, 시베리안허스키 등의 반려견 품종은 더위에 더 취약하다. 퍼그나 불도그 등의 단두종도 호흡으로 체온 조절이 힘들다 보니 유독 더위에 약하다.

반려동물도 사람처럼 열사병에 걸리기 쉽고 때에 따라 식욕부진을 겪는다. 설상가상 올해 여름은 지난해보다 더 덥다는 전망이다. 반려인들이 최근 반려동물 기력 회복에 도움을 주는 건강식에 눈을 돌리는 이유다.

아이클릭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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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G닷컴에 따르면 6월 1일부터 7월 15일까지 초복을 전후로 반려동물용 보양식 상품 매출이 작년 동기보다 150% 늘었다. G마켓도 6월 1일부터 25일까지 반려동물 보양식과 영양제 판매량을 확인한 결과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강아지와 고양이 보양식 매출이 각각 192%, 18% 증가했다고 밝혔다. 강아지용(6%)과 고양이용(7%) 영양제도 증가세다.

SSG닷컴은 "올해가 유독 더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까지 맞물리자 수요가 급증했다"고 분석했다.

반려동물 건강식 관련 상품 수도 증가한다. SSG닷컴 반려동물 보양식 취급 상품 수는 2년 전과 비교해 3배 증가했다. 반려동물 상품 카테고리에서 건강식과 보양식 상품 비중이 해마다 증가해 전체의 15%를 차지할 정도다.

유통 업계는 이같은 반려동물 건강식 인기가 앞으로도 지속할 것으로 전망한다. 반려동물을 가족처럼 여기는 풍토가 확산하면서 웰빙 중심의 식문화가 반려동물까지 이어지기 때문이다.

실제 한국 펫케어 시장 확대에 있어 펫푸드 분야가 성장을 이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 인터내셔널에 따르면 2019년 펫케어 전체 시장 규모인 1조9440억원 중 펫푸드 시장 규모는 대다수인 1조1914억원을 기록했다. 시장 성장률도 펫프로덕트 분야가 전년보다 4.4% 늘어난 것에 비해 펫푸드 분야는 11.3% 늘었다.

유통가는 펫팸족을 사로잡고자 반려동물 건강식과 영양식품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동원F&B의 펫푸드 브랜드 뉴트리플랜과 한국야쿠르트, CJ제일제당 등은 각각 영양 성분이 담긴 건강식을 내놓으며 출사표를 내놓은 상태다. 푸드마스터그룹의 닥터할리와 펫트러스트, 에프앤씨바이오 등도 최근 영양보조식품을 출시하며 펫팸족 이목을 모은다.

다만 사람 체질마다 맞는 건강식이 다른 만큼 반려동물도 몸 상태를 파악해 알맞게 급여해야 한다. 한 동물병원 관계자는 "동물병원에 내원해 반려동물 상태를 파악한 후 맞는 건강식이나 영양제를 급여하는 것이 좋다"며 "특히 알레르기가 있다면 병원에 내원해 신중히 급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평화 기자 peaceit@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