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난감 업계가 ‘스낵' 회사로 거듭나며 매출 방어에 나선다. 게임과 애니 캐릭터를 앞세운 스낵이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자 속속 유사 상품을 선보인다.

게임·애니 캐릭터 스낵으로 실적을 높이는 대표적인 곳은 롯데마트 토이저러스다. 토이저러스는 2019년 12월부터 다양한 캐릭터 스낵을 단독 출시하고 있다. 토이저러스가 최근 게임 ‘라그나로크 오리진'을 소재로 만든 스낵은 10일부터 21일까지 12일간 1만1000개가 판매됐다.

라그나로크 오리진 게임 아이템이 포함된 캐릭터 스낵 / 롯데쇼핑
라그나로크 오리진 게임 아이템이 포함된 캐릭터 스낵 / 롯데쇼핑
토이저러스는 2019년 12월 ‘포켓몬스터'와 협업해 만든 스낵 상품을 선보였고, 2020년 6월말까지 10만봉 이상 판매했다. 꼬깔콘·칸쵸 등 롯데제과가 만든 과자 상품과 애니 ‘헬로카봇', ‘포켓몬스터'와 결합한 캐릭터 스낵을 선보여 출시 한 달만에 5만봉 이상 판매한 경험이 있다.

장난감 전문 기업 손오공도 캐릭터 스낵 상품을 선보이며 매출 증대에 나선다. 변신로봇 장난감이 나오는 애니메이션 ‘빠샤메카드' 캐릭터를 활용한 어린이용 팝콘 스낵 ‘빠샤팝' 2종을 출시했다. 빠샤팝에는 빠샤메카드 장난감과 호환되는 딱지형 카드 ‘메카드' 1장이 랜덤으로 포함됐다.

장난감 업계는 어린이 수 감소와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제 상황 악화로 심각한 수준의 판매량 감소 사태를 겪는 중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2007년 연간 50만명에 육박하던 한국의 출생아수는 2018년 연간 32만명 수준으로 곤두박질쳤다. 한국 총 인구 중 만18세 미만 어린이 비율은 2011년 20%에서 2018년 16%로 4%포인트 감소했다. 코로나19는 마트와 장난감 매장 등지에서 체험형 마케팅으로 판매실적을 높여가던 장난감업계 영업활동을 가로막았다. 몇몇 장난감 업체는 코로나19 여파로 올해 신제품 론칭을 포기하는 등 타격을 입었다.

김경근 토이저러스 상품기획자는 "라그나로크 스낵 상품은 일평균 1000개쯤 팔릴 만큼 인기가 높고, 다수 게임 제작사와 스낵 상품 개발을 논의 중이다"며 "게임 아이템을 캐릭터 스낵에 동봉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 있는 시도로, 관련 상품이 게이머들의 눈길을 받는 등 성과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김형원 기자 otakukim@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