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8K 위성방송 표준 만들려면 산 넘어 산

차주경 기자
입력 2020.07.28 06:00
일본 방송서비스고도화추진협회(A-PAB)가 6월까지의 4K·8K 위성방송 시청 기기 보급 대수를 476만7000대로 집계했다. 목표치 500만대(7월 말까지)에 가까운 성적이다.

A-PAB는 4K·8K 위성방송 시청자의 만족도가 80% 이상으로 높다며 위성방송 시청 기기 교체 보조금 규모를 늘리고 받는 절차도 간소화한다고 밝혔다. 보급률을 높여 세계 4K·8K 방송 표준을 만든다는 각오도 내비쳤다. 하지만 글로벌 표준을 만들려면 방송 표준 시장 경쟁과 압축 코덱 등 넘어야 할 장벽이 산 넘어 산이다.

日 4K·8K 위성방송 시청 기기 보급 순조로워…보조금·콘텐츠 확보 방안도

A-PAB 조사 결과 4K·8K 위성방송 시청 기기 보급을 이끈 것은 튜너 내장 TV다. 케이블 TV용 튜너 내장 셋탑박스도 많이 팔렸다. 일본은 한국과 달리, 지상파가 아닌 위성방송으로 4K·8K 방송을 송출한다. 따라서 위성방송 수신 튜너는 꼭 필요하다.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증 때문에 일본 도쿄 올림픽을 비롯한 대형 스포츠 이벤트가 대부분 개최 연기됐다. 일본 4K·8K 위성방송 업계의 악재 겸 호재가 됐다. 8K 스포츠 중계를 하지 못한점은 악재다. 반면, 일본 정부가 소비자에게 준 10만엔(113만원) 상당 특별정액지원금 상당수가 TV와 튜너 구입 비용으로 흘러들어간 것은 호재다.

A-PAB는 추이로 미루어볼 때, 7월 말까지 4K·8K 위성방송 시청 기기 보급량 500만대 목표를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전망했다. 후속 조치로 일본 총무성과 함께 4K·8K 위성방송 시청 기기 보조금 규모를 늘리고 받는 절차를 간소화한다.

샤프 8K 튜너 / 샤프
A-PAB의 조사 결과 일본 4K·8K 위성방송 시청자 10명 중 8명은 서비스에 만족한다고 답했다. 장점으로는 선명한 화질과 전용 콘텐츠를, 단점으로는 위성방송 시청 기기 가격이 비싸고 전용 콘텐츠 개수가 적다는 점을 들었다.

A-PAB는 시청자가 위성방송 시청 기기를 교체할 때 비용 일부를 지원하는 전파누설대책사업 보조금을 신설한다. 실사 후 여러장의 서류를 인감 날인해야했던 기존의 보조금 신청 절차를 홈페이지 접속 후 서류 한장에 사인만 해서 낼 수 있도록 간소화한다.

A-PAB는 4K·8K 위성방송 보조금 규모를 넓혀 보급률을 높이고, 2021년 일본 도쿄 올림픽 및 패럴림픽(장애인 올림픽)을 8K 방송 주력 콘텐츠로 홍보할 계획이다. 이전에 만든 필름 영화나 드라마를 8K로 디지털 리마스터링(화질 개선)하는 콘텐츠 확보 방안도 밝혔다.

한·미 ATSC vs 일본 ISDB, H.266 압축 코덱도 변수로

2019년 말 테라다 미노루 일본 총무차관은 "4K·8K, 슈퍼 하이비전의 시대가 왔다. 일본 4K·8K 위성방송이 세계 표준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혔다. 시청 기기 보급은 순조롭지만, 일본이 세계 방송 표준 자리에 오르려면 큰 산을 두개 넘어야 한다. ‘방송 규격 경쟁’과 ‘압축 코덱’이다.

일본은 4K·8K 방송을 독자 규격인 ‘ISDB’로 위성 송출한다. 소니와 샤프 등 일본제 8K TV들만 본체에서 ISDB 신호를 받는다. 일반 TV로 ISDB 신호를 받으려면 비싼 튜너를 사야 한다. 시장 규모도 열세다. ISDB는 일본 외에 브라질, 아르헨티나 등 중남미와 아프리카 일부 소수 나라만 쓴다. 유럽 전역과 아시아 일부 나라는 ‘DVB’를, 한국과 미국은 ‘ATSC’를 쓴다.

압축 코덱 변화도 변수다. 4K·8K 콘텐츠는 용량이 매우 커 실시간으로 방송하기 어렵다. 압축 코덱은 콘텐츠의 화질과 음질은 보존하고 용량을 줄이는 도구다. 압축 코덱의 규격과 성능이 바뀌면 시청 기기의 성능도 그에 걸맞게 바꿔야 한다.

업계는 지금까지 4K·8K 콘텐츠 압축 코덱으로 H.265(HEVC)를 썼다. 최근 이를 대체할 H.266 압축 코덱이 등장했다. 콘텐츠의 화면을 더 밝고 선명하게 표현하면서 용량은 절반쯤 줄인다. H.266은 H.265와 색 심도, 프레임 레이트 등 성능이 다른 만큼 호환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일본에 500만대 이상 팔린 일본 4K·8K 위성방송 시청 기기는 모두 H.265로 H.266의 장점을 누릴 수 없다. 500만대가 넘는 기기 교체 부담이 생기는 셈이다. H.266은 2020년 가을을 시작으로 2022년경 보급될 전망이다.

차주경 기자 racingcar@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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