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G의 액상형 전자담배 ‘릴 베이퍼' 판매가 중단된다. 시장 축소에 따른 매출 부진이 결정적인 원인이라는 분석이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KT&G는 편의점에서 ‘릴 베이퍼’ 판매를 중단한다. 10일부터는 릴 베이퍼를 편의점에서 구매할 수 없을 전망이다.

4일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KT&G가 편의점 업체에 있던 ‘릴 베이퍼’ 재고를 회수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르면 10일부터는 편의점에서 ‘릴 베이퍼’를 구매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해당 관계자에 따르면 릴 베이퍼 전용 담배캡슐 ‘시드’는 이번 반품 대상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KT&G의 이같은 움직임은 기존 ‘릴 베이퍼’를 사용하는 소비자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릴 베이퍼 / 김형원 기자
릴 베이퍼 / 김형원 기자
담배업계 관계자들은 KT&G의 릴 베이퍼 판매중단 원인이 ‘매출 부진’에 있다고 입을 모은다.

실제로 7월 31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담배시장 동향에 따르면 올 상반기(1~6월) 액상형 전자담배 판매량은 120만포드로 지난해 같은 기간 판매량인 610만 포드와 비교해 80.3% 폭락했다.

액상형 전자담배는 2019년 5월, 미국에서 큰 인기를 끌었던 ‘쥴’이 한국시장에 상륙하면서 담배 애연가들에게 주목받았다. KT&G도 한국 시장 방어를 위해 비슷한 시점에 ‘릴 베이퍼’를 출시했다.

하지만 2019년 10월, 미국 트럼프 정부와 미국식품의약청(FDA)이 청소년 흡연증가와 폐질환을 이유로 쥴 등 가향 액상 전자담배 제품 퇴출에 나서면서 시장이 급변했다. 같은 시기 보건복지부와 식품의약안전처도 액상 전자담배 사용중단 권고를 발표해 한국 내 액상형 전자담배 판매량이 급감했다.

액상형 전자담배 시장은 회복할 기미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시장 축소는 쥴랩스의 한국시장 철수로 이어졌다.

김형원 기자 otakukim@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