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매출 비중 높은 중소업체들 하반기 반등 노려

상반기 코로나19로 저조한 실적을 기록했던 통신장비 업계가 하반기 기지개를 편다. 한국은 디지털 뉴딜 정책을 펼치는데, 5G 통신망 구축에 속도를 붙인다. 중국과 함께 세계 최대 이동통신 시장으로 꼽히는 미국은 중고대역 주파수를 확대 공급하는데, 이는 중소 통신장비 업체의 수출길을 넓힐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아이클릭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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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통신장비 업계 등에 따르면, 중소 통신장비 업체의 하반기 해외 수출 물량이 늘어나며 실적이 반등할 전망이다.

통신장비업계 한 관계자는 "디지털뉴딜 정책은 아직 크게 와닿지 않지만, 인프라 투자가 늘어날 경우 장비업체에 호재로 작용할 것이다"며 "원래 상반기에는 투자가 활발하지 않은 데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실적에 타격을 입었지만, 하반기에는 회복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한국보다 미국과 일본 등 해외에서 더 많은 매출을 올리는 장비업체는 각 국 정부의 5G 커버리지 확대 정책에 관심이 많다. 미국 광고심의기구는 최근 버라이즌에 28㎓ 광고 중단을 권고했다. 사용하지도 않는 5G 주파수 대역을 광고에 활용한 것을 이유로 경쟁사 AT&T가 신고했기 때문이다.

5G 커버리지 확대를 위해 버라이즌이 도달거리가 더 넓은 저대역 주파수 확보에 집중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미 연방통신위원회(FCC)는 12월 3.7~3.98㎓ 대역 5G 주파수를 할당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중저대역 주파수 할당이 본격화되면, 국내 중소 장비업체의 수출길이 열리는 등 수혜가 예상된다.

쏠리드 한 관계자는 "해외 지역별 매출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기 때문에, 중저대역으로 주파수 대역을 확대한다면 기회가 더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2020년 하반기와 2021년 상반기 실적 상승에 대한 기대감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1분기 암울한 실적을 기록했던 다산네트웍스도 해외 매출을 기반으로 하반기 실적 반등을 노린다. 다산네트웍스 한 관계자는 "2분기부터 일본 매출이 생기면서 수익성이 개선되긴 했지만 적자가 예상된다"며 "하반기에 본격적으로 일본 매출이 급성장하고, 수익도 정상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에 자회사가 있기 때문에 미국 정부가 5G 커버리지 확대 정책을 펼친다면 직간접적 수혜도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중국 시장도 국내 장비업체에겐 기회가 많은 시장이다. 중국 통신장비업체 ZTE의 주요 거래처이기도 한 KMW도 상반기보다 하반기 실적 상승을 예상한다. 중국 정부는 3월 소비 진작 대책을 발표하면서 5G를 포함했다. 2025년까지 5G망 구축에 1조2000억위안(206조원)을 투입한다.

KMW 한 관계자는 "2분기 실적이 아직 나오진 않았지만, 시장의 기대치에 조금 못 미친 것으로 알고 있다"며 "통신시장이 워낙 불확실성이 있긴 하지만 하반기는 그래도 실적이 상승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 이통시장에서도 화웨이 장비가 빠지게 되면 삼성전자가 수혜를 입을 테고, 삼성전자에 부품을 납품하는 KMW와 에이스테크놀로지 등의 업체들에 좋으면 좋지, 나쁠 것은 없다"고 덧붙였다.

류은주 기자 riswell@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