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장류 실험으로 코로나19 무증상 감염 비밀 풀었다"

김연지 기자
입력 2020.08.05 18:12
국내 연구진이 세계 최초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의 특성을 확인했다. 코로나19는 혈관 염증을 유발하고, 바이러스가 급격히 증가하면 면역억제 반응이 나타났다. 감염 7일 후에는 바이러스 활동이 감지되지 않는 현상도 확인됐다. 그간 미지의 영역으로 남았던 무증상 감염에 대한 단초가 마련될 전망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5일 코로나19 치료제·백신 관련 간담회를 열고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이 개발한 ‘영장류 감염 모델’을 통해 이 같은 연구 성과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최기영 과기부 장관이 홍정주 생명연 박사의 발표를 경청하고 있다./ 과기부
영장류 감염모델은 치료제·백신 개발에 활용하기 위해 영장류에 바이러스를 인위적으로 주입하고 인체감염과 비슷한 임상 증상을 나타내게 한 동물실험이다. 침팬지와 고릴라, 원숭이 등 영장류는 인간과 수용체 염기서열(유전정보)이 비슷해 감염모델로 활용된다.

이번 실험에서 연구진은 코로나19 바이러스가 혈관 염증을 유발한다는 점을 확인했다. 염증은 감염 3일 후에도 유지됐다. 홍정주 생명연 국가영장류센터 박사는 "모든 실험동물에서 간질성 폐렴이 발생했다"며 "혈관염으로 진행되는 혈관내피염 소견도 함께 관찰됐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감염 시 바이러스가 급격히 증가하는 시점에는 면역결핍환자에게서 나타날 수 있는 면역억제 현상도 관찰됐다. 홍 박사는 "바이러스가 제일 활발하게 증식하는 급성기간에 면역세포가 전반적으로 사라지는 림프구 감소증이 혈액에서 관찰됐다"고 밝혔다.

또 실험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 투여 후 이틀간은 목·폐 등에서 바이러스가 급속히 증식했다. 이후 바이러스는 급격히 감소해 감염 7일 이후에는 활동이 감지되지 않는 현상도 나타났다. 과기부는 이를 통해 분자진단법(PCR)으로는 양성으로 진단되지만 실제 증상은 나타나지 않는 ‘위양성 진단 문제’를 설명하는 데 실마리를 제공할 것으로 보고 있다.

최기영 장관은 "정부는 영장류 모델과 생물안전시설 등 연구개발 인프라를 지원해 코로나19 치료제와 백신 개발 지원을 강화하겠다"며 "영장류 모델을 활용해 ‘코로나19 치료제·백신 개발 범정부 지원위원회’에서 발굴한 후보물질 효능을 검증하고, 검증결과가 신속하게 임상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산·학·연·병 협력체계를 더욱 공고히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는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과 홍정주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박사, 류왕식 한국파스퇴르연구소 소장, 류충민 한국생명공학연구원 감염병연구센터장, 김두진 생명연 감염병연구센터 선임연구원 등이 참석했다.

김연지 기자 ginsburg@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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