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와 카카오가 코로나19 확산으로 ‘언택트’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광고·커머스·콘텐츠 분야에서 고루 성장하며 나란히 2분기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하반기도 호실적이 예상된다. 비대면 문화가 새로운 기준으로 자리 잡으면서 수혜가 지속될 전망이다. 금융과 콘텐츠 사업이 가세해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6일 카카오는 2분기 매출 9529억원, 영업이익 978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0%, 142% 증가했다. 매출은 13분기 연속, 영업이익은 6분기 연속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앞서 네이버도 7월 30일 실적을 발표하며 2분기 역대 최대 분기 매출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6.7% 증가한 1조9025억원, 영업이익은 79.7% 급증한 2306억원이다.

그래픽=김다희
그래픽=김다희
이들 기업의 호실적은 광고와 커머스 사업이 큰 역할을 했다. 코로나19로 광고 시장이 위축됐지만 성과형 광고로 돌파했다. 커머스 사업 역시 비대면 거래 확산에 힘입어 성장세를 기록했다.

네이버는 광고주가 원하는 노출량과 클릭 수에 따라 성과형 광고 비용을 유연하게 집행할 수 있다는 점을 중소형 광고주에 어필했다. 그 결과 네이버 광고 부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9% 증가했다. 하반기에는 성과형 광고를 확대하고 자동 입찰 고도화, 타깃팅 강화 등으로 만족도를 높일 계획이다.

카카오는 지난해 5월 선보인 카카오 비즈보드(톡보드)가 급성장했다. 1년 사이 누적 광고주 약 8500곳을 확보했다. 6월에는 역대 월 최고 매출을 달성했다. 카카오는 톡보드를 포털 다음, 카카오페이지 등 프리미엄 지면에 확대 적용한다.

커머스 사업의 경우 카카오는 선물하기, 메이커스 등을 포함하는 카카오커머스 2분기 거래액이 전년 동기 대비 57% 증가하며 호실적을 이끌었다. 톡스토어 거래액은 지난해보다 5배 늘었다. 네이버 스마트 스토어의 2분기 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64% 성장했다. 신규 스마트 스토어가 3만개 이상 늘었다. 약 1억원의 연매출을 올리는 판매자는 2만6000명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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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사는 하반기에도 비대면 서비스 활성화에 집중할 계획이다. 특히 지난해 본격 진출한 금융 분야 서비스 확장에 적극 나선다. 콘텐츠 분야 신사업도 실적 개선을 이끌 것으로 예상된다.

카카오는 지난해 카카오페이증권을 선보인 데 이어 손해보험사 설립을 준비하고 있다. 카카오 금융서비스 거래액은 증권계좌 개설과 펀드 서비스 인기로 전년 동기 대비 약 3배 증가했다.

네이버는 지난해 11월 네이버파이낸셜을 설립하며 금융 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하반기에는 중소상공인(SME)을 위한 대출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다.

콘텐츠 사업의 경우 카카오는 2021년 출시를 목표로 ‘톡(TV)’ 서비스를 준비한다. 카카오M이 제작한 오리지널 드라마, 예능 등을 카카오톡으로 선보인다. 향후 고품질 오리지널 디지털 콘텐츠를 제작해 광고뿐 아니라 IP 판매 등 해외 진출을 통해 수익원을 다각화할 예정이다.

네이버는 네이버웹툰 서비스로 유럽, 남미 등 신규 지역을 공략을 강화한다. 이를 위해 한국·일본·중국 웹툰 법인을 미국 법인에 편입시켰다. 세계 최대 콘텐츠 시장인 미국을 거점으로 삼아 영향력을 확대하겠다는 목표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네이버웹툰 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57% 성장했고 글로벌 거래액은 27% 확대됐다"며 "글로벌 웹툰 시장의 중심인 미국에서 영향력을 확대해 글로벌 플랫폼으로 한 단계 더 도약해 나갈 것이다"고 설명했다.

업계는 하반기에도 네이버와 카카오가 양호한 실적을 거둘 것으로 전망한다. 코로나19로 인해 변화한 콘텐츠 소비 패턴이 지속되면서 관련 산업이 지속적으로 수혜를 볼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인터넷 업체들의 커머스, 핀테크, 웹툰 경쟁력은 상반기를 지나면서 한 단계 더 레벨 업됐다"며 "코로나19 기간 동안 양적, 질적 성장을 보인 네이버와 카카오는 하반기에도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다"고 전망했다.

장미 기자 meme@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