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2019년 10월 내놓은 픽셀(Pixel)4와 픽셀4XL을 단종한다. 기대 이하의 실적을 보인 것이 이유다. 출시 1년도 안 된 고급 기종 모델의 단종은 이례적 행보다.

구글 픽셀4 / 구글
구글 픽셀4 / 구글
더버지(theverge)폰아레나(phonearena) 등 외신은 6일(이하 현지시각) 구글이 픽셀4와 픽셀4XL 판매를 중단했다고 보도했다. 구글은 "픽셀4와 픽셀4XL 판매를 마친다"며 "두 기종 구매에 관심 있는 소비자를 위해 재고가 소진되는 동안에만 구글 스토어에서 판매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미국 현지 구글 스토어 홈페이지를 살피면 픽셀4는 ‘재고 없음(out of stock)’으로 표기돼 있다. 픽셀4XL도 마찬가지다. 직접 구매에 한해 블랙 색상만 재고를 확인할 수 있다. 아마존 등 일부 쇼핑몰과 이통사를 통해 두 기종을 구매할 순 있지만 공식 판매는 끝난 상태다.

구글이 이같은 결정은 두 기종의 판매 실적이 부진해서다. 픽셀4와 픽셀4XL은 하이엔드(high end, 비슷한 기능을 가진 제품 중 기능이 가장 우수한 제품) 제품군임에도 디자인이나 성능에서 부각을 드러내지 못했다.

폰아레나는 "눈에 띄지 않는 디자인과 인상적이지 않은 사양임에도 800달러(94만9000원)와 900달러(106만8000원)라는 과도한 가격으로 판매했다"고 설명했다.

구글이 잇따라 신제품 출시에 나선 것도 픽셀4와 픽셀4XL 단종을 앞당겼다. 구글은 최근 중저가 모델인 픽셀4a를 출시했다. 10월엔 5G 스마트폰 모델인 픽셀4a 5G와 픽셀5 출시도 앞뒀다.

외신은 하이엔드 후속작이 시중에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단종한 구글의 결정이 이례적이라고 평가했다.

더버지는 "구글이 픽셀 폰 판매를 지금처럼 빨리 중단하는 일은 드물었다"며 "픽셀2와 픽셀3의 경우 후속 제품이 나온 후 6개월이 지나 판매를 중단했다"고 밝혔다.

폰아레나는 "하이엔드 스마트폰 상용 출시 후 1년도 되지 않아 단종된 것은 드문 일이다"라며 "후속작이 등장하기 전 이런 일이 일어나는 것은 흔치 않다"고 평가했다.

김평화 기자 peaceit@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