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서운 2위’ CATL, LG화학 먹거리 야금야금 삼킨다

이광영 기자
입력 2020.08.08 06:00
중국 최대 배터리 기업 CATL이 독일, 미국 등 글로벌 완성차와 협업에 속도를 내며 LG화학의 먹거리를 야금야금 삼키고 있다. LG화학은 올해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사용량 1위에 올랐지만, CATL의 공세에 선두를 빼앗길 위기에 놓였다.

마르쿠스 셰퍼 메르세데스-벤츠 최고운영책임자(왼쪽)와 로빈정 시에이티엘(CATL) 회장/ 다임러
5일(현지시각) 독일 다임러그룹과 CATL은 중국 닝더에서 배터리 파트너십을 강화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다임러는 2021년 CATL의 배터리를 장착한 벤츠 전기차 EQS를 출시한다. 이 전기차의 주행거리는 700㎞를 상회할 전망이다. 양사는 파트너십을 통해 차세대 배터리 기술을 연구하고 주행거리를 늘리는 R&D를 이어간다.

마르쿠스 셰퍼 메르세데스-벤츠 최고운영책임자(COO)는 "CATL과 협력으로 탄소 중립성으로 향하는 자사의 변혁이 가속화 할 전망이다"라며 "CATL은 향후 자사의 차세대 EQ 제품의 배터리 용량을 확보할 주요 공급업체가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다임러는 이미 LG화학과 공급 관계를 맺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CATL과 협력 강화를 공식화 한 것은 LG화학의 입지 약화를 뜻하기도 한다. 다임러가 배터리 연구개발 단계부터 CATL과 협업을 선언한 만큼 향후 신규 물량 배정시 CATL이 우선권을 확보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LG화학과 CATL은 중국에서 모델3 양산에 들어간 미 전기차 업체 테슬라를 놓고도 경쟁을 펼치고 있다.

LG화학은 2019년 8월부터 중국산 모델3에 배터리를 공급해왔다. 상반기 중국 내 모델3 판매량은 4만9786대다. LG화학이 4만4798대에 들어가는 배터리를 공급했다.

이를 계기로 LG화학은 전기차 배터리 에너지 사용량 글로벌 1위에 등극했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상반기 LG화학의 배터리 에너지 사용량은 10.5GWh로 전년 대비 82.8% 급증했다.

하지만 CATL은 테슬라와도 밀월관계를 강화하며 LG화학의 자리를 위협한다. 테슬라는 최근 배터리 수명(총 주행거리)이 100만마일(160만㎞)로 기존보다 10배 긴 제품을 CATL과 개발해 연말에 공개하겠다고 발표했다. 중국산 모델3에도 양사가 공동 개발한 LFP 배터리를 탑재하기로 했다.

배터리 업계에서는 테슬라가 장기적으로 원가 절감과 자국 전략 산업 육성을 중요하게 여기는 중국 정부와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CATL 배터리를 주로 사용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꾸준히 제기된 바 있다. 중국산 모델3에 배터리 전량을 공급했던 LG화학으로서는 현재 시장 점유율 1위가 ‘3일 천하’에 그칠 수도 있는 셈이다.

박재범 포스코경영연구원 수석은 "CATL은 급팽창하는 유럽시장과 자국시장에서 점유율을 놓치지 않기 위해 현지 생산능력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며 "중국과 한국 배터리 기업이 미래 먹거리인 전기차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이광영 기자 gwang0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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