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도기 앞둔 PC시장, 올해 안에 사야 할 이유 4가지

최용석 기자
입력 2020.08.09 06:00
코로나19 확산을 억제하기 위한 사회적 거리 두기 캠페인으로 업무 환경도 크게 변했다. 온라인을 기반으로 언제 어디서든 업무 수행과 협업이 가능한 비대면 원격 업무 형태로 빠르게 바뀌는 중이다.

업무용 PC 수요도 급증했다. IDC의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한국 시장 PC 출하량은 전년 동기 대비 1.5% 늘어난 144만 대를 기록했다. 비수기인 2분기에도 신제품 출시가 이어지고, 조립PC 시장도 활기를 띠고 있다. 팬데믹 상황의 장기화가 예상되는 만큼, 다소 주춤했던 글로벌 PC 시장도 점차 수요가 늘어날 전망이다.

한편으로, 올해 말을 시작으로 약 2년에 걸쳐 글로벌 PC 시장은 대변혁의 시기를 맞을 전망이다. PC 주요 구성 요소의 핵심 아키텍처와 플랫폼 등이 대폭 바뀌면서 불안정한 격동의 시기를 예고하기 때문이다. 특히 언택트 시대를 맞아 디지털전환 및 비대면 서비스 도입을 서두르는 기업이라면 가급적 올해 내로 PC 세대교체를 마무리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그 이유를 4가지 면에서 짚어봤다.

검증되지 않은 인텔의 새로운 CPU 아키텍처

인텔 10세대 프로세서 / 인텔
인텔은 차세대 10나노 제조 공정 도입의 지연으로 기존 로드맵을 유지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물론, 차세대 CPU 아키텍처의 개발 자체가 중단된 것은 아니다. 빠르면 올해 말을 전후로 선보일 11세대 ‘로켓 레이크’ 프로세서는 기존의 스카이레이크 아키텍처의 확장판이 아닌, 서니 코브(Sunny cove)라는 새로운 아키텍처를 적용할 예정이다. 2015년 스카이레이크 기반 6세대 프로세서가 나온 지 거의 6년 만에 이뤄지는 아키텍처 전환이다.

다만, 새로운 아키텍처를 채택한 신형 프로세서가 반드시 이전 제품보다 더욱 확실하게 좋다고 단정 지을 수는 없다. 같은 x86 계열 프로세서라 하더라도 제조사나 아키텍처에 따라 미묘한 차이가 있고, 그것이 성능과 안정성, 호환성 등에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최근 CPU 시장에서 빠르게 치고 올라온 AMD가 대표적인 사례다. 5년에 걸쳐 개발할 젠(Zen) 아키텍처와 이에 기반을 둔 ‘라이젠’ 프로세서도 2017년 처음 선보인 1세대 제품은 성능과 안정성 등이 생각만큼 나오지 않아 시장에 안착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지난해 선보인 3세대 제품에 들어서야 인텔과 비슷한 수준에 이르렀을 정도다.

서니 코브라는 새로운 아키텍처를 채택한 인텔의 11세대 프로세서도 완전히 검증되고 최적화되려면 어느 정도 시간이 필요하다. 최신 기술에 관심이 많은 하드웨어 마니아나 얼리어댑터 등 개인 소비자가 아닌, 안정적인 시스템 및 서비스 유지가 중요한 기업 구매자 입장에서 검증되지 않은 새로운 아키텍처 기반 CPU 도입이란 쉬운 일은 아니다.

AMD의 새로운 CPU 소켓 도입

AMD 라이젠 프로세서 / AMD
올해 말 4세대 라이젠 프로세서를 선보일 예정인 AMD도 마냥 긍정적인 상황은 아니다. 이번 4세대를 끝으로 프로세서를 장착하는 CPU 소켓의 형태가 완전히 바뀔 예정이기 때문이다.

최근 3년간 AMD 승승장구의 이유 중 하나가 동일한 AM4 규격 CPU 소켓 유지다. 차세대 CPU가 등장해도 기존 메인보드를 그대로 둔 채 CPU만 바꾸면 최신 PC의 성능을 그대로 이용할 수 있어 PC 업그레이드 비용을 크게 절약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런 장점도 이번 4세대로 끝이다. 이후 5세대(가칭) 제품부터는 인텔과 마찬가지로 보드부터 바꿔야 한다. 동일 소켓 유지를 통한 CPU 호환성 유지와 ‘가격 대비 성능’을 장점으로 강조하던 AMD다. 소비자 비용 부담의 증가는 분명 달갑지 않은 변화다.

특히 새로 PC를 구매하는 경우 추후 업그레이드가 불가능한 4세대 라이젠 프로세서와 AMD 500시리즈 칩셋 보드의 조합은 이전보다 매력이 떨어진다. 아예 4세대를 건너뛰고 5세대를 기다리는 경우도 적지 않을 전망이다. 어떤 형태로든, 소켓 전환에 따르는 영향을 피할 수 없다.

새로운 DDR5 규격 메모리의 등장

SK하이닉스의 DDR5 D램 모듈. / SK하이닉스
현재 PC 및 데이터센터 시장의 주력 메모리는 DDR4다. 하지만 최근 차세대 메모리인 DDR5의 규격이 확정됐다. 삼성전자, 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주요 메모리 제조사들은 본격적인 DDR5 양산에 나설 채비를 마친 상황이다.

기술적으로 CPU의 작동 속도를 올리기가 갈수록 어려워지는 상황에 가장 쉽게 PC 성능을 높일 수 있는 것이 메모리 성능 향상이다. 이론상 DDR5 메모리는 현재 DDR4 메모리보다 최대 2배 더 빠른 데이터 입출력 성능을 제공할 수 있다. 그만큼 PC의 성능 향상도 상당히 상승할 전망이다.

그러한 이유로 DDR5 메모리 규격 확정 소식 이후, 각종 하드웨어 커뮤니티에는 DDR5 지원 차세대 PC의 등장을 고대하는 이들이 크게 늘었다. 물론, DDR5 메모리를 제대로 쓰려면 메인보드 및 CPU의 메모리 컨트롤러가 정식으로 지원해야 한다. 당장 메모리가 나와도 쓸 수 없는 이유다.

DDR5 메모리의 양산을 시작하더라도 실제 이를 지원하는 PC는 빨라도 2021년 말에나 등장할 전망이다. 새로운 메모리가 실제 시장에 적용되는 데는 보통 1년~2년 정도의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올해 내로 PC를 장만한다면 2년쯤 후 인텔이나 AMD 모두 DDR5 지원 PC가 등장하는 적당한 시점에 자연스러운 교체가 가능하다.

‘애플 실리콘’ 탑재한 새로운 맥의 등장

애플 실리콘의 구성 요소 다이어그램 / 애플
올해 PC 업계 가장 큰 이슈 중 하나가 애플의 ARM 기반 자체 개발 프로세서 ‘애플 실리콘’의 발표다. 그동안 인텔 CPU를 쓰던 맥(Mac) 제품군에 자체 개발한 ‘애플 실리콘’을 순차적으로 적용, 언젠가는 자사의 모든 PC 및 모바일 디바이스에 자체 프로세서를 탑재하고 통합하는 것이 목표다.

애플 실리콘을 정식 탑재한 첫 맥 제품은 올해 말 등장할 전망이다. 이미 이에 대응하는 차세대 맥OS도 발표한 상태다. CPU 아키텍처가 x86에서 ARM으로 완전히 바뀌는 만큼 벌써부터 애플리케이션 호환성에 대한 우려가 적지 않다. 애플은 과거 CPU를 파워PC→인텔로 전환할 때처럼 호환성 문제 해결을 위한 일종의 에뮬레이터인 ‘로제타 2’를 함께 발표했지만, 100% 호환성을 장담할 순 없다. 애플의 OS 개발은 ‘호환성’ 유지보다는 ‘최적화’를 더 우선하기 때문이다.

애플 제품만 사용하는 이들의 반응도 크게 갈린다. 기존에 쓰던 애플리케이션 호환성을 최대한 유지하려는 이들은 올해가 가기 전에 가장 최신의 인텔 맥 제품을 사서 최대한 버틴다는 입장이다. 반면, 아이폰, 아이패드 등 다른 애플 제품과의 소프트웨어적인 통합을 기대하는 이들은 애플 실리콘 탑재 맥에 대한 기대치가 높다.

어찌 됐든. 주력 맥 제품군의 인텔 CPU를 애플 실리콘으로 완전히 전환하는 데는 첫 제품이 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올해 말부터 약 2년쯤이 걸릴 전망이다. 그 기간 동안 아키텍처 변화에 따른 과도기를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최용석 기자 redpriest@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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