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레이스토어 매출 톱10에서 사라져


넷마블이 흔들린다. 구글 플레이스토어 매출 톱10에 명함을 내밀지 못하고 있다. 한국 게임 빅3인 3N(넷마블·엔씨소프트·넥슨) 지위에 비해 초라한 성적표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구글 플레이스토어에 넷마블 게임을 10위권 안에서 찾아볼 수 없다. 20위로 넓혀도 블레이드앤소울 레볼루션(14위)과 리니지2 레볼루션(16위), A3 스틸얼라이브(19위) 3종이 있을 뿐이다.

10일 기준 구글 플레이스토어 매출 순위표 / 오시영 기자
10일 기준 구글 플레이스토어 매출 순위표 / 오시영 기자
리니지2 레볼루션, 블소 레볼루션은 각각 2016년, 2018년 출시된, 라이프사이클(생애주기)이 오래된 게임이다. 배틀로얄과 MMORPG를 접목하는 신선한 시도를 선보인 A3 스틸얼라이브는 3월 12일 출시 이후 꾸준히 매출 순위 상위권을 지켰으나, 최근 순위가 다소 떨어졌다.

빈약한 지식재산권, 신작 게임도 ‘반짝’ 후 ‘추락’

업계에서는 넷마블의 고질적인 약점으로 자체 지식재산권(IP)이 부족하다는 점을 꼽는다. 실제로 리니지, 블레이드앤소울은 엔씨소프트 IP다. 한국은 물론 해외에서도 좋은 성적을 보인 ‘일곱개의 대죄’는 동명의 일본 만화 IP를 활용해 만든 게임이다. 인기 게임 중 자체 IP가 없다.

이에 넷마블은 자체 IP를 강화하기 위한 방안으로 6월 18일 스톤에이지 월드를, 7월 8일 마구마구2020모바일을 연달아 출시했다. 두 게임은 출시 직후에는 매출 순위표 최상위권에 이름을 올리는 데 성공했다. 마구마구2020모바일은 야구게임 중 1위를 지키며 21위로 순항 중이지만, 스톤에이지 월드는 이후 기세가 한풀 꺾였다. 10일 기준으로 61위에 그쳤다.

게임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게임 업계에서는 바람의나라, 라그나로크 등 PC게임 시절 영향력 있는 IP로 제작한 모바일게임이 흥행하는데, 넷마블의 IP 힘이 상대적으로 약한 것으로 분석해볼 수 있다"며 "넷마블은 그동안 영향력 있는 IP를 확보하기 위해 인수합병 등 다양한 방법을 활용했으나 한국 시장에서 대박에는 못 미친 탓에 고민이 많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BTS 유니버스 스토리 예고 영상 / BANGTANTV 유튜브 채널

하반기 자체 IP에 콘솔게임 등 신작 다수, 출시 지연은 변수

넷마블은 하반기 신작을 여러 개 출시, 한국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분위기 반전을 노린다. 우선 자체 IP를 활용해 좋은 성적을 낸 A3 스틸얼라이브를 3분기 세계 시장에 선보일 계획이다.

또한 세계에서 인기를 끄는 가수 ‘방탄소년단(BTS)’을 소재로 한 신작 BTS 유니버스 스토리도 3분기 출시할 예정이다. BTS 유니버스 스토리는 빅히트엔터테인먼트와 손잡고 개발하는 애니메이션풍 육성게임이다. 아직 게임 세부사항은 공개하지 않았다.

넷마블은 이미 BTS 소재 게임 BTS월드를 2019년 6월 서비스하고 있다. BTS월드는 세계 52개국에서 구글 플레이스토어, 애플 앱스토어 무료 인기게임 순위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세븐나이츠2 이미지 / 넷마블
세븐나이츠2 이미지 / 넷마블
4분기에는 자사 대표 IP중 하나인 ‘세븐나이츠’를 활용한 게임 2종으로 모바일·콘솔시장을 각각 공략한다. 세븐나이츠는 세계 누적 다운로드 수 6000만회를 돌파할 정도의 흥행작이다.

세븐나이츠2는 전작의 30년 뒤 세계를 다룬 게임이다. 수집형 RPG였던 전작을 한층 발전시켜 수집형 MMORPG의 게임성을 담는다. 오픈필드를 여행하는 재미와 다양한 영웅을 수집해 그룹으로 전투를 벌이는 재미를 모두 느낄 수 있도록 설계한다.

세븐나이츠2는 지스타 2017에서 처음 시연 버전을 공개했고, 당초 2019년 출시할 예정이었으나, 출시 시기가 다소 밀렸다. 2020년에 결국 출시해 오래도록 기다린 이용자를 만족시킬 수 있을지 여부에 게임 업계의 관심이 모인다.

닌텐도 스위치 플랫폼으로 개발하는 세븐나이츠 타임원더러는 넷마블이 최초로 선보이는 콘솔게임이다. 기존 세븐나이츠와 달리 별도의 엔딩이 있고, 새 스토리라인을 담았다. 세븐나이츠 영웅은 모험 중간에 동료로 합류한다. 전투는 실시간 턴제 방식으로 진행한다. 원래 이 게임은 여름에 닌텐도 스위치 e숍에서 출시할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개발 일정이 4분기로 한 차례 밀렸다.

지스타 2019 행사에서 제2의 나라를 시연하는 영상 / 노창호PD

넷마블이 지스타 2019에서 처음 공개했던 제2의 나라는 ‘니노쿠니’ IP를 바탕으로 개발하는 모바일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이다. 원작 니노쿠니는 레벨파이브와 지브리 스튜디오가 공동 개발한 게임이다. 이 덕에 제2의 나라에서도 게이머는 그래픽, 이야기 측면에서 마치 한 편의 ‘지브리 애니메이션’을 감상하는 듯한 경험을 할 수 있다. 이 게임은 지스타 2019에서 ‘게임 오브 지스타’에 선정되기도 했다.

넷마블은 ‘마블’과 손잡고도 게임을 개발한다. 북미 자회사 카밤이 개발해 4분기 출시할 마블 렐름 오브 챔피언스는 가문을 중심으로 세계 이용자와 겨루는 게임으로, 협력 플레이를 강조한 것이 특징이다. 또한 2021년 출시를 목표로 개발하는 오픈월드 MMORPG 마블 퓨처 레볼루션도 있다.

게임 업계 한 관계자는 "하반기에는 세븐나이츠 등 유력 IP를 활용한 게임을 앞세워 넷마블이 분위기 반전을 노릴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오시영 기자 highssam@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