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B산업은행, 오픈뱅킹 서비스 전면 개편 내년 2월 출시
시중 은행·인터넷전문 은행도 '업그레이드' 작업 분주

국책은행인 KDB산업은행이 본격적으로 오픈뱅킹에 경쟁에 가세했다. 형식적으로 도입했던 이전과 달리 전면 개편을 통한 전면전을 예고했다. 오픈뱅킹 서비스가 도입 8개월 만에 빠르게 자리잡으면서 금융사 간 무한 경쟁도 본격화할 전망이다.

오픈뱅킹은 하나의 은행 앱에서 자신의 모든 은행 계좌의 송금·대출·자산관리까지 가능한 서비스다. 2019년 10월 시범 서비스를 거쳐 12월 18일 정식 오픈했다.

/게이티 이미지 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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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KDB산업은행은 2021년 2월 말 개시를 목표로 오픈뱅킹 서비스 전면 개편 작업에 착수했다. 사업 기간은 10월부터 2021년 3월 말까지 6개월이다. 여기에는 시스템 안정화 기간 1개월이 포함된다.

KDB산업은행은 앞서 12월 오픈뱅킹 서비스를 도입했다. 하지만 당시는 계좌 조회 및 당행 본인계좌로 이체 수준에 머무른 소극적인 모습이었다. 이에 따라 경쟁력이 다소 약해졌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에 KDB산업은행은 통상 시중은행이 진행하던 '업그레이드' 차원이 아닌 전면 개편을 추진한다. ▲타행 계좌로 당행 상품 가입, 환전 신청 ▲당행 오픈뱅킹에 출금(이체)로 등록된 이용자의 타행 입출금계좌에서 출금해 당행 타인계좌 또는 타행계좌로 이체 ▲오픈뱅킹 거래와 당행 계좌 거래(조회·이체) 통합 등이 주요 개선 사항이다.

인증도 간소화한다. ▲모바일간편인증 도입 ▲모바일간편인증 가입 고객의 보안 매체 입력 생략 ▲기존 간편 로그인 및 간편송금․인출 서비스 폐지 및 기능 승계 ▲인터넷(스마트폰) 뱅킹 가입 프로세스 개선 등을 포함하고 있다.

오픈뱅킹 처리현황 조회·상품가입·당·타행이체 외 환전 신청 거래 조회 기능도 신설한다. 로그인 수단 중 '간편 비밀번호'를 '간편인증'으로 명칭 변경해 모바일 간편인증을 통한 스마트폰 뱅킹 로그인 기능을 구현한다.

금융결제원 바이오인증서도 도입해 기존 공인인증서와 병행해 서비스한다. 특히, KDB산업은행만의 '모바일간편인증(가칭)' 서비스로 브랜드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KDB 산업은행 관계자는 "더 빨리 참여하고 싶었지만 IT 개발 및 운영은 외주에서 하고 있어 절차상 좀 늦었다"며 "내년 2월 말 새롭게 개편한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앞서 신한은행, KB국민은행 등 시중은행들은 2019년 10월 오픈뱅킹이 전면 시행된 이후 앞다퉈 서비스를 내놨다. 우리·KB국민·IBK기업은행 등은 최근 기존 모바일뱅킹을 오픈뱅킹 중심으로 개편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올해 초 모바일뱅킹인 '우리WON뱅킹'의 오픈뱅킹 서비스를 강화했다. 기존 오픈뱅킹 버튼을 눌러야 볼 수 있었던 타 은행 계좌를 메인화면에서 볼 수 있도록 했다. 총 잔액 확인과 카카오톡 계좌정보도 자동 입력할 수 있다. 특히 우리은행은 전체 타행 계좌 잔액을 우리은행 계좌로 한 번에 모으는 기능을 추가했다. 우리은행을 주거래 은행으로 만들고, 고객 확대에 나서려는 의도다.

KB국민은행은 지난 5월 모바일뱅킹 'KB스타뱅킹'의 오픈뱅킹 서비스를 업그레이드했다. 잔액이 부족하거나 추가금액이 필요한 경우 다른 은행 계좌에서 KB국민은행 계좌로 빠르게 이체시키는 충전 기능이 새롭게 추가됐다. 다른 은행 자금을 KB국민은행 계좌로 이체할 때도 몇번의 터치만으로 빠르게 이뤄지도록 편의성을 강화했다.

이어 IBK기업은행도 지난 4일 모바일뱅킹 'i-ONE 뱅크' 서비스를 개선했다. 기업은행은 메인 계좌조회 화면에 다른 은행 계좌를 등록해 기업은행 계좌처럼 조회 및 이체 기능을 지원한다. 첫 화면에 ‘오픈뱅킹’ 서비스가 배치돼 여러 단계를 거치지 않고 바로 오픈뱅킹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도 7월 7일부터 오픈뱅킹 서비스를 개시했다. 카카오뱅크 오픈뱅킹은 다른 은행 계좌 잔액을 확인하고 카카오뱅크 계좌로 가져올 수 있는 단방향 '가져오기' 기능만을 갖춘 것이 특징이다.

여기에 은행 외 농협중앙회, 새마을금고 등 서민금융기관과 증권사도 연말부터 순차적으로 오픈뱅킹을 시작할 예정이다. 신용카드사도 오픈뱅킹 참여를 확정하고, 이용 관련 세부 가이드라인을 확정하고 최종 의견을 조율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연내 2금융권 참여가 확실시 되면서 자사 모바일 앱을 업그레이드, 개편할 때도 이를 고려하고 있다"면서 "2금융권과도 거래가 가능해야 하기 때문에 계좌 조회·이제 등 서비스가 되도록 작업 전 단계에서부터 염두에 두고 진행한다"고 말했다.

한편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오픈 뱅킹 서비스 누적 가입자는 4100만명이다. 이용 건수는 10억5000만건이다. 연간 오픈 API 이용 건수는 연간 20억건을 돌파할 전망이다.

윤미혜 기자 mh.yoon@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