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D, 삼성전자 없이 QD 디스플레이 ‘초격차’ 가속

이광영 기자
입력 2020.08.13 06:00
삼성디스플레이가 중국 업체의 저가 공세로 시장성을 잃은 액정표시장치(LCD)를 접고 차세대 제품인 퀀텀닷(QD) 디스플레이로 새로운 수익원 창출에 나선다. 모기업 삼성전자 지원 없이 ‘초격차’에 속도를 낸다.

QD는 빛 등을 외부에서 받아 다양한 색을 내는 작은 반도체 결정이다. QD를 토대로 개발하는 QD 디스플레이는 뛰어난 색 재현력과 넓은 시야각이 특징이다. 유기 물질과 무기 물질을 모두 광원으로 사용할 수 있어 기존 제품과 달리 성능과 수명을 차별화할 수 있다. 구조적으로 접거나 펴고 말 수도 있는 디자인 혁신도 가능하다.

7월 1일 충남 아산에서 열린 QD 설비 반입식에 참석한 이동훈(왼쪽 여덟 번째) 삼성디스플레이 사장과 관계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
LCD 생산라인 철거 후 QD 설비 반입…내년부터 월 3만장 생산

삼성디스플레이는 2019년 10월 2025년까지 QD 디스플레이에 13조10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선언했다. 이후 TV용 LCD를 생산하는 아산사업장 L8라인 일부 설비를 철거하고 클린룸 공사를 진행했다.

13일 디스플레이 업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는 최근 8.5세대 증착기와 노광기 등 QD 설비를 반입하기 시작했다. 하반기로 계획한 생산라인 설치를 끝낸 후 2021년부터 생산라인 단계별 시험 가동을 거쳐 QD 제품 생산을 시작한다.

삼성디스플레이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 등 고객사와 기 계약한 물량은 차질없이 납품하고, 2021년부터 단계별 시·가동을 거쳐 QD 디스플레이 패널 양산에 돌입할 것이다"고 말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2021년 중으로 4K 해상도의 65인치 QD 디스플레이 패널을 월 3만장 생산하고 2025년까지 생산량을 점차 늘려나갈 계획이다.

삼성디스플레이 아산사업장에서 한 직원이 LCD 기판을 점검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
삼성전자 대체할 고객사 확보가 QD 디스플레이 안착 관건

QD 디스플레이 연착륙 여부는 글로벌 고객사 확보에 달렸다. 하지만 QD 디스플레이의 기술 진입장벽이 높은 만큼 초기 납품 가격이 발목을 잡을 수 있다. 3월 시장조사업체 옴디아가 발표한 보고서를 보면, QD 디스플레이 65인치 4K 패널의 초기 가격은 같은 크기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초기 가격(950달러)의 두 배 이상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2021년 프리미엄 TV 시장 진입을 위해 QD 제품의 완성도를 높이는 기술 개발을 진행 중이다. 글로벌 고객사 대상 프로모션도 진행한다. 중국에서 활동하는 대형 고객사를 얼마나 확보하느냐가 관건이다.

삼성전자는 QD 디스플레이 적용 여부에 대해 확답을 하지 않았다. 2021년 QD 디스플레이 TV를 곧바로 출시할 가능성이 낮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삼성전자는 8K를 품은 LCD 기반 QLED TV가 여전히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어 QD 디스플레이 TV 출시를 급하게 보지는 않는다. 그동안 OLED 기반 TV 출시 가능성을 일축해 온 만큼 오히려 QLED, 마이크로LED TV를 투 톱으로 내세운 가운데 미니LED TV를 라인업에 추가하는 분위기를 보인다.

디스플레이 전문 시장조사업체 DSCC에 따르면, 2분기 글로벌 프리미엄 TV 출하량은 220만대로 2019년 동기 대비 12% 늘었다. QLED 제품을 앞세운 삼성전자의 출하량은 지난해 동기 대비 52% 늘었다. 출하량 기준 점유율은 61%에 달한다.

中, QD 디스플레이 기술 따라잡으려 안간힘

삼성전자의 결단을 마냥 기다릴 수 없는 삼성디스플레이는 QD 디스플레이 조기 상용화로 중국 디스플레이 제조사의 추격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인다.

중국 최대 디스플레이 기업 BOE는 최근 온라인으로 개최한 미국 ‘국제정보디스플레이학회(SID) 2020’에서 QD 디스플레이 시제품을 선보였다. 2021년 양산이 목표인 삼성디스플레이의 새로운 경쟁자로 떠오른 셈이다.

다만 BOE가 공개한 QD 디스플레이 시제품의 휘도(광원의 단위 면적당 밝기)는 120니트(nit)에 불과하다. QD는 최고 2000nit 이상의 휘도를 구현할 수 있다.

디스플레이 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디스플레이가 목표로 세운 양산품의 휘도는 1200nit 이상인 것으로 알고 있다"라며 "삼성디스플레이와 BOE 간 격차는 아직 상당한 것으로 보이지만, 반도체 분야 격차 만큼은 아니기 때문에 아직 안심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다"고 말했다.

이광영 기자 gwang0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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