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 사용중입니다. 이번에 자급제로 갤럭시노트20 울트라 사서 어제 받았습니다. 오늘 쓰던 폰 유심 꽂아보니 인증 실패했다고 뜨면서 안 되네요. 이미 사용하고 계신 분들도 있던 것 같은데 잘못 본 건가요."

12일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 뽐뿌에 올라온 한 회원의 글이다. 해당 회원은 자급제(제조사, 유통사 등에서 공기계 구입 후 원하는 이동통신사에서 개통해 사용하는 방식)로 갤럭시노트20 울트라를 구매한 후 기존 스마트폰에 장착한 유심을 신제품에 넣었는데, 예상과 달리 단말기 개통이 되지 않았다. 해당 글에 달린 댓글을 살펴보니 SK텔레콤 가입자만 개통이 되지 않는다는 글이 여럿 달렸다.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 SK텔레콤 고객이 자급제로 갤럭시노트20 울트라를 샀지만 개통이 되지 않는다며 질문을 올렸다. / 뽐뿌 커뮤니티 갈무리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 SK텔레콤 고객이 자급제로 갤럭시노트20 울트라를 샀지만 개통이 되지 않는다며 질문을 올렸다. / 뽐뿌 커뮤니티 갈무리
갤럭시노트20 시리즈를 자급제로 구매한 고객은 유심을 스마트폰에 넣은 후 정상 이용할 수 있다. 과거 이통사는 스마트폰의 고유번호(IMEI)를 전산망에 입력한 후 개통이 되도록 하는 ‘화이트리스트’ 제도를 운영했지만, 현재는 어떤 스마트폰이건 상관없이 유심만 넣으면 바로 쓸 수 있는 ‘블랙리스트’ 제도를 가동 중이다.

하지만 SK텔레콤 고객은 사정이 다르다. KT나 LG유플러스와 달리 유심 변경 후 바로 개통이 되지 않는다. 휴대폰 커뮤니티에는 SK텔레콤 가입자만 갤럭시노트20 시리즈가 개통되지 않는다는 글이 다수 올라온다.

SK텔레콤 측은 갤럭시노트20 시리즈의 개통 불가 이유가 ‘정식 개통일’ 이전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SK텔레콤은 7일부터 13일까지 갤럭시노트20 시리즈를 사전 예약 형태로 판매하고, 14일부터 개통이 가능하도록 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불만이라는 글이 올라오지만, SK텔레콤은 기업 간 약속을 지키기 위한 조치를 취한 것이어서 충분히 억울할 수 있는 부분이다. 오히려 KT와 LG유플러스가 변칙 운영을 한 것이라고 볼 수도 있다.

SK텔레콤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와 이통 3사는 14일부터 개통하기로 이야기를 나눴다"며 "SK텔레콤은 사전에 얘기된 사안대로 진행했을 뿐이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를 비롯해 이통3사는 갤럭시노트20 시리즈 사전 예약을 알리며 제품 공식 출시 1주일 전인 14일부터 제품을 개통할 수 있다고 사전에 밝혔다.

하지만 KT와 LG유플러스는 갤럭시노트20 시리즈 구매자가 대거 늘어난 만큼 개통일을 14일까지 강제로 제한하기 힘들다는 입장을 밝혔다. 자급제로 제품을 이미 구매한 고객이 있는데, 블랙리스트 제도를 운영하는 이통사가 강제로 개통을 막는다는 것은 어렵다는 것이다.

LG유플러스 한 관계자는 "고객이 언제든 개통할 수 있게 미리 준비를 해 놓았다"며 "이미 이통사 내부에서 시연용 단말기에 유심을 꽂아 운영을 한 만큼 개통이 안되도록 한 게 오히려 이상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평화 기자 peaceit@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