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자동차 외부감사인이 반기보고서 관련공시를 통해 ‘감사의견 거절' 결정을 내렸다. 기업 연속성의 근간인 ‘계속기업가정’이 불확실하다는 것이 이유다. 쌍용차는 하반기 재무상태를 극적으로 개선하지 않으면 상장폐지될 수 있다.

 쌍용차 평택공장 전경 / 쌍용자동차
쌍용차 평택공장 전경 / 쌍용자동차
삼정회계법인은 14일 공시된 쌍용차 반기보고서 관련 회사 외부감사인 검토의견으로 ‘감사의견 거절'을 표명했다. 의견거절 사유는 ‘계속기업 가정의 불확실성'이다. 감사인이 쌍용차가 지속적인 경영악화로 법인 지속여부가 불투명하다는 판단을 내린 것. 한국거래소는 이날 오후 3시19분부터 쌍용차 주식 매매거래를 정지시켰다. 매매거래정지는 19일 오전 9시 해제된다.

쌍용자동차는 2020년 상반기에만 영업손실 2158억원을 기록했다. 이 기간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 등 적자폭이 늘었다. 판매(4만9419대)와 매출(1조 3563억원)은 각각 29.7%, 27.4%씩 감소했다. 지난 2월부터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해외부품 수급 차질로 라인별 순환 휴업 등 생산 차질이 지속된 것이 주 요인이다.

쌍용차 대주주인 인도 마힌드라 그룹은 최근 적합한 투자자가 나온다면 대주주 지위를 포기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쌍용차에 대한 추가 투자 계획이 없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마힌드라는 지난 4월엔 2300억원 규모의 투자계획을 철회하고, 긴급 자금으로 400억원만 투입키로 결정했다.

마힌드라가 ‘대주주 포기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쌍용차 차입금 상환 계획에 비상이 걸렸다. 쌍용차가 갚아야 할 차입금은 약 3800억원이다. 이중 JP모건, BNP파리바,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등 외국계 은행에서 차입한 자금 1700억원은 마힌드라가 지분 51%를 초과 유지해야 한다는 조건이 붙어있다.

쌍용차는 삼성증권과 유럽계 투자은행 로스차일드를 매각주간사로 선정하고 신규 투자자를 찾고 있다. 최근 복수의 중국계 자동차 기업 관계자들이 쌍용차 평택공장에 실사차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쌍용차는 ‘통상적인 방문'이라며 특정 기업과의 관계맺기에 선을 그었다. 자동차 업계에서도 코로나19로 인해 경색된 시장환경에서 쌍용차를 포섭할 마땅한 회사가 없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린다.

쌍용차 관계자는 "감사인의 지적사항을 적극적으로 반영해 향후 감사 시 (의건거절) 사유를 해소하고 적정의견을 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안효문 기자 yomun@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