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만치 않네요."

일선 초등학교의 한 교사는 비대면 온라인 수업을 진행하며 고충을 토로한다.

정보통신기술(ICT) 강국 한국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유례없는 온라인 개학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대한민국의 ICT기업들은 발 빠르게 대응했다. 4만명 수용 가능한 온라인 학습 인프라를 300만~400만명 동시 접속이 가능한 시스템으로 한 달 만에 탈바꿈했다. 17개 시·도 통합, 초·중등 온라인 학습 서비스가 순조롭게 이뤄졌다.

문제는 다음이다. 온라인 교육을 위한 인프라가 구축됐으니, 비대면 온라인 환경에서 학생에게 지식과 기술을 가르치는 교육 본연의 목적을 달성해야 하는데 실효성 측면에서 물음표가 남는다.

비대면 교육의 ‘확산’을 넘어 ‘정착’을 고민할 시점이지만, 일선 교사들은 온라인 시스템에 대한 ‘교육 부족’을 애로사항으로 토로한다. 비대면 온라인 교육의 질은 e학습터, 줌과 같은 툴을 교사가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좌우된다.

"비대면 수업으로 교사에게 여유가 생겼을 것 같다고요? 방과 후 ‘동영상 편집 툴 강좌’를 들으러 학원에 다닙니다."

각종 툴에 능숙하지 않은 교사는 콘텐츠 업로드·편집에 어려움을 겪거나 기능을 온전히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교사들은 사설 툴 강좌를 찾아다니며 동분서주하고 있다.

"교사에게도 교사가 필요합니다." 한 일선 교사의 말처럼 온라인 개학 성공에 취해있을 여유가 없다. 교육 본연의 목적을 온라인 환경에서도 달성할 수 있도록 교사의 툴 활용도 제고를 위한 지원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모든 학생이 온라인 환경에서도 균등한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길이기도 하다.

온라인 교육에 특화한 소프트웨어 개발에도 박차를 가해야 한다. 경상남도교육청이 IT기업들과 손잡고 추진하는 ‘미래형 교수학습 지원시스템’ 구축 사업은 온라인 교육 고도화를 꾀하는 움직임으로 환영할만한 일이다. 상호작용이 어려운 비대면 환경에서 다수 학생과 원활한 소통을 가능하게 하는 일은 온라인 교육에 맞춤화한 툴 개발로 풀어야 할 숙제다.

코로나19 종식 이후에도 비대면 온라인 교육은 하나의 교육 방식으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소프트웨어 업체에는 새로운 시장이 열렸다. 적극적으로 비대면 교육에 맞춤화한 소프트웨어를 각 업체가 개발할 수 있도록 다양한 사업을 마련해야 한다.

‘교사의 툴 활용도 제고’ ‘온라인 교육 맞춤형 소프트웨어 개발’ ‘정부 지원’ 삼박자가 맞물려 움직일 때 실효성 높은 온라인 교육을 선도하는 국가로 다시 한번 위상을 떨칠 수 있을 것이다.

김동진 기자 communication@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