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핀테크랩] 미래금융 '패권 전쟁' 서막 올랐다

유진상 기자 윤미혜 기자
입력 2020.08.18 06:00
제2벤처붐이 분다. 신성장동력 확보와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다. 그 중심에는 핀테크가 있다. 다만 핀테크 산업은 선진국에 비해 뒤쳐진게 사실이다. 이에 정부는 제도적 뒷받침을 통해 성장을 가속하고 관련 산업이 퀀텀점프해 선진국 반열에 오를 수 있도록 하겠다는 목표다. 금융계는 물론 정보통신기술(ICT)업계, 스타트업 업계는 새로운 서비스를 내놓고 무한경쟁에 뛰어든 배경이다. 여기에 서울시도 나섰다. 핀테크 산업과 제2벤처붐을 부흥하기 위해 핀테크랩을 여의도에 개소하고 스타트업을 지원하고 있다. IT조선은 [서울 핀테크랩] 기획 시리즈를 통해 한국 핀테크 산업을 진단하고 서울이 아시아 허브의 중심이 될 수 있도록 끊임없이 노력하는 서울 핀테크랩 입주 스타트업을 소개하고자 한다. <편집자 주>

핀테크 등장, 모든 이의 안전하고 손쉬운 새로운 금융 서비스 이용
금융사·IT기업의 금융시장 무한 선점 경쟁
빅테크 기업, 예금·주식계좌 등 틈새시장 노려
금융사는 스타트업과 손잡고 新서비스 적극 지원
은행·카드사·통신사 등 합종연횡…데이터 상품화 거래

정보기술기업(ICT)과 전통 금융사 간 패권 전쟁이 활발하다. 데이터 3법 본격 시행과 한국형 뉴딜 등 정부의 다양한 정책이 시행되면서 데이터 주권을 둘러싼 이들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졌다. 핀테크가 가져온 금융산업의 새로운 변화다. 기존 금융사는 우군확보를 위해 유니콘을 꿈꾸는 스타트업들과 손을 잡았다. 네이버·카카오 등 빅테크 기업은 통장·증권 계좌 등을 앞세워 시장을 재편한다.

핀테크는 말 그대로 금융(Finance)기술(Technology)이 결합한 서비스 또는 그런 서비스를 하는 회사를 말한다. 모든 사람이 안전하고 손쉽게 금융서비스를 이용하는 게 목적이다.

핀테크라는 단어의 해석은 의견이 나뉜다. 기존 금융사는 금융을 중심에 두고 IT(기술)가 금융 사업을 돕는다고 해석한다. 과거 금융 시장을 그들이 주도했던 만큼 새로운 핀테크 서비스에서도 그들이 우위에 서겠다는 입장이다.

반면 기술(IT)를 중심으로 한 세력은 기술을 바탕으로 새로운 금융서비스를 선보여 기존 금융 시장을 새롭게 재편하겠다는 목표를 내건다. 기술이 앞장섰으니 핀테크가 아니라 테크핀이라고 불러야 한다는 주장을 내놓는 이유다.

여기에 네이버, 구글, 카카오 등 포털을 기반으로 한 플랫폼 업체가 가세했다. 이들은 빅테크 기업으로 불린다. 온라인 플랫폼 제공 사업을 핵심으로 하다가 금융시장에 진출한 업체다. 이들은 송금과 결제뿐만 아니라 자산관리, 보험 판매 시장까지 진출 영역을 넓히고 있다.

테크핀과 빅테크 기업들이 금융 시장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시장에 뛰어드는 근거는 데이터다. 이미 이들 기술 기업은 모바일이라는 환경 변화 속에서 무한경쟁을 통해 데이터를 쌓고 생존방법을 터득했다. 여기에 고객 기반을 바탕으로 가치 사슬을 확장할 수 있고 결제 데이터를 분석할 수 있다는 자신감까지도 갖췄다.

모바일 환경, 세상을 바꿨다

특히 모바일 환경은 모든 걸 변화하게 했다. 인증 등 금융의 자격증명과 보안 문제를 해결했다. 기존 은행 서비스를 이용하기 어려운 낙후된 지역 거주자는 은행·보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됐다. 지급결제 방식에도 변화를 불러와 간편결제 시장이 활성화되도록 했다. 미국과 유럽, 중국, 인도 등은 이제 기존 금융 서비스보다 핀테크 서비스가 더 익숙한 이유다.

세계적으로 핀테크 도입 속도가 빨라지면서 그 흐름을 쫒지 않으면 금융 후진국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커졌다. 어니스트영(EY)에 따르면 한국 핀테크 도입률은 2019년 기준 67%다. 세계 평균인 64%를 조금 웃돈다. IT강국이라는 타이틀에 걸맞지 않는 초라한 수준이다. 중국과 인도가 87%, 영국은 71%에 달한다. 우리 정부가 제2벤처붐을 외치며 핀테크 산업을 전면에 내세운 이유다.

우리 정부는 2023년까지 총3000억원의 핀테크 혁신펀드를 조성한다. 2025년까지 5000억원까지 규모를 늘릴 계획이다. 해당 펀드는 은행과 금융 유관기관이 참여해 핀테크 기업의 창업 초기 자금과 스케일업·해외 진출 등에 투자한다. 정부는 또 혁신금융서비스 지정을 100개로 늘리는 한편 인수합병(M&A) 활성화, 기술특례상장독려 등을 통해 국내 핀테크 기업들의 스케일업을 도울 계획이다. 여기에 정부는 금융 규제 샌드박스, 데이터3법, 디지털뉴딜, 오픈뱅킹 등 다양한 정책을 펼치며 핀테크 활성화에 기름을 붓고 있다.

빅테크 기업, 통장·주식계좌 등 전면에…금융 시장 재편 노려

정부의 핀테크 활성화 정책에 가장 기뻐하는 모습을 보이는 곳은 네이버와 카카오 등 빅테크 기업이다. 이들은 정부의 핀테크 육성 정책으로 느슨해진 규제를 틈자 금융 자회사를 세우며 새로운 금융지주사로 거듭난다. 특히 카카오와 네이버는 나란히 증권과 보험 등으로 영역을 확장하면서 기존 금융사를 위협하고 있다.

네이버의 네이버파이낸셜은 2019년 11월 금융서비스 강화를 위해 탄생한 네이버페이 분할법인이다. 미래에셋대우로부터 8000억원 규모의 자본금을 받았다. 현재 기업 가치는 2조7000억원으로 추산된다.

카카오페이는 카카오의 종합 핀테크 서비스로 시작해 2017년 카카오로부터 독립했다. 현재는 간편결제서비스는 물론 송금, 멤버십, 청구서, 인증 등 여러 서비스를 선보인다. 기업가치는 4조원대로 평가되지만 증권가는 7조원으로 추산한다. 여기에 카카오는 카카오뱅크라는 인터넷전문은행까지 설립하면서 카카오페이와 함께 업계에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금융사, 혁신 기술기업에 적극 지원 나서

기존 금융권은 위기론이 팽배하다. 자칫 은행이 빅테크에 먹힐 수도 있다는 위기감이 퍼지고 있다. 시중은행 한 고위 임원은 "은행은 존폐 갈림길에 섰다"며 "세상이 빠르게 변하면서 은행 존재 이유가 핀테크 스타트업을 지원하기 위해서 있는 듯 하다"고 했다.

실제 은행을 중심으로 한 금융권은 핀테크 스타트업과 앞다퉈 협업하고 있다. 핀테크 분야 스타트업들의 성장은 금융산업 전체의 혁신을 이끄는 기반이 됐기 때문이다. 핀테크 기업들은 민첩한 개발 환경에서 과감한 실패와 다양한 실험을 통해서 빠르게 개선하고 새로운 것을 시도해 서비스 혁신에 도달한 경우가 많다.

이미 글로벌 시장에서는 벤처캐피털, 사무투자, M&A 등을 통해 핀테크에 투자된 자금이 2016년 70조원에서 2018년 123조원으로 2배가량 증가했다. 국내 시중 은행들이 핀테크 스타트업 투자에 적극 뛰어든 배경이다.

하나은행은 서울시와 협력해 자사 스타트업 지원센터인 하나은행 원큐 애자일 랩(1Q Agile Lab)과 서울시 서울핀테크랩의 공동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국내외 스타트업 발굴 및 투자, 해외진출 등을 지원키로 했다.

김의승 서울시 경제정책실장은 "잠재력 있는 우리 스타트업을 선제적으로 발굴해 기술제휴, 투자유치, 해외진출을 적극 지원하고 서울 진출을 원하는 해외 핀테크 기업 지원에도 본격적으로 나서겠다"며 "공공과 민간이 보유한 핀테크 스타트업 육성·지원 인프라와 네트워크, 노하우를 상호 연계해 여의도를 아시아 핀테크 중심으로 서울을 아시아 금융허브로 도약시켜나가겠다"고 말했다.

신한금융은 연 1회 진행하던 스타트업 선발을 올해부터 상·하반기 2회로 확대했다. 상반기에만 총 36개 스타트업을 선발, 육성했다. 이 가운데 19개 스타트업은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하도록 집중 지원한다. 우리은행은 기술보증기금, 본투글로벌센터와 손잡고 ICT 혁신기술기업의 글로벌 진출을 지원키로 했다.

KB금융그룹은 핀테크 기업 육성 공간이 KB이노베이션허브를 확장하고 육성 프로그램 KB스타터스 기업을 확대키로 했다. 육성 스타트업에 보다 편리하고 쾌적한 업무 환경을 제공하는 한편 이들의 글로벌 시장 진출과 글로벌 협업을 원활하게 지원하기 위해서다.

NH농협은행도 혁신기업 육성 협업 프로그램 'NH 디지털 Challenge+'를 운영한다. 이 프로그램은 디지털 혁신기업이 사업 모델을 구체화하고 성장할 수 있도록 투자·법률·마케팅·재무 분야 등의 컨설팅을 제공한다. 농협 계열사와의 사업제휴, 후속 투자 기회 등을 제공하는 전문 엑셀러레이팅 프로그램이다.

금융권 '이종 데이터' 상품화해 내놔

금융권은 또 빅테크와 핀테크 기업이 핵심 경쟁력으로 삼는 데이터와 경쟁하기 위해 합종연횡한다. 데이터3법과 마이데이터 사업 덕이다.

KB국민은행은 연립·단독주택과 아파트 전세가격 변동률, 전세거래지수, 매수우위지수 등 22개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하나금융 융합기술원과 손님 빅데이터 센터를 중심으로 데이터 기반 서비스를 개발 중이다.

신한카드는 SK텔레콤과 ‘빅데이터 사업 전략적 제휴 업무 협약’을 체결하고 관광 분야에서 카드 결제 데이터와 이동통신사의 위치 데이터의 결합을 통한 활용을 예고했다. 소비·통신 관련 데이터를 결합해 고부가가치 데이터를 생산하는 '이종 사업자 간 가명 정보 결합' 상품 출시가 목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 금융업계뿐 아니라 유통·통신 등 매우 다양한 업권에서 마이데이터 시장 선점을 위한 준비가 한창이다"라며 "핀크·뱅크샐러드·토스 등 이미 마이데이터 기반 서비스를 제공했던 핀테크 기업은 향후 더 많은 정보를 활용할 수 있어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유진상 기자 jinsang@chosunbiz.com 윤미혜 기자 mh.yoo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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