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맨 북리뷰] 에노모토 다케아키와 메이지유신, 손일

우병현 기자
입력 2020.08.21 17:00 수정 2020.09.14 13:46
에노모토 다케아키, 이 책은 동양 어느 나라도 성공하지 못한 자주독립과 부국강병의 계기가 된 19세기 말 일본의 선택, 그리고 그 정점에 있던 메이지 유신의 배경과 과정을 '막말의 풍운아, 메이지의 만능인, 하코다테 정권 총재'라는 다채로운 수식어를 지닌 인물 에노모토 다케아키의 삶을 통해서 보여준다.

막말의 풍운아 에노모토다케아키와 메이지유신 저자 손일 역사책방 강연 / 차주경 기자
에노모토 다케아키는 보신 전쟁과 하코다테 전쟁에서 메이지 유신 공훈자들의 반대편에 있었기 때문에 일본에서도 주목받지 못한 인물이다. 하지만 메이지 정부에서 체신대신, 문부대신, 외무대신, 농상무대신 등 다방면에 걸쳐 활약했으며 특히 자신의 지질학적 능력을 발휘해 홋카이도 및 사할린 개척과 개발에도 큰 역할을 하였다.

우연하고도 필연적인 사건들에 의해 막말의 혼돈을 온몸으로 겪었고 이어진 메이지 시대에도 커다란 족적을 남긴 에노모토 다케아키의 인생 역정과 난학자들의 지적 행보를 통해서 이 책은 아무도 시도하지 않은 방식으로 메이지 유신을 정리하였다.

손일 저자에게 책에 대해 5개의 질문을 던졌다.
Q1 저술 동기가 무엇인가요?

우리가 알고 있는 일본 역사는 중고교 교과서, 그 축약에 지나지 않는다. 그래서 일본 메이지 유신의 배경과 전후좌우가 잘 알려지지 않았다. 일본 막부는 260년간 강력하게 국가를 다스리다가 별안간 무너졌다. 그 과정에서 저항이 없었는지, 막부가 힘이 없었는지, 그 많은 막부의 인재가 어디로 갔는지가 궁금했다. 이를 설명하기에 가장 알맞은 인물, 에노모토 다케아키를 소재로 책을 썼다.

Q2 국내에 출간된 메이지 유신 관련 책과 차별점은 무엇인가요?

대부분의 메이지 유신 책은 통사(通史) 형식이다. 나는 주인공을 발굴해 그의 생애를 통해 메이지 유신의 전개 과정을 그렸다. 그의 인간적인 면, 당시 일본의 제도와 역사적인 면도 살렸다. 사실 메이지 유신은 단박에 이뤄지지 않았다. 그 계기가 된 일본 막부 260년간의 번영, 평화 등 성공의 뒷배경을 함께 썼다.

Q3 자료 수집을 어떻게 하셨나요?

논문보다는 단행본을 참조했다. 세계 곳곳의 일본 역사책에서 정보를 얻었다. 이런 책을 쓸 땐 참고 서적 200권~300권을 사서 읽는다. 일본 대학교와 도서관까지 가서 필요한 책을 읽었다. 한국과 일본 논문도 참조했다.

Q4 메이지유신 전체상을 파악하는데 필요한 책을 추천한다면?

‘사카모토 료마와 메이지 유신’을 쓴 ‘마리우스 잰슨’ 작가의 두권짜리 책 ‘현대 일본을 찾아서’를 권한다. 이력이 거의 알려지지 않은 ‘최승표’ 작가의 책 ‘메이지 이야기 1,2,3’도 추천한다. 아마 역사책방(서울 종로구 자하문로10길 24, 바로가기)에도 이 책이 있을텐데, 한국인이 쓴 책 가운데에서도 아주 잘 쓰여진 책이라고 본다.

Q5 저자로서 독자가 꼭 읽었으면 하는 3개의 대목을 선정해주세요

‘서론’ 을 읽으면 이 책이 무슨 책인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책이 두꺼우니, 성격이 급한 분들은 서론부터 읽어보라. 두번째는 ‘북해도’ 부분이다. 북해도는 일본이 오랜 시절, 1000년 이상 개척하며 자기 영토로 만든 땅이다. 최근 러시아와의 영토 분쟁이 일어나기도 한 복잡한 곳이다. 북해도를 상세히 짚은 점이 내 책의 장점이다. 마지막으로 ‘책 맨 뒤 사진 28장’을 주목해달라. 사진과 설명만 봐도 메이지 유신 직전 상황을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저자 손일은?

1956년 일본 오카야마에서 태어난 재일교포 3세로, 1961년 귀국 후 부산에서 초중등학교를 다녔다. 서울대학교 사회과학대학 지리학과를 졸업했고, 영국 사우샘프턴 대학에서 지리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1984년 경상대학교 지리교육과에서 전임강사로 교수직을 시작했고, 2017년 2월 부산대학교에서 명예퇴직했다. 그 사이 (사)대한지리학회 회장을 역임했고, 2015년에는 대한지리학회 학술상도 받았다. 초창기 연구주제는 하천수문지형학과 통계지도였으나, 이후 한반도 산맥과 산지체계로 관심이 옮겨갔다.

교수직 후반기에 접어들면서 16세기, 19세기라는 세계사적 전환기에 흥미를 갖기 시작했다. 우선 16세기 유럽의 상업지도학 발달과 메르카토르의 1569년 세계지도의 탄생을 정리해 『네모에 담은 지구』를 출간하였다. 또한 19세기 동아시아 최대 다이내믹이라 할 수 있는 메이지 유신에 관심을 가지면서 마리우스 잰슨 교수의 『사카모토 료마와 메이지 유신』을 번역했는데, 그 와중에 우리나라에 근대 지구과학이 도입되는 과정과 한반도 산맥론을 추적하면서 『조선기행록』과 『한반도 지형론』도 번역하였다.

막말의 풍운아 에노모토다케아키와 메이지유신 책
퇴직을 앞두고 ‘인생 작업’이라는 각오로 다시금 메이지 유신이란 주제를 끄집어 들었다. 이번에는 메이지 유신의 상징적 인물인 사카모토 료마와는 정반대편, 다시 말해 삿초 사관에 묻혀 버린 막부 측 인물에 대한 이야기를 펼치고 있다. 메이지 신정부에 무력 저항하면서 막부 말기 홋카이도 공화국 총재라는 특별한 이력을 지녔던 에노모토 다케아키의 인생 역정을 통해, 메이지 초기 일본이 경험했던 미증유의 다이내믹을 그리고자 했다. 그 결과가 이 책 『幕末의 풍운아 에노모토 다케아키와 메이지 유신』이다.

우병현 기자 penman@chosunbiz.com 차주경 기자 racingcar@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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