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혈장치료제의 긴급사용을 승인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아주 효과적인 방법이다"라며 치켜세웠다고 미 의학매체 스탯 뉴스 등 외신이 23일(현지시각)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브리핑에서 혈장치료제 긴급사용에 대한 견해를 발표하고 있다./유튜브 갈무리
트럼프 대통령이 브리핑에서 혈장치료제 긴급사용에 대한 견해를 발표하고 있다./유튜브 갈무리
외신에 따르면 이날 미 FDA는 성명에서 "입원 후 사흘 안에 코로나19 혈장치료제를 처방받은 환자 사망률은 감소하고 상태도 호전됐다"며 "지금까지 코로나19 환자 7만명이 혈장치료제를 처방받았으며, 이 중 2만명을 상대로 분석한 결과 치료제의 안전성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특히 80세 이하 환자의 혈장치료제 효과는 더 크게 나타난 것으로 알려졌다. 피터 마크스 FDA 생물의약품 평가연구 센터장은 "우려되는 안전 문제는 보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브리핑을 자청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코로나19 혈장치료에 대해 "아주 효과적인 방법이다"라며 "오늘은 대단한 날이다"라고 치켜세웠다.

그는 "중국 바이러스에 대한 우리의 싸움에 있어 셀 수 없는 목숨을 구할, 역사적인 발표를 하게 돼 기쁘다"며 "FDA에서 이 치료법이 안전하고 효과적이라는 독립적인 판단을 내린만큼, 오늘은 우리가 고대해오던 아주 대단한 날이다"라고 거듭 강조했다.

외신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브리핑에 대해 "대선 출정식을 하루 앞둔 트럼프 대통령이 반전을 모색하기 위해 내세운 노림수다"라고 분석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열세를 면치 못하는 트럼프 대통령이 공화당 전당대회(8월 24~27일)를 통해 반전을 모색하려는 가운데 혈장치료제 긴급승인 소식으로 기분 좋은 출발점을 끊으려 한다는 것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 확보를 대선 승리의 관건으로 보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이 반전 모색을 위해 공화당 전당대회 전날 관련 발표를 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WP는 또 혈장치료제 효과가 트럼프 대통령이 강조한 만큼 ‘아주 효과적’이라고 볼 수 없다고 평가했다.

WP는 "전문가들은 코로나19에 감염됐다가 나은 환자의 혈장이 코로나19 치료에 어느 정도 도움이 될 수는 있지만, 돌파구가 되기엔 거리가 먼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혈장은 에볼라를 비롯한 감염병 치료에 오랫동안 사용돼 왔지만, 코로나19 치료에 효과가 있는지에 대한 임상 결과가 나온 것이 아닌만큼 효과가 확실하지 않다는 것이다.

김연지 기자 ginsburg@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