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당제재로 반년 동안 공공입찰에 참여하지 못했던 KT가 하반기 발주 물량이 늘어날 철도통합무선통신망(LTE-R) 사업을 노린다. LTE-R은 4G 이동통신 기술인 LTE를 철도 환경에 적용시킨 기술이다. 철도통신시스템이 LTE-R로 통합되면 노선 간 연계운행이 용이해지고, 기존 재난안전통신망(PS-LTE)과 연계한 통신망으로 활용할 수 있다.

한국철도시설공단은 경부선 등 전국 12개 노선에 LTE-R 망을 구축하는 사업을 추진 중이다. 한국판 뉴딜 과제인 ‘국민안전 SOC 디지털화’를 위해 사업비 2750억원을 투입해 당초 2027년 구축 예정인 LTE-R 망을 2025년 완성한다.

전라선 LTE-R 구축 중인 모습/ SK텔레콤
전라선 LTE-R 구축 중인 모습/ SK텔레콤
26일 한국철도시설공단(이하 공단)에 따르면, 2020년 하반기 LTE-R 관련 9건의 사업을 평가할 예정이다. 2020년 예산 규모만 1500억원쯤에 달한다.

공단 관계자는 "3차 추경으로 예산이 확보되며 2021년 발주 일정을 앞당겼다"며 "사업비 규모에 맞춰 노후화한 노선부터 개량하고, 매년 사업 금액은 연도별 추경이나 예산 현황에 따라 조금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KT는 입찰 제재 기간 경쟁사들에 공공 먹거리를 많이 빼앗긴 만큼, 하반기 한국판 뉴딜 관련 공공 입찰에 전력을 다할 태세다. 내부에 별도 TF팀도 만들었다.

계약 당 많게는 수백억의 예산이 투입되는 LTE-R 사업은 놓칠 수 없는 먹거리다. KT는 앞서 2018년 LTE-R 사업과 연관이 깊은 PS-LTE 사업에서 SK텔레콤과 함께 승기를 잡은 전력이 있다.

KT는 PS-LTE 사업 중 A구역(서울·대구·대전·세종·경북·충남·제주)과 B구역(광주·경기·강원·전북·전남)을, SK텔레콤이 C구역(부산·인천·울산·충북·경남)을 맡았다.

KT 관계자는 "디지털 뉴딜 TF팀에서 해당 사업을 준비 중인 것은 아니지만, 하반기 발주에 참여할 예정이다"며 "재난망과 LTE-R 연동을 위해 망운용센터 구축을 KT가 했으므로 시너지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PS-LTE를 수주했던 통신사가 LTE-R 사업에서도 유리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PS-LTE와 LTE-R 등은 연동이 필수고 조건도 비슷하기 때문이다. 한국철도시설공단 측은 PS-LTE 사업자가 유리하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공단 관계자는 "다른 기간통신사업자들도 제한 없이 참가할 수 있으며, 운영센터는 타 통신사도 연동이 가능하게 돼 있다"며 "(재난망, 철도통신망)구축 경험이 있으면 발주서 작성할 때 유용할 수 있지만, 그렇다고 꼭 유리하다고도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협상에 의한 낙찰제지만 100점 만점에서 기술적 부문이 90점, 가격은 10점을 차지한다"며 "가격도 고려해서 결정한다"고 말했다.

류은주 기자 riswell@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