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채용담당자나 기업 대표 중 60%는 IT 개발자 채용 후 후회한 적이 있다고 한다. 원하는 스펙에 맞는 개발자를 어렵게 찾아서, 여러 번의 인터뷰를 거쳐서 채용을 했는데, 후회한다? 왜 이런 일이 생기는 걸까? 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 이 문제에 대한 이야기를 해 볼까 한다.

개발자 채용의 첫 단계는 내부 조직의 요구에서부터 시작한다. 어느 회사 어느 개발 파트의 업무량이 증가해서 추가 업무를 담당할 개발자가 필요하거나, 기존 개발자의 이직/퇴직으로 인한 대체 인력이 필요한 경우도 있다. 새로운 사업을 준비하기 위한 준비 단계일 수도 있을 것이다.

회사마다 프로세스가 저마다 동일하지는 않겠지만 보편적으로 회사의 각 해당 부서에서는 채용 단계에서, 필요한 개발자에 대한 스펙을 분석하고, 이를 채용 담당자에게 전달하게 된다. 그리고 채용 공고를 내고 지원자를 선발하는 일반적인 채용 절차가 진행된다.

문제는 바로 여기서부터 발생하게 된다. 회사에서 원하는 또는 필요한 개발자의 스펙!

아무리 경험이 많고 코딩을 잘하는 개발자라고 하더라도 해당 기업이나 업무에 적합하지 않다면 원하는 만큼의 성과를 내기는 어렵다.

예를 들면, 초기 스타트업에서 원하는 혹은 필요한 개발자는 최소한의 에러로 작동이 가능한 제품을 만드는 사람일 가능성이 높다. 처음부터 오랜 시간을 들여서 완벽한 제품을 만드는 게 아니라, 시장에서 서비스나 기술에 대한 검증이 가능한 정도의, 크게 흠잡을 부분이 눈에 띄지 않는 제품을 만드는 게 더 중요한 것이다.

하지만 서비스 출시 시간보다 서비스와 제품의 완성도를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개발자를 채용한다면, 서로가 원하지 않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회사 입장에서는 "서비스 오픈이 코앞인데 왜 아직도 제품이 안 나오는 거야?"라고 속이 타 들어갈 것이고
개발자 입장에서는 "아니 아직 버그도 있고 픽스도 안됐는데 이 정도 퀄리티로 서비스 출시를 한다고?"라며 회사의 서비스 운영 방식이 이해되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중요한 건 개발자와 기업 간의 부합(Fit)이다.

빠른 시일 내에 서비스 출시해야 하는 초기 스타트업의 경우, 현재 진행된 서비스 개발의 완성도와 정확도보다는 서비스 출시 일정에 맞게, 에러가 좀 있긴 해도 서비스 오픈은 할 수 있을 정도가 되도록 개발이 진행되는 것이 더 중요하기 때문에 기능과 제품을 빨리빨리 뽑을 수 있는 개발자가 적합할 확률이 높다. 하지만 투자 유치 후 조직/사업 확장 단계에 있는 기업은 위에서 말한 초기 스타트업 과는 사정이 약간 다르다.

기존 서비스의 기능/제품을 새로운 환경과 트렌드에 맞게 변화시킬 수 있는 리팩토링 경험이 있거나, 초기 스타트업과는 Fit이 맞지 않았던, 시간이 다소 오래 걸리더라도 완성도 높은 기능/제품을 개발하는 타입의 개발자가 오히려 더 적합할 수 있다.

회사에서 개발자를 채용할 때는 누구나 개발을 잘하는 개발자를 뽑고 싶을 것이다. 하지만, 개발 잘한다고 소문난 개발자가 해당 기업에 반드시 적합한 개발자는 아닐 수도 있는 것을 알아야 한다. 그래서 기업의 채용 담당자는 어떤 개발자를 뽑아야 하는지 먼저 생각해보아야 한다.

‘새로운 제품 개발’, ‘기존 제품 개/보수’, ‘안정적 유지보수’ 등 각각 처한 상황에 따라 수행할 업무를 분석하고 거기에 맞는 개발자 채용을 진행한다면 불만족과 채용 실패율은 낮아지고 만족도와 채용 성공률은 더 높아질 것이다.

※ 외부필자의 원고는 IT조선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김용욱은 기업과 IT 개발자 Job Matching 전문 서비스 Dev2Job의 CMO로 재직 중이다. 20년간 한국과 일본의 IT 관련 업계에서 퍼블릭 클라우드, 프라이빗 클라우드, 금융 클라우드,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관련 컨설팅을 해왔다. 현재는 개발자 채용 전문 서비스인 Dev2Job을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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