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체액 한 방울로 알츠하이머 여부를 진단하는 나노바이오 센서를 개발했다.

황교선 경희대학교 의과대학 교수와 윤대성 고려대학교 바이오의공학과 교수 공동연구팀은 그래핀 전계효과 트랜지스터를 이용해 알츠하이머의 주요 원인 물질(아밀로이드베타, 타우)을 한번에 검출할 수 있는 고감도 나노바이오센서를 개발했다고 31일 밝혔다.

그래핀 바이오센서의 작동 모식도/경희대
그래핀 바이오센서의 작동 모식도/경희대
알츠하이머는 치매의 약 70%를 차지하는 퇴행성 뇌질환이다. 신경퇴화 및 유전적 요인에 의해 비정상적으로 응집된 베타아밀로이드와 과인산화된 타우 단백질이 원인 물질로 알려졌다.

알츠하이머 진단 방법은 신경심리학적 문답법 또는 양전자 단층촬영(PET)·자기공명영상진단(MRI)이 주로 사용된다. 이 방법은 판단이 주관적이거나 비용이 비싸다는 단점이 있다.

연구팀은 베타아밀로이드와 타우 단백질이 체액의 생리학적 환경(산도 PH 7.4)에 따라 서로 다른 표면 전하 특성을 갖는다는 점을 착안해 두 생체물질의 검출 신호를 내는 ‘그래핀 기반 전계효과 트랜지스터 다중 검출 플랫폼’을 개발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대부분의 단백질이나 펩타이드 구성물은 양(+)과 음(-)의 표면전하를 갖는다. 그 기준은 등전점(PL, isoelectric point)이다. 예를 들면 PH 7.4 환경에서 5.1의 등전점을 갖는 아밀로이드베타는 음(-)의 성질을 띠고, 8.24의 등전점을 갖는 타우 단백질은 양(+)의 성질을 띤다.

그래핀 전계효과 트랜지스터는 표면에 부착된 생체물질의 표면전하가 양 또는 음의 성질을 갖게 되면 이에 따라 그래핀의 전기적 성질이 변화하는 방향이 결정된다. 연구팀은 이를 이용해 뇌척수액과 혈액 내 수 펨토그램 수준의 검출 한계를 가지면서 베타아밀로이드와 타우 단백질을 동시에 검출해내는데 성공했다.

황교선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를 기반으로 실제 환자와 정상인의 임상 혈액 및 타액 샘플 내 베타아밀로이드와 타우 단백질의 농도를 분석, 알츠하이머병의 위험도를 진단하는 임상연구를 진행하고 있다"며 "알츠하이머 관련 인자 검출 뿐 아니라 다양한 질병의 원인 물질 표면 전하 분석을 통한 정확한 질병 진단까지 확장해 관련 임상 연구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김연지 기자 ginsburg@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