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최근 출시한 보급형 5G 스마트폰 ‘LG Q92’는 시대를 아는 똑똑한 스마트폰이다. 아이부터 어르신까지 영상을 찍고 보는 것에 익숙한 유튜브 세대를 겨냥한 제품이다. 보급형 저가 제품임에도 카메라 성능과 영상 콘텐츠 제작 기능이 두드러지게 눈에 띈다. 스테레오 스피커 덕에 영상을 보는 재미를 대폭 늘린 것도 특징 중 하나다.

세라믹 화이트 색상의 LG Q92 전면(좌)과 후면 / 김평화 기자
세라믹 화이트 색상의 LG Q92 전면(좌)과 후면 / 김평화 기자
유튜브 시대 반영하듯…보급형 선입견 없앤 카메라·영상 기능

LG Q92는 24일 출시 직후 스마트폰 시장 메기로 주목을 받았다. LG전자의 스마트폰 전작인 ‘LG 벨벳(89만9800원)'의 절반 가격(49만9400원)이면서도 뒤지지 않는 성능을 내세웠다.

LG Q92는 LG 벨벳(1600만화소)보다 전면 화소가 2배 개선된 3200만 화소 카메라를 지원한다. 후면에서도 쿼드 카메라를 지원해 LG 벨벳보다 접사 기능을 높였다. 일반(4800만화소) 카메라와 초광각(800만화소), 심도(500만화소), 접사(200만화소) 카메라로 구성돼 있다.

실제 사용해보니 보급형 제품임에도 카메라 기능이 준수했다. 최대 10배 줌을 제공했으며 접사로도 사진 촬영이 가능했다. 최신 플래그십 스마트폰이 실생활 필요를 넘어선 고도의 카메라 기능으로 100만원이 훌쩍 넘는 가격대를 제시하는 것과 비교하면 기본에 충실하면서도 실속을 챙겼다는 인상을 받았다.

위쪽부터 LG Q92 후면 카메라 측면 두께와 카메라 구성. 후면 카메라가 1㎜ 정도 튀어나와 있는 형태다. 카메라 구성은 일반 카메라와 초광각 카메라가 각각 왼쪽 상단과 하단에 위치해 있다. 심도 카메라와 접사 카메라는 우측 플래시 하단에 두 번째와 세번째로 나란히 위치해 있다. / 김평화 기자
위쪽부터 LG Q92 후면 카메라 측면 두께와 카메라 구성. 후면 카메라가 1㎜ 정도 튀어나와 있는 형태다. 카메라 구성은 일반 카메라와 초광각 카메라가 각각 왼쪽 상단과 하단에 위치해 있다. 심도 카메라와 접사 카메라는 우측 플래시 하단에 두 번째와 세번째로 나란히 위치해 있다. / 김평화 기자
영상 촬영에서도 장점은 돋보였다. LG전자는 프리미엄 스마트폰에서 제공하는 ‘LG 크리에이터스 킷'을 LG Q92에 제공한다. 해당 킷을 이용하면 영상 촬영시 필요에 따라 ▲ASMR 레코딩(화면 속 피사체 소리를 증폭해 작은 소리까지 녹음하는 기능) ▲타임랩스 컨트롤(원하는 속도로 촬영 속도 조절 기능) ▲보이스 아웃포커스(주변 소음을 줄이고 목소리만 강조하는 기능) ▲카툰&스케치 효과(사진에 만화나 스케치 효과 첨부 기능) 등을 활용할 수 있다.

실제 각 기능을 토대로 영상을 촬영해보니 상황별로 활용도가 높았다. ASMR 레코딩은 최근 유튜브에서 지속해 인기를 끄는 ASMR 영상 촬영에 이점이 높았다. 보이스 아웃포커스는 외부 소음이 있는 야외에서도 목소리를 뚜렷하게 잡았다. 여행을 주제로 한 브이로그(Vlog) 형태의 영상을 촬영할 때도 좋을 기능이었다.

LG Q92는 영상을 찍을 때뿐 아니라 볼 때도 장점이 두드러졌다. LG Q92는 6.67인치 화면과 펀치홀 디자인으로 화면 구성을 최적화했다. 보급형 제품인 탓에 선명도가 더 높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대신 액정표시장치(LCD) 패널을 탑재했지만 실사용에서 불편함은 적었다.

고급 사양으로 제공하던 스테레오 스피커를 지원하는 것도 특징이다. LG Q92는 두 개 스피커로 양방향 스테레오 음향을 제공한다. 콘텐츠 유형별로 최적의 오디오를 제공하는 인공지능(AI) 사운드도 지원한다. 덕분에 콘서트나 영화 영상처럼 음향 품질이 중요한 영상 시청에서 시원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LG Q92 접사 기능을 활용해 찍은 꽃 사진. 카메라로 꽃 사진을 찍으려고 하자 자동으로 접사 기능이 구현됐다. / 김평화 기자
LG Q92 접사 기능을 활용해 찍은 꽃 사진. 카메라로 꽃 사진을 찍으려고 하자 자동으로 접사 기능이 구현됐다. / 김평화 기자
2% 부족한 디자인·성능은 최저가 가격이 메운다

보급형 제품에서 기대하기 힘들던 게이밍 기능에서도 LG Q92 장점은 드러난다. LG Q92는 퀄컴의 스냅드래곤 765G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를 탑재했다. 스냅드래곤 765G는 LG 벨벳에 적용된 스냅드래곤 765보다 그래픽 성능을 높인 AP다. 실제 카트라이더 등의 게임을 해보니 버벅거림 없이 원활한 사용이 가능했다.

사소한 기능이지만 사용 편의를 높이는 기능도 빠지지 않았다. 기기 오른쪽 측면에 제공하는 전원 버튼은 지문 인식 기능을 지원해 기기를 들어 올리며 바로 잠금 해제가 가능했다. 애플의 아이폰 시리즈처럼 빠르게 지문을 인식해 편의성이 높았다.

대화면을 가로로 사용하다 보면 문자 입력에서 손이 닿지 않는 곳이 생겨 불편함이 있는데, LG Q92는 키보드를 좌우로 분리하는 것이 가능해 불편함을 줄였다. 실제 LG Q92는 보급형 제품임에도 LG 벨벳과 같은 사용자 인터페이스(UI)를 제공한다.

LG Q92 구성품에는 USB-C 충전기(충전 어댑터 포함)와 유선 이어폰이 포함돼 있다. / 김평화 기자
LG Q92 구성품에는 USB-C 충전기(충전 어댑터 포함)와 유선 이어폰이 포함돼 있다. / 김평화 기자
물론 보급형이라는 한계 탓에 디자인에서 아쉬움이 든다. 화면 측면에서 보이는 베젤이 플래그십 스마트폰 모델들에 비해 두드러진다는 점이다. 특히 하단 베젤 두께가 상단보다 두껍다. 펀치홀 너비도 최근에 보인 플래그십 스마트폰들보다 두껍다는 느낌을 받았다. 측면과 후면에서 고가형에서 볼 수 있는 유리 재질의 외형 대신 플라스틱 소재를 택해 고급스러운 느낌을 준다.

그밖에 방수 기능과 카메라의 광학 손 떨림 방지(OIS) 기능이 없는 점, 램(RAM)과 배터리 성능이 LG 벨벳보다 떨어지는 점도 아쉬움으로 꼽히는 항목이다. LG Q92는 6GB RAM에 400mAh 배터리 용량을 지원한다.

다만 출고가 기준 49만9400원이라는 파격적인 가격은 모든 아쉬움을 더는 요건이 된다. 시중에 나온 5G 스마트폰 중 외산(샤오미 미라이트10 5G, 45만1000원)을 제외하면 최저가 5G 제품이다. 그럼에도 유튜브 시대를 반영하듯 준수한 카메라 성능과 영상 촬영 및 시청 기능을 제공한다. 어떤 점에서는 LG 벨벳보다도 나은 기능을 지원한다.

LG Q92는 고가의 스마트폰 구매에 부담을 느끼는 소비자에게 큰 이점으로 다가올 수 있다. 특히 유튜브 활용이 두드러지지만 경제적 여력이 부족한 어린 연령대 사용자나 중년 이상의 고령층에는 매력도가 더 높은 제품일 것으로 보인다.

김평화 기자 peaceit@chso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