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의 중고차 시장 진출은 절대 안된다"

안효문 기자
입력 2020.09.02 13:36
한국車매매사업조합연합회, 현대차 본사 앞 1인 시위
중고차 판매업 생계형 적합업종 지정 ‘차일피일' 미뤄져

"중고차 매매업자들은 대기업 진출로부터 보호받아야 하는 소상공인 자영업자들입니다. 중고차 판매사업이 생계형 적합업종으로 지정되면 중고차 산업의 선진화를 통해 국가와 국민, 궁극적으로 소비자에게 이익이 되도록 자정 노력과 투명한 운영 및 소통을 약속드립니다"

곽태훈 한국자동차매매사업조합연합회 회장은 1일 서울 서초구 현대차 양재사옥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이며 한 말이다. 대기업의 중고차매매사업 진출을 ‘결사반대'한다는 것이 연합회 입장이다. ‘생계형 적합업종' 지정 여부가 불투명해지면서 중고차 업계의 불안감이 가중된다.

곽태훈 한국자동차매매사업조합연합회 회장이 지난 1일 서울 양재동 현대·기아차 본사 사옥 앞에서 대기업의 중고차 매매업 진출 반대와 중고차 생계형 적합업종 지정을 요구하는 1인 시위에 나선 모습 / 한국자동차매매사업조합연합회
2일 업계에 따르면 생계형 적합업종은 5년간 대기업과 중견기업의 진출이 제한되고, 위반 시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는 등 중소기업 적합업종보다 소상공인 보호가 한층 강화된 제도다. 지난 2019년 2월 28일 중고차 사업에 대한 중소기업 적합업종 지정기간이 6년만에 만료됐다. 이에 중고차 업계는 동반성장위원회에 생계형 적합업종 지정을 신청했다.

생계형 적합업종 지정 유무는 동반성장위원회의 검토 후 중소기업벤처부가 결정한다. 그런데 동반성장위원회는 지난해 11월 ‘부적합' 판정을 내렸다. 중기부는 당초 5월경 결정을 내릴 계획이었지만 가부 판단을 8~9월로 미뤘다. 9월 현재도 내부 의견 정리가 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코로나19 사태 등으로 정상적인 업무가 어렵다는 것이 중기부 입장이다.

중고차 생계형 적합업종 지정 판단이 차일피일 미뤄지며 중고차 업계의 불안감은 점점 커진다. 수입차 브랜드들은 이미 공식판매사(딜러사)를 통해 인증중고차 사업을 활발히 전개한다. 이를 두고 국내 완성차 업체를 대변하는 한국자동차산업협회는 ‘국산차에 대한 역차별'이라며 완성차 업체들의 중고차 시장 진출을 막아선 안된다고 강한 목소리를 낸다.

곽태훈 연합회장은 "최근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중고차 관련 간담회를 통해 ‘대기업의 중고차 시장 진입 허가는 벼룩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우는 것과 같다’는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고, 민주노총, 소비자 단체 등도 우리의 주장에 힘을 싣고 있다"고 말했다.

중고차 업계는 대기업, 특히 완성차 업체들이 중고차 시장에 진출할 경우 중고차 가격 인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본다. 수입 인증중고차의 경우 자체적인 검사와 보증연장 등을 앞세워 가격을 높이는데, 국산차 역시 같은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고 지적한다.

여기에 양질의 중고차 매물을 완성차 업체들이 독점할 것이라는 위기감이 팽배하다. 신차 유통권을 쥐고 있는 완성차 업체들이 좋은 조건의 중고차를 매입할 경우 일반 중고차 매매사업자들이 막을 방법이 없다는 것이 이들 설명이다.

한국자동차매매연합회 관계자는 "국내 완성차 업체들은 판매와 유통까지 담당하는 전세계 유례없는 혜택을 받고 있다"라며 "여기에 중고차 매매까지 하겠다는 이야기가 나온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다"라고 강조했다.

안효문 기자 yomu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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