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쇼핑 플랫폼을 운영하는 스타트업이 ‘MZ세대(밀레니얼세대+Z세대)’ 소비에 힘입어 몸집을 키우면서 투자 업계를 유혹한다. 기술력을 기반으로 오프라인 매장 중심의 쇼핑 문화를 온라인으로 옮겼다는 평가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명품 소비가 늘어난 것도 성장 동력으로 작용했다. 벤처캐피탈들 앞다퉈 이들 플랫폼에 투자를 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2일 벤처캐피탈(VC) 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 여파에도 명품 거래 플랫폼을 운영하는 스타트업들이 투자를 유치하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머스트잇, 발란, 트렌비 등이 대표적이다.

아이클릭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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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트잇은 7월 IMM인베스트먼트, 소프트뱅크벤처스를 비롯해 케이투인베스트먼트파트너스, 메디치인베스트먼트 등으로부터 15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온라인 명품 커머스의 시리즈A 투자로는 최대 규모다.

발란 역시 같은 기간 100억원 규모의 시리즈B 투자를 유치했다. 메가인베스트먼트, SBI인베스트먼트, 위벤처스, 큐캐피탈파트너스, 코오롱인베스트먼트 등이 투자했다. 앞서 발란은 2018년 약 20억원의 시리즈A 투자를 받아 누적 투자유치 금액은 120억원이다.

트렌비는 누적 투자 금액 기준으로 가장 많은 투자를 받은 곳이다. 7월 뮤렉스파트너스, IMM인베스트먼트, 한국투자파트너스, 아주IB투자, LB인베스트먼트 등으로부터 110억원 규모의 시리즈B 투자를 받아 지금까지 총 18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업계는 MZ세대의 온라인 명품 소비를 명품 플랫폼이 성장한 배경으로 꼽는다. 1981~1996년 출생자를 포함한 MZ세대는 자신을 과시하는 ‘플렉스’ 문화를 즐기는 것이 특징이다. 고가 명품 구매에도 적극적이다. 이들은 기본적으로 온라인 쇼핑에 익숙한 세대인 데다 코로나19로 비대면 문화가 확산하면서 플랫폼 이용이 더욱 활발해졌다는 분석이다.

실제 머스트잇은 10대와 20대 고객 비중이 약 72%에 달한다. 연령별 매출 순위도 20대, 10대, 30대 순으로 나타났다. 다른 기업들도 구체적인 수치를 밝히지는 않았지만, 젊은 세대를 새로운 핵심 소비층으로 보고 적극 공략하는 추세다.

머스트잇 관계자는 "MZ세대는 온라인 쇼핑이 익숙한 만큼 명품 구매에 있어서도 온라인 플랫폼을 선호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플랫폼 기업은 이에 발맞춰 인공지능(AI) 등 기술력을 기반으로 서비스 고도화에 나섰다. 고가의 제품을 유통·판매하는 만큼 플랫폼을 지속적으로 개선해나가며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일례로 트렌비는 최근 AI 기술로 상품 최저가 정보를 제공하는 ‘최저가 스캐너’를 운영하고 있다.

트렌비 관계자는 "최적의 명품 쇼핑 루트를 제공하고 더욱 다양한 상품을 선보이기 위해 서비스 고도화에 주력할 계획이다"고 했다.

명품 시장이 점차 커지면서 이들 기업의 성장세는 가속화될 전망이다. 글로벌 컨설팅 업체 베인앤드컴퍼니에 따르면 전체 명품 시장에서 온라인 판매 비중은 2008년 1%에서 2019년에는 12% 수준으로 증가했다. 2025년에는 30%까지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VC업계 한 관계자는 "명품 소비가 온라인을 중심으로 빠르게 확대되는 가운데 명품 플랫폼 스타트업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며 "자체 기술 개발을 통해 편의성을 향상시키고 있다는 점도 경쟁력으로 작용할 것이다"고 밝혔다.

장미 기자 meme@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