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차세대 지능형 반도체 기술개발 사업’에 1조원쯤을 쏟아 붓는다. 세계 최고 수준의 미래 유망 산업용 인공지능 반도체(이하 AI반도체), 원자 수준의 미세공정 기술 등 반도체 신시장을 선도할 핵심기술 확보를 위해서다.

이번 사업은 메모리 중심의 불균형적 산업 구조를 극복하고, 미래 산업에 적용될 AI반도체 상용화 등 시스템반도체 경쟁력을 확보해 흔들리지 않는 반도체 종합강국 실현을 목표로 산업통상자원부·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공동 추진한다.

ETRI와 SK텔레콤이 공동 개발한 연구서버용 AB9(왼쪽), 모바일·IoT 디바이스용 VIC/ ETRI
ETRI와 SK텔레콤이 공동 개발한 연구서버용 AB9(왼쪽), 모바일·IoT 디바이스용 VIC/ ETRI
산업통상자원부는 이와 관련 산·학·연 협력 과제의 수행기관 선정을 3일 완료하고 지원을 시작했다고 이날 밝혔다. 세계 최초·최고 기술 등 도전적 기술개발과 관련된 챌린지 트랙 2개 과제에 대한 협약을 완료하면서 2020년 차세대지능형반도체 기술개발사업 45개 과제가 착수에 돌입했다.

차세대 지능형 반도체 기술개발 사업은 산업부가 2026년까지 5216억원, 과기정통부가 2029년까지 4880억원을 투입한다.

산업부에 따르면 2020년 467억원 등 향후 7년간 민관합동으로 5216억원(국비 4277억원)이 투입된다. AI반도체 상용화 등 시스템반도체 기술개발과 반도체 제조 경쟁력 강화를 위해 10나노 이하의 미세공정용 장비·부품 개발을 위한 과제가 핵심내용이다.

미래 유망 5대 전략분야(미래차·바이오·사물인터넷)가전, 로봇, 공공(에너지 포함)에서 발굴된 수요와 연계한 기술개발 중심으로 과제가 기획됐다.

산업부는 자율주행차량에 탑재될 AI 반도체 등 미래차용 시스템반도체 기술개발을 위해 2020년에 주행 보조AI 반도체(NPU), 차량간 안전거리 확보 등 안전운행 지원 칩 등 10개 과제에 93억원을 지원한다.

코로나19 유행에 따라 시장이 커지는 홈이코노미와 연관된 IoT가전용 AI반도체 등 시스템반도체 기술개발 과제는 초저전력 경량 엣지 디바이스용 AI 반도체, 음성 인식 작동지원 스마트가전용 칩 등 8개다. 2020년에 92억원을 지원한다.

AI 반도체 등 차세대지능형반도체 제조에서는 고성능‧저전력이 핵심요소다. 이를 구현하기 위한 경쟁력의 핵심인 공정 미세화(10나노급)를 위한 미세공정용 장비·부품 기술을 개발한다.

대표적으로 원자 레벨 식각 장비 및 자동 검사 기술, 중성자를 활용한 소프트 에러 검출기술 등 18개 과제에 174억원을 지원한다.

정부는 차세대 지능형반도체 기술개발의 분야간 연계, 성공적 사업 추진을 위해 단일 사업단을 운영한다. 개발된 기술이 최종 사업화 성과로 이어질 수 있도록 공급·수요기업간 협력 플랫폼인 얼라이언스 2.0을 통해 수요 연계를 강화한다.

대기업의 양산라인 등을 활용한 중소기업의 소재·장비를 검증하는 성능평가 사업과도 연계를 강화할 계획이다.

성윤모 산업부 장관은 "시스템반도체는 우리 미래 먹거리를 책임질 3대 신산업 중 하나다"라며 "특히 AI반도체는 디지털 뉴딜을 뒷받침하는 핵심부품으로 정부 뿐만 아니라 산·학·연이 개발에 힘을 모아야 할 시기다"라고 말했다.

정양호 한국산업기술평가원 원장은 "AI반도체는 글로벌 기업 대비 늦은 감이 있지만, 그간 어려움을 극복한 유전자를 바탕으로 기술격차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라며 "관리자가 아닌 조력자로서 아낌없는 지원에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

이광영 기자 gwang0e@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