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원의 오덕이야기] (139)초능력으로 움직이는 로봇군단 '머신 블래스터'

김형원 기자
입력 2020.09.05 11:55
우리가 흔히 말하는 '오덕'(Otaku)은 해당 분야를 잘 아는 '마니아'를 뜻함과 동시에 팬덤 등 열정을 상징하는 말로도 통합니다. IT조선은 애니메이션・만화・영화・게임 등 오덕 문화로 상징되는 '팝컬처(Pop Culture)' 콘텐츠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가고자 합니다. 어린시절 열광했던 인기 콘텐츠부터 최신 팝컬처 분야 핫이슈까지 폭넓게 다루머 오덕의 가려운 부분을 긁어 줄 예정입니다. [편집자주]

1976년작 슈퍼로봇 애니메이션 ‘브로커 군단4 머신 블래스터(ブロッカー軍団IV マシーンブラスター)’는 주역 로봇이 무려 4대나 등장하는 것이 특징이다.

1950년대 ‘철인28호'부터 1970년대 ‘마징가Z’까지 대부분의 슈퍼로봇 작품은 주인공급에 해당하는 로봇이 단 한대만 등장하는 것이 일종의 상식이었다. 머신 블래스터는 영웅적인 로봇 수를 늘리고 힘을 합해 적을 무찌르는 등 ‘파워레인저(슈퍼전대)’와 유사한 특촬 전대물 요소를 슈퍼로봇에 접목시킨 것으로 보인다.

’브로커 군단4 머신 블래스터’ 사운드트랙 패키지 일러스트 / 야후재팬
머신 블래스터와 가까운 시기 1대가 아닌 여러대의 로봇이 등장하는 작품으로는 1981년작 ‘육신합체 갓마즈'가 있다. 하지만, 이 작품 역시 6대의 로봇이 합체해 하나의 주인공급 슈퍼로봇으로 변신하는 구성이다. 4대가 제각기 활약하는 머신 블래스터는 지금 시점에서도 조금은 특이한 슈퍼로봇 작품으로 분류할 수 있다.

브로커 군단4 머신 블래스터 음반 패키지 / 야후재팬
머신 블래스터 애니메이션 판권은 ‘일본애니메이션'이 소유했지만, 실제 작품 제작은 아시(葦)프로덕션이 담당했다. 아시 프로덕션은 본래 ‘독수리오형제' 제작사로 이름난 타츠노코 프로덕션에서 독립한 애니메이션 제작사다. 1975년 설립된 아시 프로덕션은 타츠노코에서 독립하자마자 슈퍼로봇 작품인 ‘브로커 군단4 머신 블래스터’ 제작을 맡은 셈이다.

머신 블래스터 공격 기술 ‘원월회전' / 야후재팬
머신 블래스터에서 4대의 로봇이 등장한 까닭은 다른 슈퍼로봇 애니와 ‘차별화'시키기 위해서다. 일본 애니업계에 따르면 당시 아시 프로덕션은 주인공급 로봇을 다수 등장시키고 4대의 로봇이 회전하며 적을 공격하는 원월회전(円月廻転) 등 이전 작품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연출을 시도했다.

타츠노코 출신 제작자들이 만든 탓에 캐릭터는 ‘독수리오형제'와 ‘타임보칸' 등 타츠노코 작품 캐릭터 디자인과 닮은꼴이다. 작품 속 해저제국 여왕 ‘헬퀸'의 금발에 가면을 쓴 모습은 타임보칸 속 여성보스 ‘마죠'를 떠올리게 한다.

애니 머신 블래스터는 제작자들이 의욕적으로 만든 작품이지만 평가는 그리 좋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당시 인기작은 50편이상 구성으로 1년쯤 방영되는 것이 보통이지만, 머신 블래스터는 1970년대 로봇 애니로서는 다소 짧은 38편에 이야기를 마무리 했다.

머신 블래스터 장난감 / 야후재팬
머신 블래스터 애니메이션 제작비를 투자한 곳은 지금은 없어진 장난감 제조사 ‘타케미'다. 회사는 머신 블래스터 로봇 4대와 아스트로 기지 등을 장난감으로 제작해 판매했다.

애니메이션 ‘브로커 군단4 머신 블래스터’는 깊은 바다를 거점으로 한 ‘해저제국 모글'이 지상을 정복하기 위해 침공을 시작한다는 것으로 이야기를 시작한다.

호죠 박사는 해저제국의 침략을 예상하고 4대의 슈퍼로봇을 설계하지만 모글의 습격으로 죽음을 맞이한다. 호죠 박사의 친구 ‘유리 겐라이' 박사는 호죠의 설계도를 바탕으로 슈퍼로봇 머신 블래스터를 완성시킨다. 유리 박사는 초능력자만이 로봇을 조종할 수 있는 탓에 ‘아스카 텐페이' 등 4명의 초능력자를 모집하고, 슈퍼로봇 머신 블래스터로 해저제국 군단에 맞서 싸운다.

모글 제국의 사람들은 본래 외계인이다. 설정에 따르면 화성과 목성 사이에 존재했던 혹성에 살았지만 2억년전 자신들의 별이 폭발하면서 지구의 북극 바다 속에 기지를 만들어 생활해 왔다. 모글인은 오랫동안 해저에서 생활한 탓에 강한 태양빛에 약하다. 때문에 지상 침략에는 동물모양의 로봇 ‘카이붓타'에 탑승해 공격을 진행한다.

애니메이션에는 드라마적인 요소도 녹아있다. 주인공 아스카는 사실 모글인과 지구인의 혼혈이다. 부모없이 자란 탓에 자신의 출생배경은 알지 못한채 성장했다. 아스카는 300년전 모글을 탈출해 지상인이 된 과학자 노스트라의 자손이라는 설정이다. 주인공은 모글 혼혈인 탓에 브로커군단에서 가장 뛰어난 초능력 가졌다.

’헬산드라'(왼쪽), ‘헬퀸' 팬아트 / FC2
헬퀸에 이어 모글제국의 여왕으로 오른 ‘헬산드라'는 주인공 아스카에게 사랑의 마음을 품고 만다. 하지만 그녀의 사랑은 이루어지지 못한채 모글 기지와 더불어 자폭하는 것으로 죽음을 맞이하고 만다.

외계 기술로 만들어 ‘초능력'으로 움직이는 슈퍼로봇 ‘머신 블래스터'

슈퍼로봇 ‘머신 블래스터'는 유리 박사가 해저제국 모글의 침략으로부터 인류를 지키기 위해 만들었다. 유리 박사는 로봇과 함께 대형 이동기지 ‘아스트로'를 함께 건조했으며, 모글에 맞서 싸우기 위해 2만명 이상의 병력을 모집했다.

브로커 군단4 머신 블래스터 일러스트 / 야후재팬
머신 블래스터는 모글인에게 죽음을 당한 호죠 박사가 설계했지만, 로봇 제조에 바탕이 된 기술은 300년전 지상으로 온 주인공의 선조 노스트라 박사가 남긴 고문서를 통해 얻은 것이다. 참고로, 슈퍼로봇 머신 블래스터는 파일럿의 초능력(에레파스)의 강도에 따라 전투력이 결정된다.

머신 블래스터는 1호 ‘로보클래스', 2호 ‘블루시저', 3호 ‘선다이오', 4호 ‘보스파르타'로 구성됐다.

머신 블래스터 / 야후재팬
주인공 아스카가 탑승하는 ‘보스파르타'는 크기 25미터, 중량 110톤의 거대 로봇이다. 브로커군단 중 가장 초능력이 강한 아스카가 조종하는 만큼 나머지 로봇 3대보다 전투력이 강하다. 강한 전투력을 가졌지만 이름에 ‘보스'가 붙었지만 팀을 이끄는 리더 로봇은 아니다.

머신 블래스터 로봇은 머리 부분에 소형 전투기를 탑재한 것이 특징이다. 전투기 이름은 ‘프리덤'이며, 로봇 별로 1~4까지 숫자가 로마자로 새겨졌다.

머신 블래스터 로봇은 활동시간에 제약이 있는 것이 특징이다. 제작사는 로봇이 초능력 에레파스로 움직이기 때문에 가동시간에 한계가 있다는 설정을 붙였다. 이는 일본의 인기 특수촬영 드라마 ‘울트라맨'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해석된다.

김형원 기자 otakukim@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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