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중국 법인에서 TV 사업을 총괄한 중국인 현지 임원이 화웨이로 이직한 것으로 알려졌다.

10일 중국 매체 경제관찰보 등 현지 언론은 류쥔광(劉峻光·한국명 유준광) 전 삼성전자 부총재가 화웨이로 이직해 중국 지역 스마트TV 사업을 담당하고 있다고 화웨이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류쥔광 전 삼성전자 중국 가전부문 상무가 2017년 7월 14일 중국 베이징에 위치한 산수미술관에서 열린 삼성 ‘더 프레임’ 론칭 행사장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삼성전자
류쥔광 전 삼성전자 중국 가전부문 상무가 2017년 7월 14일 중국 베이징에 위치한 산수미술관에서 열린 삼성 ‘더 프레임’ 론칭 행사장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삼성전자
중국인인 류씨는 삼성전자에서 10년 이상 근무하며 TV 마케팅 부총경리, 삼성전자 중국 지역 부총재, 중화권 소비자가전부문 수석시장관 등을 맡았다. 부총재는 중국 삼성그룹 내 중국인 가운데 가장 높은 직급이다.

경제관찰보는 화웨이가 류씨의 이직 사실을 다음 주에 정식 발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류씨는 2017년 7월 14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삼성전자 ‘더 프레임’ 론칭 행사에서 모습을 드러낸 적 있다. 당시 류씨는 더 프레임이 스마트홈의 일부분으로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 매체는 류씨의 이직이 삼성전자의 중국 내 TV 사업 축소와 관련이 있다고 분석했다.

삼성전자는 중국에 남은 유일한 TV 생산라인인 톈진 공장의 문을 11월쯤 닫는다. 글로벌 공급망 효율화 차원이다.

톈진 공장은 중국 내수용 물량을 전담 생산했다. 현지 근무인력이 300명 정도다. 삼성전자는 이들의 관계사 전환 배치 및 재취업 지원 등 가동 중단 후 지원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조사업체 IHS 마킷에 따르면 삼성전자 TV는 14년 연속 글로벌 TV 시장 1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중국 시장에서는 샤오미, 하이센스, 스카이 워스, 콘카 등 중국 TV 브랜드가 부상하면서 경쟁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다. 중국 TV 시장에서 삼성전자 점유율은 4.8%(매출 기준)로, 하이센스(17.2%)나 스카이워스(14.9%), 샤오미(14.5%), TCL(14.4%) 등 중국 업체에 밀려 고전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현지 언론 보도에 대해 사실 여부를 확인 중이다"라고 말했다.

이광영 기자 gwang0e@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