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의 화웨이 추가 제재로 화웨이에 반도체를 공급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한국 기업이 시련을 겪을 것이라고 중국 매체가 보도했다.

중국 관영 글로벌 타임스는 11일 "삼성과 SK하이닉스는 이번 제재에 대응해 미 상무부에 화웨이 수출 허가 신청했다"며 "이는 화웨이의 이익보다 양사가 큰 고객을 잃을 것을 걱정하고 있어서다"라고 분석했다.

중국 심천 화창베이에 위치한 휴대폰 판매점 앞에 삼성과 화웨이 간판이 나란히 걸려 있다. / IT조선 DB
중국 심천 화창베이에 위치한 휴대폰 판매점 앞에 삼성과 화웨이 간판이 나란히 걸려 있다. / IT조선 DB
이 매체는 "만약 두 회사가 화웨이에 반도체를 공급할 수 없게 된다면 시련을 겪게 된다"며 "미 제재는 화웨이는 물론 세계 산업 사슬에 포함된 기업에도 어려운 시기를 맞게 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화웨이에 반도체 공급을 끊는 조치로 일부 기업은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해야 할수도 있다""며 "화웨이 같은 큰 고객을 잃고 싶어할 기업은 없다"고 덧붙였다.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2019년 삼성전자 매출에서 화웨이가 차지하는 비중은 3.2%다. 7조3700억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SK하이닉스는 화웨이 관련 매출이 전체 11.4%로 3조원쯤이다.

샹리강 베이징 정보소비연대 사무총장은 글로벌타임스에 "한국기업들은 화웨이에 대한 공급을 끊는 것을 분명 원하지 않지만, 트럼프 행정부가 이들을 괴롭힐 것을 우려한다"며 "한국 기업이 화웨이에 대한 공급을 장기간 중단할 경우 중국 시장을 완전히 잃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샹 사무총장은 "화웨이에 대한 미 제재는 명확한 법과 규정이 아닌 정부의 행정명령이다"라며 "11월 치러질 미 대선 결과에 따라 지속 여부가 결정될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이광영 기자 gwang0e@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