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9000건 넘어…작년 8월엔 300여건 그쳐

MZ세대(밀레니얼·Z세대)가 투자 문턱을 낮추고 ‘초개인화’에 나선 AI투자로 눈을 돌리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AI투자 애플리케이션 ‘파운트’는 펀드 누적가입 규모는 올해만 약 4배 증가했다. 투자일임 서비스를 진행하는 ‘핀트’는 지난 8월 한 달간 신규 계좌 수 건수가 9055건에 달한다. 지난해 동월 300여건과 비교해 무려 23배 늘었다.

서비스 이용자의 다수는 MZ세대로 불리는 2030세대다. 파운트는 투자자의 약 60%가 2030세대며, 핀트는 85% 이상이다.

 AI투자 또는 RA에 참여하는 투자자 다수가 2030세대다. /파운트
AI투자 또는 RA에 참여하는 투자자 다수가 2030세대다. /파운트
2030세대의 투자 참여는 AI덕이다. AI가 투자자 성향을 파악하며, 성향에 맞는 포트폴리오를 제공한다. 포트폴리오도 국내외 동향을 고려하여 AI가 작성한다.

파운트의 AI ‘블루웨일’은 전 세계 경제 데이터 및 시장지표 500여개를 조합하여 5만개가 넘는 시나리오를 분석해 포트폴리오를 만든다. 핀트의 ‘아이작’은 계좌별 매매도 진행하며, 매매타이밍을 계속해서 학습하며 수익률을 높이고 있다.

투자에 AI를 활용하는 것은 새로운 개념이 아니다. 2017년 전후로 등장한 초기 로보어드바이저(RA)는 포트폴리오 제안에 그쳤다. 반면, 최근 등장한 AI는 투자자에 초점이 있다. 투자에도 초개인화 시대가 열리며, 2030세대가 참여하기 시작한 것이다.

여기에 핀트는 직관적이고 간편한 유저 인터페이스로 구성해 2030의 참여를 이끌었다. RA업계 최초로 글로벌 디자인 상인 ‘iF 디자인 어워드’ 본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핀트를 서비스 중인 디셈버앤컴퍼니자산운용은 "대다수 금융 애플리케이션은 숫자가 지나치게 많았다. 고객에게는 스트레스 요인이다"며 "투자가 즐거울 수 있도록 필요한 정보만 직관적으로 보여주기 위해 노력했다"라고 설명했다.

 핀트는 직관적인 UI를 통해 젊은 세대를 사로잡았다. /디셈버앤컴퍼니자산운용
핀트는 직관적인 UI를 통해 젊은 세대를 사로잡았다. /디셈버앤컴퍼니자산운용
낮아진 자본 문턱도 2030세대의 눈길을 끄는 데 큰 역할을 했다. 파운트와 핀트의 최소 투자금액은 각 10만원, 20만원이다. 많은 투자가 적게는 수백만원대의 초기자본이 필요한 점을 고려하면 크게 낮아진 수치다.

최소 투자 금액은 낮지만, AI기반의 쉬운 투자에 다시금 참여하는 비율이 높다. 파운트 관계자는 "재투자비율은 90%가 넘는다. 이후 투자 형태는 다양하다. 단기 투자에 집중하기도 하고, 투자 금액을 크게 늘리기도 한다"라고 전했다.

2030세대의 AI투자는 이어지지만, AI 기반 RA가 만능이 아니라는 지적도 있다. 한 금융 관계자는 "RA는 정보가 부족한 일반 고객을 위해 AI가 대신 분석하는 것"며 "재테크에 관심은 많지만, 여유가 없는 2030세대에게 적합하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RA는 단기투자보다 장기투자에 적합하며, 높은 수익률보다는 안정적인 면을 고려하고 참여해야한다"라고 덧붙였다.

AI투자 애플리케이션 파운트와 핀트가 2030세대에 인기몰이를 시작했다. /IT조선
AI투자 애플리케이션 파운트와 핀트가 2030세대에 인기몰이를 시작했다. /IT조선
<용어설명> AI투자
투자자 성향 파악, 포트폴리오 작성, 실제 투자 등 모든 과정에 AI가 참여하는 투자를 말한다. 투자일임의 경우, AI가 매입과 매수 시점도 결정하고 수행한다. 포트폴리오 제시에 그친 기존 로보 어드바이저(RA)보다 기술적으로 발전한 투자 방식이다.

송주상 기자 sjs@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