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가 기업용 메신저 시장에 뛰어들었다. 코로나19로 재택근무가 확산하면서 늘어난 협업툴 수요를 잡겠다는 목표다. 카카오톡을 닮아 누구나 쉽게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을 경쟁력으로 내세워 시장을 공략한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16일 기자 간담회를 열고 종합 업무 플랫폼 ‘카카오워크’를 출시한다고 밝혔다. 이날 무료 버전을 우선 공개하고 오는 11월 25일 과금 모델을 적용한 기업용 유료 버전(스탠다드·프리미엄·엔터프라이즈)을 출시할 예정이다.

백상엽 카카오엔터프라이즈 대표가 발표하고 있다. / 카카오엔터프라이즈
백상엽 카카오엔터프라이즈 대표가 발표하고 있다. / 카카오엔터프라이즈
백상엽 카카오엔터프라이즈 대표는 "카카오워크는 모든 업무를 종합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플랫폼이다"며 "일은 카카오워크에서 일상은 카카오톡에서 할 수 있도록 카카오톡과 함께 새로운 모습으로 다가가겠다"고 설명했다.

카카오워크로 업무와 일상을 분리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카카오톡을 통해 쌓아온 메신저 서비스 노하우를 카카오워크에 적용했다. 카카오워크는 카카오톡의 사용자 인터페이스(UI)를 활용해 누구나 쉽게 쓸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카카오 계정을 연결하면 카카오톡에서 구매한 이모티콘도 사용 가능하다.

카카오워크는 대화 기능 외에도 전자결재, 근태관리, 화상회의 등 다양한 업무용 기능을 갖췄다. 첫번째 탭에서는 회사 조직도와 전체 임직원 목록을 통해 직원을 검색하고 해당 직원의 근무 시간이나 휴가 여부 등을 확인할 수 있다. 두번째 탭은 채팅방, 세번째 탭은 다른 서비스와의 연결 등을 제공한다.

그룹 채팅방에는 멤버를 초대하고 내보내는 멤버 관리 기능이 있다. 새로운 멤버를 초대하면 새 멤버도 해당 대화방의 이전 대화를 볼 수 있다. 누가 메시지를 읽었는지 확인도 된다. 또 답변하기 애매한 상황에 대응할 수 있도록 ‘좋아요’ 등 이모지 기능을 탑재했다.

또 다른 기능은 ‘할 일’ 등록이다. 대화 중 특정 메시지를 바로 선택하면 할 일 리스트에 등록되고, 할 일은 모바일 두번째 탭 상단에 고정메뉴로 노출된다. 이석영 카카오엔터프라이즈 부사장은 "업무용 메신저로 수많은 요청과 지시가 오간다"며 "별도로 메모하는 등 개인적으로 관리할 필요가 없도록 할 일 기능을 넣었다"고 설명했다.

카카오워크 세번째 탭에서는 기업 내부 시스템은 물론 IT기업에서 널리 활용하고 있는 지라(Jira), 깃허브(GitHub) 등 다양한 솔루션과 연결 기능을 제공한다. 카카오워크는 기업이 자사 시스템을 메신저에 자유롭게 연결할 수 있는 커스텀 봇 개발환경을 제공할 예정이다.

카카오워크 기능 예시 / 카카오워크 홈페이지 갈무리
카카오워크 기능 예시 / 카카오워크 홈페이지 갈무리
"진정한 AI 비서를 만나세요"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카카오가 보유한 AI와 검색 기술력을 카카오워크에 집약했다.

모든 채팅방에 AI 어시스턴트 ‘캐스퍼’를 탑재해 메시지를 주고받다가 궁금한 사항이 생기면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캐스퍼 내일 서울 날씨는 어때?" 등의 명령어를 대화창에 입력하기만 하면 된다. 아울러 과거의 대화나 자료를 손쉽게 찾을 수 있도록 통합 검색 기능을 탑재했다.

백 대표는 "캐스퍼는 현재 날씨, 장소 등 정보 제공 중심이지만 향후 조직 또는 개인 업무 비서 형태로 발전할 예정이다"며 "영화 어벤져스나 HER에 나오는 AI 비서처럼 업무와 혁신을 돕는 친구로 성장시키는 게 목표다"고 했다.

기업이 원하는 높은 수준의 보안 기술도 적용했다. 기업용 종단간 암호화 기반 메시징을 포함한 종합 보안시스템 카카오 워크 E3 시스템을 적용해 보안 환경을 구축했다. 모든 데이터는 클라우드에 암호화돼 저장된다.

카카오워크는 향후 기업용 솔루션을 판매하는 마켓 플레이스도 제공할 계획이다. 우수한 소프트웨어를 가진 벤처 기업이 판매 채널을 확대할 수 있도록 돕겠다는 구상이다.

백상엽 대표는 "우수한 벤처 기업들과 상생하는 마켓 플레이스를 구축하고 기존에 사용하던 IT 시스템과 내게 필요한 다양한 기능을 직접 커스텀할 수 있는 쉬운 IT 환경을 제공하겠다"며 "그동안 어렵게 여겨왔던 ‘디지털 혁신’을 카카오워크에서 경험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밝혔다.

장미 기자 meme@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