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 출신 박보성 루니미디어 대표가 PC 패키지게임 주목한 이유

오시영 기자
입력 2020.09.21 06:00
루니미디어, PC방 패키지게임 유통 플랫폼 ‘루니파크’ 4분기 출시
PC방·개발사·이용자 모두 웃는 생태계 구축이 목표

게이머들은 PC방에서 리그 오브 레전드, 피파 온라인4, 서든어택 등 ‘PC 온라인게임’을 주로 즐긴다. 게임 업계의 무게추가 모바일게임쪽으로 기울자, 즐길만한 PC 온라인게임 신작을 찾아보기 어려워졌다.

박보성 루니미디어 대표는 PC 패키지게임을 앞세워 PC방 지형에 새바람을 일으키려고 한다. 루니미디어는 4분기에 PC게임 유통 플랫폼 ‘루니파크’를 출시한다. PC방 요금만 내고 PC 패키지게임을 자유롭게 즐기는 서비스다. 박 대표가 해외 게임 퍼블리셔·개발사와 직접 계약해 라이선스 문제를 해결했다.

박보성 루니미디어 대표 / 루니미디어
루니파크 서비스에는 톱 레벨 패키지게임 회사 및 플랫폼 회사에서 일했던 박 대표의 경력이 고스란히 녹았다.

박 대표는 2009년~2014년에 북미 게임사 테이크투 인터랙티브에서 일하며 문명5, GTA5 등 대작 게임을 유통·마케팅했다. 엑스엘게임즈와 문명온라인, 넥슨과 프로야구2K온라인 관련 계약 체결 경험도 있다.

평소 플랫폼 사업에 관심이 있던 박 대표는 게임사 퇴사 후 2014년~2016년에는 페이스북 아시아 본부(싱가포르 소재) 글로벌게이밍 부서에서 일했다. 2017년부터는 스타트업 루니미디어를 창업해 대표로 활동한다. 그에게 PC방 패키지게임 유통 플랫폼 루니파크의 이모저모를 물었다.

― PC방에는 온라인게임을 즐기는 사람이 많은데, 루니미디어는 왜 PC 패키지게임을 즐기는 서비스를 선보이려는 것인가.

한국 PC방은 세계에서 손꼽는 수준의 PC와 환경을 갖췄다. 하지만 최근 게임 업계 지형이 모바일게임 쪽으로 기울면서 PC 온라인게임 신작이 나오지 않아 PC방에서 즐길 수 있는 게임이 다소 제한적이었다. 실제로 업계도 이 현상을 우려하는 상황이다.

테이크투에서 일할 때 집에서 고성능 PC를 갖추지 않은 게이머를 위해 패키지게임을 부담 없는 시간제 과금으로 제공하는 사업을 검토하고 추진했다. 세계 게임사가 한국 PC방 사업에 관심을 보였지만, 그들이 개발한 게임을 그대로 출시할 수 있는 플랫폼이 없었다.

이런 상황에서 콘텐츠를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유통망과 플랫폼을 갖춘다면 게임사, PC방, 게이머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루니미디어 런처 / 루니미디어
― 루니미디어가 PC방에 보급되면 온라인게임 중심 PC방 이용자를 PC 패키지게임으로 유인할 수 있다고 보나. 어떤 파급력이 있을까.

루니파크 플랫폼을 사용하면 PC방에서 패키지게임을 즐길 때 발생하는 문제점을 다수 해결할 수 있다. 회원가입만 하면 PC방에서 출시 시점 기준으로 24종이 넘는 게임을 바로 즐길 수 있다. 또한 클라우드 세이브 기능을 제공해 루니파크 가맹점이라면 언제 어디서든 게임을 이어서 즐길 수 있다. 당장 시장의 인식을 바꾸는 것은 쉽지 않겠지만, 코어 게이머에게는 충분히 매력적으로 다가갈 수 있으리라 본다.

게임을 여럿 제공해 다양한 이용자 취향을 만족시키기 용이하므로, PC방 업계가 추가 매출을 올릴 수 있는 수단이 될 것으로 본다. 종량 과금제, 대용량 전용 배포시스템을 갖춘 저장장치인 ‘루니서버’ 등 각종 시스템도 마련했다.

― 루니미디어는 2017년 탄생한 스타트업인데, 해외 게임사와 일일이 계약하는 것이 어렵지는 않았나.

많은 해외 게임사가 한국 시장을 세계에서 손꼽히는 매력적인 시장으로 여긴다. 최근 한국어화를 거쳐 발매하는 작품이 점점 많아지는 것도 이런 이유다. 하지만 한국 게임 시장의 특수성과 독특한 PC방 환경 때문에 PC방에 진출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루니파크와 손잡으면 각종 장애요소를 안정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점을 들어 설득했다.

이를테면, 한국 법과 충돌이 일어나지 않도록 루니파크 솔루션 내에 자체 셧다운 시스템을 적용하고, 과몰입 방지 메시지를 송출하도록 조치했다. 이런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현재 루나미디어 뿐이다. 이런 차별화한 장점과 특징 덕에 파트너 신뢰를 얻었다고 생각한다.

물론 과거에 글로벌 대형 게임사에서 일했을 때의 경험과 네트워크도 도움이 됐다.

― 향후 플랫폼에 게임을 추가하는 기준은 어떻게 잡았나. 어느 정도 주기로 게임을 추가할 예정인가.

2020년 9월 기준으로 루니파크는 게임 24개를 제공한다. 4분기에 상용화한 이후 게임을 더 많이 추가할 예정이다. 진행 중인 내·외부 프로세스가 마무리되면, 콘텐츠가 훨씬 많아질 것으로 본다.

게임을 추가하는 기준이나 주기를 따로 정하기보다는 이용자가 흥미롭게 즐길 수 있는 콘텐츠부터 차례로 제공할 예정이다. 다만 모든 PC방이 똑같은 환경을 갖춘 것은 아니므로, 어떤 상황에서도 게임을 안정적으로 실행할 수 있도록 내부에 구축한 QA 정책으로 안정성을 철저히 검증할 예정이다.

― 워낙 생소한 시스템이라, 초기 이용자를 끌어들이기 위해 홍보, 마케팅이 매우 중요할 것 같다. 어떤 전략을 세웠나.

우선 PC방 업계와 게임 이용자가 루니파크 서비스를 경험해볼 수 있도록 전국에서 베타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테스트는 전국 PC방 150개쯤에서 진행하고 있는데 피드백이 매우 긍정적이다. 출시 시점에는 테스트에 참여했던 PC방에 추가 혜택을 제공할 예정이다. 향후 가맹 PC방 대상 토너먼트 대회 등 업계와 이용자가 모두 참여하는 행사를 개최하고 싶다.

가맹 PC방에서는 바탕화면에서 ‘루니파크 대시보드’를 만나볼 수 있다. 이는 게임의 면면을 한 눈에 확인하는 일종의 ‘메뉴판’같은 역할을 한다. 대시보드에서 수시로 추가하는 게임과 게임 행사, 홍보 행사 등도 함께 안내할 예정이다. 보통 게임 이용자는 PC방 바탕화면에 각종 배너나 이미지가 나오는 것을 선호하지는 않으나, 루니파크 대시보드는 PC 환경에 따라 디자인이 자동으로 바뀌어 가독성과 접근성을 동시에 갖췄다.

PC방 컴퓨터 바탕화면에 루니파크 대시보드가 표시된 모습 / 루니미디어
― 중소·인디게임사 작품도 플랫폼에서 선보일 계획을 밝혔는데, 이유가 무엇인가. 게임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과, 상업적으로 유의미한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보는지 알려달라.

인디게임사와 만났을 때, 이들이 게임 유통 판로 확보와 마케팅을 어려워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인디 게임 콘텐츠를 PC방에 공급하기 위해서는 대형 게임 퍼블리셔와 계약을 맺어야 하나, 쉬운 일이 아니다.

루니파크는 인디게임사에게 새 채널인 PC방 유통의 기회를 열어주고, 공정한 수익 분배 체계를 갖춰 판로를 만들어준다. 인디 개발사는 이 과정에서 시간 과금 매출과 이용자층을 확보한다. 콘텐츠도 홍보할 수 있다. 향후 인디게임 전용 섹션, 큐레이션 시스템 등을 구축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 최근 코로나19 확산으로 PC방이 문을 닫으면서 출시에 어려움을 겪지는 않나. 어떤 대책을 세웠나.

코로나19 확산으로 PC방 업계가 어려움을 겪는 상황이다. 하지만 PC방 업계는 어려운 환경에서도 항상 대형화, 고급화 정책을 펼치며 오히려 고사양 패키지게임을 즐기기 좋은 환경을 갖췄다.

루니미디어가 해야 할 일은 어려운 시기에 잘 이겨내고 있는 PC방에 이용자가 더 즐길 수 있는 게임을 공급하는 것을 목표로 서비스 완성도를 높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다양한 지원, 혜택을 제공해 PC방 업계와 상생하는 서비스로 거듭나고 싶다.

― 루니미디어가 루니파크로 이루고 싶은 궁극적인 목표는 무엇인가.

루니파크 서비스는 PC방, 게임 개발사, 게이머 모두가 이득을 얻는 모델을 핵심으로 제시했다. 루니파크 서비스로 PC방은 콘텐츠 다양성을, 개발사는 새로운 매출원과 이용자를 확보할 수 있다. 이용자는 쾌적한 PC방 환경에서 다양한 장르 게임을 즐길 수 있다. 이렇게 PC게임 유통 생태계의 구성원이 새 플랫폼으로 이점을 얻고 새 기회를 찾도록 하고 싶다.

이에 더해 새 문화를 구축하는 회사로 발전하고 싶다. 게임사와 공식 계약을 맺고 이를 바탕으로 공정한 수익 분배 비율을 협의하는 등 기존에는 없었던 건전한 게임 유통 프로세스를 만드는 기업, 소규모 게임사와도 손잡고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해 새 트렌드를 만드는 기업으로 자리 잡았으면 좋겠다.

오시영 기자 highssam@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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