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Q 인터뷰] '넷플릭스 인사이트' 이호수 저자

차주경 기자
입력 2020.09.19 09:00
넷플릭스 인사이트, 이 책은

넷플릭스 콘텐츠를 즐겨 보던 이호수 저자는 문득 떠올렸다. 넷플릭스가 다른 OTT(Over The Top, 인터넷 콘텐츠 서비스)와 결이 많이 다르다는 것을. 예사롭지 않은 기업이라는 것을 깨달은 저자는 자료를 모으고 연구를 거듭했다. 비즈니스와 기술 측면에서 균형 잡힌 시각으로 보려 노력했다.

이호수 저자는 점점 넷플릭스에 빠져들었다. 마침 이호수 저자는 40여년간 정보통신업계에서 비즈니스와 기술 경험을 쌓아온 이였다. 그 이해의 기반에 넷플릭스가 품은 혁신이 더해지자 연구 결과의 윤곽이 보였다.

넷플릭스 인사이트 / 21세기북스
이호수 저자의 연구 결과를 들은 주변 사람들은 입을 모아 "혼자만 알고 있지 말고, 이 파괴적 혁신을 다른 사람과 공유할 수 있게 책을 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저어했다. 생각과 기도를 거듭한 이호수 저자는 넷플릭스의 연구 결과를 객관적 관점으로 정리하려 1년간 추가 작업을 거쳤다.

그 결과가 ‘넷플릭스 인사이트’다. 이호수 저자는 넷플릭스의 기업 문화, 경쟁력, 기술을 보고 판단하는 통찰력을 분석해 이 책에 실었다. 넷플릭스가 단기간 세계 엔터테인먼트 업계 거인으로 자라난 과정을 상세히 분석해 이 책에 담았다.

이호수 저자는 말한다.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이 넷플릭스의 성장 비결을 이해하면, 다른 산업과 기업의 성장도 이끌 수 있을 것이라고. 저자가 참고한 문헌 목록만 20페이지가 넘을 정도로 알찬 내용을 담았다.

"평생 혁신 기업에서 변화를 목격하고 개혁을 주도한 인공지능의 산 증인, 저자가 뽑은 성공의 롤 모델 넷플릭스의 비밀을 흥미진진하게 공개한 역작이다. 코로나19 이후 아무도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시대의 승자가 되려는 기업인과 학생에게 필독을 권한다." (최양희 전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서울대학교 교수

저자 이호수에게 책에 대해 5개의 질문을 던졌습니다.

Q1 저술 동기가 궁금합니다.

-처음에는 넷플릭스에 대한 책을 쓸 계획이 없었다. 2019년 초 넷플릭스를 보다 ‘서비스 결이 좀 다르다’는 생각에 서너달쯤 넷플릭스를 연구했다. 비즈니스, 기술 및 혁신에 대해 많이 이해하게 되니, 우리 기업이나 스타트업이 참고할만한 점이 많다는 것을 알았다.

한국 OTT가 발전하려면 넷플릭스에 대한 피상적인 지식을 넘어 더 넓게, 깊게 이해해야 한다. 성장 스토리, 통계 등 파편화된 지식이 아니라, 넷플릭스의 기술이며 비즈니스 혁신 등 전체적 시각으로 바라봐야 한다. 이를 잘 정리해 한권의 책으로 내려 했다.

Q2_아직도 OTT의 개념을 어려워하는 분이 많습니다. 쉽게 설명해주세요.

2000년대 중반까지도 미디어 콘텐츠는 대부분 케이블 TV, 방송사 네트워크로만 전송했다. 이 경우 시청자는 방송사가 정한 시간에 상영하는 정해진 프로그램만 봐야 한다. 2010년 전후 등장한 OTT는 미디어 콘텐츠를 ‘인터넷’으로 전송한다. 네트워크나 플랫폼 제한 없이 다양한 기기로 볼 수 있다. 넷플릭스, 유튜브, 훌루, 티빙이 대표적이다.

미디어 콘텐츠를 인터넷으로 유통하면, 시청자는 시간 제약 없이 다양한 콘텐츠를 볼 수 있다. OTT 플랫폼 종류도 많아졌다. PC에서 스마트폰, 태블릿 PC, 스마트TV와 게임기로도 미디어 콘텐츠를 볼 수 있다. 이들 장점 덕분에 OTT 서비스는 지금도 확장하고 있다.

Q3_넷플릭스의 책을 저술하시면서 가장 놀란 부분은 어떤 부분이었습니까?

넷플릭스 책을 쓰려 많은 자료를 접하고 분석하니, 다른 기업에서 찾기 어려운 뛰어난 부분을 여럿 발견했다. 가장 탁월한 부분은 넷플릭스가 가진 ‘기술과 비즈니스 통찰력’과 ‘미래에 대한 선견력’이다.

넷플릭스 대표 서비스, 예컨데 2007년 출시한 비디오 스트리밍 서비스나 2013년 공개한 오리지널 콘텐츠 등을 기획하려면 기술과 비즈니스 면에서 극한의 통찰력·선견력을 발휘해 적어도 몇년 앞을 볼 수 있어야 합니다. 자료를 종합해 보면 넷플릭스는 이들 서비스를 대략 5년 전부터 기획하고 추진한 것으로 추정된다.

발전 속도가 매우 빠른 디지털 기술 부문에서 몇년 앞 예측은 쉽지 않다. 심지어 디지털 기술, 미디어, 문화 등이 복잡하게 엮인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하는 넷플릭스가 몇년 앞을 내다본다는 것은 사실 불가능에 가깝다.

실제로 글로벌 OTT 기업 디즈니 플러스, HBO 맥스, NBC유니버셜 피콕 등은 대부분 2019년 말부터 OTT 사업을 시작했다. 2007년 출범한 넷플릭스보다 십년 이상 뒤쳐졌다. 콘텐츠 라이브러리 면에서 다른 OTT 기업이 넷플릭스와 경합할수 있을지 모르겠으나, 기술과 비즈니스의 통찰력·선견력 면에서는 많은 차이가 있다고 판단한다.

Q4_저자가 직접 추천하는 책의 문장 3개를 독자들과 공유해주세요.

책 앞부터 아래 3 단락을 뽑았다.

[27쪽: 곁눈을 팔지 않는 넷플릭스의 무서운 집중에 대한 단락]
애초에 넷플릭스가 꿈꾸는 사업의 핵심 역량은 DVD ‘대여’ 사업이었지 ‘판매’가 아니었다. 그런데 ‘판매’ 수입이 전체 매출액의 99퍼센트에 달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넷플릭스의 공동 창업자인 리드 헤이스팅스와 마크 랜돌프는 논의 끝에 대부분의 매출을 책임지고 있는 DVD 판매 사업을 중단하고, DVD 대여 사업에 집중하기로 결정했다. 현재 매출의 99퍼센트를 차지하는 사업을 접는 다니! 이 같은 판단과 결기에 섬뜩한 느낌마저 든다. 마크 랜돌프는 자신의 책에서 "우리는 집중해야 한다. 그것이 기업가가 지닌 비밀 무기다." 라면서 "DVD 판매가 폭발적이고 대여 수익이 하락하더라도 우리는 미래에 대한 서비스를 위해 과거의 일부분(DVD 판매 사업)을 기꺼이 포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351쪽: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넷플릭스의 인공지능과 데이터 분석 수준에 대한 단락]
일반 기존 TV 프로그램이 30퍼센트 정도의 성공을 하는데 비해 넷플릭스는 인공지능/기계학습을 콘텐츠 제작에 활용해 80퍼센트의 성공률을 달성하고 있다. 이에 대해서 <뉴욕타임스>는 "넷플릭스는 사람들이 원하기 전에 원하는 것을 이미 알고 있기 때문에 이를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 및 구입에 잘 활용하고 있다."고 하며, 이러한 정보를 바탕으로 넷플릭스가 <하우스 오브 카드>의 투자를 결정했고 제작을 의뢰했다고 밝혔다.

[434 쪽: 넷플릭스가 일관되게 추구해온 소비자의 콘텐츠 소비 민주화에 대한 단락]
넷플릭스는 2010년부터 전 세계를 상대로 스트리밍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콘텐츠의 다양성 확보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다. 예전에는 할리우드 스튜디오에서 제작한 콘텐츠를 넷플릭스 플랫폼에 실어 전 세계 시청자에게 공급하는 것이 주된 업무였다. 잘 만든 콘텐츠는 어디서 제작했던 간에 글로벌 시장 어디에서나 환영 받는다. 따라서 이제는 할리우드 뿐 아니라 전 세계 로컬 제작자들이 만든 우수 콘텐츠를 넷플릭스 플랫폼에 실어 전 세계 시청자에게 제공한다. 새로운 콘텐츠를 제작과 동시에 190개 나라에서 더빙과 자막을 지원해 상영되는 것이다. 누구나 부담없이 지불할 수 있는 합리적인 가격으로, 시간과 공간의 제한을 뛰어넘어 전 세계의 콘텐츠를 즐길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는 콘텐츠의 기존 유통과 배급 방식을 완전히 뒤엎는 혁명적 발상이다. 넷플릭스에 의해서 비로소 콘텐츠 소비의 민주화가 이루어졌다고 할 수 있다.

Q5_스트리밍 시장 경쟁이 뜨겁습니다. 넷플릭스는 새로운 어려움을 어떻게 헤쳐나갈 것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저자가 보는 넷플릭스의 미래)

최근 디즈니 플러스, 애플TV+, HBO 맥스, NBC유니버설 피콕 등의 OTT 스트리밍 서비스가 출범했다. 모두 넷플릭스의 경쟁사다. 이 중 일부는 넷플릭스에 대여한 라이센스를 거두어 들이고도 있다. 그래서 일부 미디어 전문가들은 콘텐츠 경쟁으로 넷플릭스의 미래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

경쟁 OTT 사업자가 등장하면 코드 커팅(시청자가 유선 TV를 절독하는 현상)이 가속화, 스트리밍 시장 규모가 확대될 것으로 예측한다. 스트리밍 시장이 ‘제로섬’ 게임의 룰로 움직이는 시장이 아니라는 이야기다. 따라서 넷플릭스는 경쟁 일변도보다는 제휴, 파트너십에 열린 자세로 임한다.

콘텐츠 라이브러리가 아주 중요한 요소이기는 하지만, OTT 사업의 성패를 결정하는 하나의 요소일 뿐이다. 사업 운영, 그리고 미래를 잘 예측하고 혁신하는 능력이 매우 중요하다. 사실 이게 미숙해서 예전 미디어 공룡인 ‘블록버스터’가 역사 속으로 사라진 것이다.

넷플릭스는 ‘소비자가 콘텐츠를 원하는 방식으로 소비할 수 있는 시스템이 정착될 때’까지 엔터테인먼트 분야 혁신을 계속할 것이다. 소비자들은 이런 넷플릭스의 움직임에 열광한다. 제작자와 작가, 감독과 연기자들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기존 엔터테인먼트 산업계의 저항, OTT 경쟁사들의 거센 도전에도 불구하고 넷플릭스의 업계 리더십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판단한다. 물론, 예전에도 그랬던 것처럼, 넷플릭스의 사업도 상황에 따라 기복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넷플릭스는 패기와 역동성, 경쟁사가 따라하기 어려운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과 정교한 비즈니스 모델을 가졌다.

OTT 경쟁사가 넷플릭스를 극복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넷플릭스는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일시적으로 어려움에 처할 수는 있겠지만, 긴 안목에서 보면 계속 성장할 것으로 판단한다.
※역사책방은 9월 중 출판 강연과 행사를 아래처럼 마련합니다.

9월 19일(토) 18:00 김인철 저자 ‘수원화성 야행’
9월 24일(목) 19:30 이상구 저자 ‘라이프스타일로 마케팅하다’
9월 27일(일) 10:00 박태웅 저자 ‘인사동/익선동 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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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이호수는


이호수 넷플릭스 인사이트 저자
IBM, 삼성전자, SK텔레콤 등에서 기술과 비즈니스의 시너지를 통한 변화와 혁신을 주도했다. 특히 인공지능을 포함한 새로운 ICT 기술과 파괴적 혁신의 비즈니스 모델이 협력적으로 이루어내는 가치 창출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서울 공대와 KAIST에서 전자공학을, 미국 노스웨스턴 대학에서 인공지능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미국 뉴욕 IBM Watson 연구소에서 이십 년 동안 지식기반 시스템을 포함한 인공지능, 최적화, 비즈니스 프로세스 모델링, 스케줄링, 모바일 컴퓨팅 분야의 연구 수행과 동시에 다수의 글로벌 기업 고객들의 문제를 해결해주는 이노베이션 컨설팅 서비스 활동을 했다.

2006년부터 삼성전자에서 소프트웨어 센터와 미디어솔루션 센터장으로서 스마트 디바이스 시대 개막과 함께 삼성 갤럭시폰 및 태블릿을 비롯한 다수의 디바이스에 탑재되는 소프트웨어, 콘텐츠&서비스 사업을 총괄했고 SK그룹의 SK C&C와 SK텔레콤에서 IT서비스 및 ICT 분야 사업을 총괄했다.

현재 SK텔레콤 고문이며 공학한림원 회원이다. 취미는 사진 찍기, 음악과 영화 감상 그리고 신기술 서핑이다.

books@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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