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에 노사문제까지 겹치며 국산차 생산 라인 '빨간불'

안효문 기자
입력 2020.09.21 06:00
자동차 업계가 하반기 제 2의 생산쇼크에 직면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9월 들어 노사간 긴장감이 고조되는 분위기며, 코로나19 재확산도 변수 중 하나다. 현대차 등 국내 완성차 5개사는 사업장 방역 강화와 함께 노사 입장차 조율이 시급하다.

기아차 소하리공장 생산 전경 / 기아자동차
20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국내 완성차 업체의 하반기 조업상황이 불투명하다. 노사 간 ‘임금과 단체협상(이하 임단협)’ 문제가 불거져 나오는데다 조업일수 축소가 우려된다.

르노삼성차 노조에 따르면 9월 25일부터 10월 18일까지 르노삼성 부산공장의 가동이 멈춘다. 사측은 ‘확정된 사안이 아니다'라며 선을 긋지만, 노조는 사측이 재고 증가에 따른 생산량 조절이 필요해 휴업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르노삼성 노사는 임단협 6차 실무교섭까지 마쳤지만 합의점을 도출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는 ‘임단협 기간 공장 가동을 멈추는 것은 사측의 압박 때문이다'며 반발한다.

한국GM 노조는 9월 초 단체교섭에 관한 쟁의행위 결의 찬반투표를 진행했고, 그 결과 조합원 7778명 중 6225명이 쟁의행위에 찬성했다. 노조 총원 기준 찬성률은 80%, 투표 참가자 기준 89.4%다. 한국GM 노조는 14일 임단협 교섭 결렬을 선언하고 부평공장을 중심으로 임원 퇴진 요구 등 집회를 열었다. 중앙노동위원회(이하 중노위)가 노동쟁의조정신청을 받아들일 경우 노조는 파업 등 쟁의행위에 나설 계획이다.

현대차의 2020년도 임단협도 순탄치 않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사측이 기본급 동결, ‘통상임금의 130%+50만원’의 성과급, 코로나19 격려금 50만원 등 조건을 제시했는데, 노사 간 성과급 관련 눈높이가 크다.

하언태 현대차 사장은 ‘코로나19 사태로 회사가 빚까지 내서 생존과 미래를 이어가는 상황이다'라며 임단협 조기 타결을 호소했지만, 노조는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현대차 노조는 기본급 월 12만304원(호봉승급분 제외) 인상과 당기순이익의 30% 성과급 지급, 시니어 촉탁직 공정 배치 등을 요구했다.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인한 생산지연도 우려된다. 16일 코로나19 확진자 발생 여파로 기아차 소하리 공장이 멈춰섰다. 18일 현재 확진자가 9명으로 늘어남에 따라 1공장과 2공장 모두 가동을 중단했다. 방역당국은 소하리 공장 관련 밀접접촉자 151명을 분류, 코로나19 진단 검사에 나섰다. 소하리 공장은 6000명쯤이 근무하는 기아차 생산거점으로 카니발, K9 등 주요 차종을 담당하는 곳이다. 회사측은 21일 오전 중 재가동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국내 완성차 업체들은 소하리 공장 확진자 발생 후 사업장별 방역강화에 나섰고, 추석을 앞두고 임직원의 장거리 이동 자제 등을 권고했다.

국내 자동차 업체의 생산 둔화 조짐이 나타난다는 지적도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7월 국내에서 만든 자동차 수는 34만5711대, 8월에는 23만3357대다.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각각 3.8%, 6.4%씩 줄었다. 코로나19로 인한 생산지연이 극에 달했던 상반기 국내 자동차 생산대수는 162만7534대로 전년 대비 19.8% 감소했다. 하반기 상황이 나아졌다곤 하지만 두달만에 감소폭이 커진 것은 뼈 아픈 일이다.

완성차 업계 한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불확실성 증대로 자동차 업계 노사 양측 모두 경영 정상화를 위해 힘을 합쳐야한다는 공감대는 형성돼있다"라며 "코로나19 사태에 개소세 인하율 조정 등 국내외 시장환경이 좋지 않은 상황 속에서 격렬한 추투(秋鬪) 만큼은 피해야 할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안효문 기자 yomu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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