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테슬라로 불리며 미 월가에서 돌풍을 일으켜온 수소차 개발업체 니콜라. 나스닥 상장 직후 연일 시장을 뜨겁게 달구던 이 업체는 불과 3개월만인 2020년 9월 사기 논란에 휩싸이며 CEO가 전격 사임하는 등 주가가 곤두박질치고 있다. 니콜라에 1억달러를 투자한 한화그룹 계열사 주가 역시 하락세를 면치 못한다. 특히, 해외증시에 투자하는 국내 투자자인 이른바 서학개미 돈 1억5000만달러가 이 업체로 몰려있다. 급기야 미 증권당국은 니콜라의 보유기술 실체 등에 대한 예비조사에 착수한 상태다.
시장은 속여도, 특허는 못 속인다
창업 6년차 니콜라는 2020년 6월 우회상장을 통해 나스닥에 화려하게 입성했다. 출시 수소차 한 대 없이 말이다. 주가는 두배 이상 뛰었다. 상장 5일만의 일이다. 한때 포드의 시가총액을 추월하기도 했다. 하지만 당시 이 회사 기술수준에 의문을 갖는 이들이 있었다. 바로 현지 IP분석 전문가들이다.
미 증시에는 또하나의 문제적 종목이 있다. 테슬라다. 연초 대비 4배나 주가가 오르며, 도요타를 제치고 일약 전세계 자동차 업계 시총 1위 기업으로 등극했다. 하지만 9월 들어 하루 20% 넘는 등락의 혼조세를 보인다. 왜일까? 그동안 너무 오른 주가에 대한 일시 조정일 뿐이란 게 현지 증권가 분석이다. 하지만 특허적으로 봤을 때 테슬라의 기술력에는 분명 한계가 있어뵈는 게 사실이다.
총 1000여건의 테슬라 보유 특허 가운데 '자율주행' 관련 특허건은 넓게 잡아도 10건 내외다. 전체 특허 대비 겨우 1%란 얘기다. 상대적으로 '배터리 기술 개발'에 주력한 결과라곤 해도, 죽스 등 웬만한 신생 중소 스타트업만도 못한 테슬라의 이같은 IP포트롤리오에는 문제가 있다. 최근 일련의 자율주행 관련 각종 사고 역시 이와 무관치 않다. 테슬라 주가 펀더멘탈에 기술적 의구심이 생기는 대목이다.
물론, 특허정보만 가지고 특정종목의 주가를 어림하는 건 한계가 있다. 공개를 꺼려 특허를 안내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역공학, 즉 리버스 엔지니어링의 발달로 신제품 출시후 수시간내 탑재 기술이 모두 분석되는 요즘, 특허는 기술기업들의 연구개발 성과를 가늠할 수 있는 총체적이자, 최종적인 결과물이다.
동학개미 최종병기 ‘Tech’
미국 시가총액 톱5 종목은 애플 등 이른바 'FAANG'으로, IT기업뿐이다. 국내 코스피 상위 종목 역시 삼성전자를 비롯해 하이닉스, 삼성바이오로직스, 네이버, 카카오 등 대부분 기술주다.
테크주 핵심은 말그대로 '기술'이다. 하지만, 이들 종목을 상대로 한 각종 투자전망과 분석의 가늠자는 여전히 재무제표나 PER, PBR을 비롯해 금리, 환율, 각종 차트값 등 기존 후행지표 일색이다.
빅테크주는 전세계 출원특허량의 90%를 점한다. 여기서 도출되는 특허 빅데이터는 대표적인 기술 선행지표다. 이는 곧 'PTR'(주가기술비율) 등 유효 투자지수로 환산돼, 테크 종목 주가향방의 바로미터 역할을 한다. 급변하는 테크노믹스 시대, 과거 회귀형 후행지표로는 미래시장에 대한 핏셋 판단이 불가하다.
신흥 주식세력 동학개미군단은 2030이다. 이들은 스마트폰 등 각종 첨단 IT기기에 익숙하다. 인터넷과 SNS 등 테크-라이프가 일상인 인류 첫세대다. 재무제표나 금리동향, 애널리포트 등은 이들에겐 그저 어지러운 숫자고 따분한 구태다. 실제로 기동하고, 멀잖아 제품화되는 직관적 테크정보 '특허 빅데이터'를 통해, 밀레니얼 투자에 최적화된 '뉴노멀 투자좌표'가 제시돼야 할 때다.
유경동 IP컨설턴트
윕스 전문위원과 지식재산 전문 매체 IP노믹스 편집장, 전자신문 기자 등을 역임했습니다. 현재 SERICEO에서 ‘특허로 보는 미래’를 진행중입니다. IP정보검색사와 IP정보분석사 자격을 취득했습니다. 저서로는 △특허토커 △ICT코리아 30년, 감동의 순간 100 △ICT 시사상식 등이 있습니다. 미디어와 집필·강연 등을 통한 대한민국 IP대중화 공헌을 인정받아, 글로벌 특허전문 저널인 영국 IAM의 ‘세계 IP전략가 300인’(IAM Strategy 300:The World’s Leading IP Strategists)에 선정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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