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롭테크(PropTech) 사업 모델이 각종 SW 기술과 결합하면서 발전하고 있다. 부동산(property)과 기술(technology)을 결합한 프롭테크는 초기 공유오피스 위주에서 AI 기반 토지 사업성 검토와 실내 인테리어 시뮬레이션 등으로 진화한다.

26일 한국프롭테크포럼 관계자에 따르면 프롭테크 산업이 활성화되면서 다양한 방식의 서비스를 출시한 업체가 늘고 있다. 예를 들면 아파트 도면 등 공간 정보를 3D 데이터로 전환하는 기술과 공인중개사들이 수익을 낼 수 있도록 돕는 AI 기반 서비스, 고가의 소프트웨어가 필요했던 CAD 도면을 언제 어디서나 확인할 수 있게 하는 통합형 플랫폼 등이다.

 / 아이클릭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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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D 공간 데이터 플랫폼’으로 실내 공간 정보 활용

어반베이스는 3D 공간 데이터 플랫폼을 제공하고 있다. 기업 공간을 단순히 물리적인 요소가 아닌 활용할 가치가 있는 데이터로 봤다. 3D 자동 모델링 기술을 적용한 플랫폼을 무기로 시장 공략에 나섰다.

어반베이스는 2D 도면을 2초만에 3차원 공간으로 자동 변환하는 오토스케치(Auto Sketch) 기술로 전국 아파트 95%에 달하는 3D 도면 데이터를 확보했다. 도면이 그려진 그림 파일을 얹으면 머신러닝을 통해 프로그램에 미리 입력된 건축 법규와 학습한 건축 도면 정보에 기반해 3D 입체도를 그린다. 3D로 변환할 도면이 없으면, 웹상에서 2D 도면을 그려 3D 공간으로 자동변환하는 라이브 스케치(Live Sketch) 기술을 자체 개발했다.

 어반베이스 오토스케치 기술 설명 / 어반베이스
어반베이스 오토스케치 기술 설명 / 어반베이스
어반베이스는 기술을 확대 적용해 가상 공간에서 인테리어를 시뮬레이션할 수 있는 ‘3D 홈 디자인' 서비스도 출시했다. 시중에 있는 7600여개 가구와 가전, 생활 소품, 벽지, 창호 등의 3D 데이터를 증강현실(AR) 기술을 활용해 가상 공간에 배치할 수 있게 했다. LG전자와 일룸, 에이스침대 등 국내 가전·가구 전문 기업이 어반베이스 기술을 소비자 컨설팅 도구로 활용하고 있다.

하진우 어반스페이스 대표는 "2000년대 후반 모바일 기술 혁신에서 시작된 테크붐이 커머스, 핀테크 등을 휩쓸고 가장 보수적인 영역 중 하나인 부동산까지 넘어왔다"며 "첨단 기술과 이를 구현해주는 소프트웨어가 만나 고전 산업까지도 혁신이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통합형 캐드(CAD) 프로그램 공급으로 건설 현장 협업 도와

코로나 팬데믹으로 비대면 업무가 활성화되면서 모바일 기반 도면 뷰어와 웹 기반 캐드프로그램, 도면관리 툴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캐드(CAD)프로그램 전문기업 인텔리코리아는 ‘데스크탑, 모바일, 클라우드’ 플랫폼을 지원하는 통합형 캐드프로그램 ‘캐디안 마스터’를 선보였다. 캐디안마스터를 활용하면 데스크탑이나 모바일 등에서 클라우드에 저장된 dwg 파일을 불러와 수정한 후 다시 업로드 할 수 있다.

인텔리코리아 통합형 캐드프로그램 이미지 / 인텔리코리아
인텔리코리아 통합형 캐드프로그램 이미지 / 인텔리코리아
건축 현장은 물론 이동 중에도 모바일 캐드와 웹 캐드를 통해 dwg 도면 파일을 열어 쉽게 편집할 수 있다. 도면에 마크업(스템프, 텍스트, 이미지, 음성 데이터 등) 추가하거나 수정·편집할 수도 있다.

박승훈 인텔리코리아 대표는 "캐디안 모바일에서 확인하는 CAD 도면 정보가 외부로 유출되지 않도록 디바이스에 저장, 스크린 캡처, PDF 내보내기 기능을 막아 보안도 강화했다"며 "캐디안 마스터를 통해 다국적 기업, 설계실과 현장 간 협업이 필요한 제조·건설 및 플랜트 엔지니어링 기업, 도면이 자주 변경되는 첨단 기술 업종에서 간소화된 워크플로우를 통해 높은 업무 효율을 기대할 수 있다"고 밝혔다.

부동산 개발 효율 높이는 '퍼스트펭귄'

프롭테크 기업 ‘스페이스워크’는 신용보증기금으로부터 ‘2019년 퍼스트펭귄’으로 선정됐다. 퍼스트 펭귄 기업은 미래 성장 가능성이 큰 창업 5년 이내 기업을 지원하는 제도다.

스페이스워크는 부동산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토지 지형 조건과 관련 법규를 분석, 엔진에 입력해 토지 위에 지을 수 있는 건물의 최대 규모를 산출하는 서비스를 개발했다. AI 기반으로 토지에 대한 사업성 검토를 자동으로 해주는 ‘랜드북’ 서비스다.

스페이스워크 랜드북 이미지 / 스페이스워크
스페이스워크 랜드북 이미지 / 스페이스워크
빅데이터 기반으로 건물의 노후도를 파악해 위험을 알리는 노후건물탐색기 ‘랜드북 세이프티(Safety’) 기술도 보유했다.

스페이스워크는 10월 5일, 공인중개사들이 수익형 부동산 거래를 할 수 있도록 돕는 신규 서비스를 제한된 지역에 한해 출시할 예정이다. 온라인으로 매물을 등록하면 SW를 통해 AI가 미래 개발 가치를 평가해서 적합한 투자자에게 연결하는 서비스다.

조성현 스페이스워크 대표는 "AI 기술과 소프트웨어 발달은 부동산 산업에 큰 영향을 주고 있다"며 "사용자가 토지를 입력하면 주변 시세를 바탕으로 건축환경에서 기계학습된 알고리즘이 최적화한 개발안을 도출하는 연산 과정은 소프트웨어를 기반으로 이뤄진다. 기존 방식 대비 수천배 이상 효율을 낼 수 있는 기술 활용을 통해 프롭테크 시장을 선도하겠다"라고 말했다.

김동진 기자 communication@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