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인프렌즈가 샤오미에 이어 리닝(LI-NING)등 중국을 대표하는 기업들과 손잡고 이 시장 공략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특히 중국에서는 한국, 일본과 달리 메신저 서비스 기반없이 캐릭터 상품 개발로 괄목할 만한 성장을 보인다는 점에서 관심이 높다. 캐릭터 업계에서는 라인프렌즈가 중국 MZ세대를 성공적으로 공략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라인프렌즈는 리닝과 업무제휴를 맺고 중국에서 25일 가을·겨울 패션 컬렉션을 론칭했다. 리닝은 뉴욕 패션위크, 파리 패션위크 등 국제 패션 무대에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중국 대표 스포츠 브랜드다.

브라운앤프렌즈 캐릭터들이 ‘리닝·라인프렌즈' 협업 제품을 착용한 모습. / 라인프렌즈
브라운앤프렌즈 캐릭터들이 ‘리닝·라인프렌즈' 협업 제품을 착용한 모습. / 라인프렌즈
라인프렌즈와 중국을 대표하는 기업 간의 업무제휴는 리닝이 처음이 아니다.

라인프렌즈는 2019년 4월, 중국 대표 IT기업 ‘샤오미’와 손잡고 스마트폰 ‘MI 9 SE 브라운 에디션’을 선보였다. 한정판 MI 9 SE 브라운 에디션은 출시 11초 만에 완판을 기록할 만큼 중국 현지 소비자들에게 큰 관심을 받았다. 라인프렌즈는 2019년 숏폼 콘텐츠 플랫폼 틱톡(TIK TOK)과 협업해 만든 스티커와 챌린지 콘텐츠로 글로벌 MZ세대 참여를 끌어낸 바 있다.

라인프렌즈는 중국의 랜드마크와도 협업을 이어갔다. 2019년 4월, 브라운앤프렌즈 캐릭터 ‘샐리(SALLY)’의 생일을 맞아 중국 상해 인기명소인 ‘동방명주’에서 샐리 전시회를 진행했다. 동방명주에서 진행된 샐리 전시회는 개최 첫 주말 2일간 6만명 이상의 방문객을 끌어들이는 등 호응을 얻었다.

라인프렌즈는 중국 팬들의 호평을 바탕으로 10월 1일, 동방명주와 새롭게 한정판 상품을 선보이는 동시에 동방명주 내 기념품 매장을 라인프렌즈의 ‘브라운앤프렌즈' 테마로 꾸밀 예정이다. 동방명주가 캐릭터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해 관광 기념품을 제작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중국 상해명소 예원서 열린 브라운데이 행사 사진. / 라인프렌즈
중국 상해명소 예원서 열린 브라운데이 행사 사진. / 라인프렌즈
2019년 8월에는 상해 대표 관광명소 ‘예원(Yu Garden)’에서 한 달간 열리는 대규모 축제가 브라운앤프렌즈 테마로 꾸며진 바 있다. 축제 기간 동안 중국 전통 복장을 갖춰 입은 브라운앤프렌즈
랜턴이 예원 중심가를 장식하고, 주요 스팟 곳곳은 브라운과 코니 캐릭터로 꾸며졌다. 예원 중앙 광장에는 높이 3미터 크기 메가 브라운이 설치됐다. 라인프렌즈 테마 마켓도 운영됐다. 브라운 캐릭터 생일인 8월 8일에는 예원 가든 내에서 브라운과 코니와의 팬미팅도 진행됐다.

엔터테인먼트·게임, 업계 가리지 않는 라인프렌즈의 캐릭터 사업 확장

라인프렌즈는 엔터테인먼트·게임 업계와 협업 캐릭터 사업을 통해 중국 내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있다.

라인프렌즈는 ‘방탄소년단(BTS)’과 협업해 탄생시킨 ‘BT21’ 캐릭터 지식재산권(IP) 성공을 바탕으로, 2018년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 내 7000만명 팬을 보유한 중국 아이돌 ‘왕위엔(王源, Roy Wang)’과 협업해 탄생시킨 로이6(ROY6)를 중국에서 론칭한 바 있다. 로이6는 중국 MZ세대 사이에서 인기를 끌며 중국 내 거대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도 존재감을 드러냈다.

라인프렌즈는 7월 넥슨과 파트너십을 체결, 중국판 카트라이더에 자사 캐릭터 ‘브라운앤프렌즈’를 등장시켰다. 카트라이더는 중국에서 텐센트가 서비스하고 있다. 게임은 현지 출시 직후 중국 앱스토어에서 4위까지 오르는 등 인기를 끌었다. 연간 20조원으로 평가받는 중국 게임시장에서 캐릭터와 게임업계 시너지 창출의 선례를 남겼다는 평가다.

라인프렌즈는 2019년 11월, 게임사 슈퍼셀과 파트너십을 맺고 ‘브롤스타즈’ 글로벌 라이센스 사업과 게임 내 캐릭터·콘텐츠 협업 등 IP 사업을 펼치고 있다. 한국에서도 초등학생 사이서 인기가 높은 게임 브롤스타즈는 6월초 중국 현지 론칭 첫 주 480만 다운로드를 기록했다. 브롤스타즈 게임에는 ‘엘 브라운', ‘샐리 레온' 등 라인프렌즈 캐릭터가 등장한다.

상해 조이시티에서 열린 라인프렌즈·브롤스타즈 팝업스토어. / 라인프렌즈
상해 조이시티에서 열린 라인프렌즈·브롤스타즈 팝업스토어. / 라인프렌즈
라인프렌즈는 8월 22일, 슈퍼셀 파트너십의 일환으로, 상해 대형 쇼핑몰 조이시티에 팝업스토어를 연 바 있다. 라인프렌즈에 따르면 해당 팝업스토어에는 중국 MZ세대 방문객들의 줄이 이어졌다. 라인프렌즈의 조이시티 팝업스토어는 10월 8일까지 운영된다.

라인프렌즈 한 관계자는 "2014년 중국 상해에 첫 오픈한 라인프렌즈 스토어가 인기를 끌며 캐릭터 IP의 현지 경쟁력을 확인시켜줬다"며 "다양한 업계와의 협업을 통해 IP사업 영역을 단기간에 확장시켰다"라고 말했다.

관계자는 또 "IP사업 영역 확장은 리테일 사업 중심의 기존 캐릭터 브랜드와는 확연히 차별화된 전략이다"며 "IP의 중요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 현지에서 라인프렌즈의 향후 행보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라고 밝혔다.

라인프렌즈는 한국, 일본과 달리 중국에서 메신저 서비스 기반 없이 사업을 시작했다. 사업 시작 10년도 채 되지 않은 기간에 중국에서 사랑받는 오리지널 캐릭터 IP를 만들어냈다. 캐릭터 업계에서는 라인프렌즈가 샤오미와 리닝 등 중국 대표 기업과 굵직한 협업을 선보이며 중국 MZ세대를 성공적으로 공략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라인프렌즈는 중국판 블랙프라이데이로 알려진 ‘광군제’에서 매해 역대급 매출을 갱신 중이다. 중국 커머스 1위 티몰과 함께 ‘슈퍼 IP 데이’ 캠페인을 진행해 하루에만 50억원이 넘는 매출을 기록했다. 캠페인 관련 해시태그도 웨이보 기준 1억뷰를 달성하고, 토픽 1위에 올랐다.

라인프렌즈는 2014년부터 축적된 중국 현지화 노하우를 바탕으로 중국 내 IP사업 영역을 더욱 확장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김형원 기자 otakukim@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