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통신' 먹거리 확보에 주력하는 이통3사가 신사업에 박차를 가한다. 클라우드 게임, 헬스케어, 금융 등이 대표적인 사업 아이템이다.

엔젠바이오 연구소 모습 / KT
엔젠바이오 연구소 모습 / KT
3일 이동통신업계 등에 따르면 이통사의 디지털 헬스케어 경쟁이 치열하다. 헬스케어는 4차 산업혁명시대 중요한 산업으로 꼽힌다. 시장조사업체 마켓 인사이트에 따르면 글로벌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 규모는 2019년 130조원에서 2025년 600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한다.

이통사 중 가장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는 것은 SK텔레콤이다. SK텔레콤은 3월 헬스케어 사업부를 분사해 인바이츠헬스케어를 설립했다. 인바이츠헬스케어는 사모펀드(PEF) 운용사 뉴레이크얼라이언스, SK텔레콤, 하나로의료재단 등으로부터 1500억원 규모의 투자 유치도 완료했다. 21일 인바이츠헬스케어와 SK텔레콤은 마크로젠과 손잡고 유전자 검사 기반 구독형 헬스케어 서비스를 국내 최초로 선보이는 등 새로운 시장 창출을 주도한다.

SK텔레콤은 45조원 규모(2026년 전망)의 차세대 영상 의료장비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차세대 의료장비 원천기술 기업 ‘나노엑스(나녹스)’의 지분을 매입해 2대 주주가 되기도 했다. 최근 공매도 투자업체 머디워터스로부터 사기논란이 일고 있지만, SK텔레콤은 공매도 집단의 근거없는 지적이라며 반박한다.

KT도 최근 디지털헬스케어 사업에 본격적으로 시동을 건다. 24일 고려대학교 의료원 산학협력단, 디지털 헬스케어 전문 스타트업 엠투에스와 비대면 방식의 디지털 헬스케어 사업 활성화를 위해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9월 말 KT가 슈퍼 VR을 통해 출시하는 ‘아이 닥터 라이트(EYE Dr. Lite)’에 고려대 의료원의 의료 기술 자문을 통해 엠투에스가 개발한 비대면 안과 검사 솔루션을 적용한다.

KT는 엔젠바이오의 2대 주주기도 하다. KT 사내벤처 1호로 시작한 엔젠바이오는 유전체 분야 연구개발, 시약제조, 소프트웨어 연구개발 및 정밀진단 전문회사다. 현재 상장을 준비 중이다. KT는 최근 엔젠바이오와 ‘유전자 정보 분석 기반 맞춤형 디지털 헬스케어 서비스’ 공동 개발과 사업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는 등 KT도 유전자 정보 기반 맞춤형 건강관리 서비스 시장에 도전한다.

LG유플러스도 유비케어, GC녹십자헬스케어와디지털 헬스케어 서비스 공동 개발과 사업협력을 위한 3자 업무협약을 체결하며 맞춤형 건강관리서비스 개발 나선다. LG유플러스는 이번 제휴를 통해 자사 서비스 플랫폼 네트워크 환경 구축 및 운영 노하우, 통신 가입자를 기반으로 유비케어 EMR과 연동된 똑닥 서비스와 협력한다.

만성질환자, 고령노약자, 육아부모 등 건강민감도가 높은 고객에게 통신 요금제를 연계한 건강 관리, 질환 예방·관리 구독 서비스 등을 내놓을 예정이다.

LG유플러스 앞서 3월엔 사물인터넷(IoT) 솔루션기업 '세이프티랩'과 헬스케어기기 전문업체 '다우코리아'와 협약을 맺고 '실버 헬스케어' 시장 진출 준비 중이기도 하다. 3사는 플라즈마 공기 살균기를 활용한 헬스케어 서비스의 실증을 진행한다. 구체적으로 ▲무선통신(LTE)기반 원격제어 및 모니터링 ▲시설 내 공기질 자동 관리 ▲위급상황 시 양방향 비상 통화 ▲이상 변화 감지 시 담당자 자동 연결 등의 기술 개발과 실증을 올 하반기까지 진행한다.

5G 킬러콘텐츠 부상 ‘클라우드 게임’

이통3사는 최근 ‘클라우드 게임'에서 치열하게 경쟁 중이다. 가장 먼저 LG유플러스가 엔비디아와 협력해 지포스나우를 출시했고, SK텔레콤은 마이크로소프트(MS)와 손잡고 엑스박스를 선보였다. KT는 ‘게임박스'라는 독자적 플랫폼을 구축해 클라우드 게임에 출사표를 던졌다. 게임계 넷플릭스를 목표로 내걸었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글로벌 IT공룡들과 협력해 진출하는 전략을 택했고, KT는 자체 플랫폼을 앞세운다.

LG유플러스 모델이 클라우드게임 지포스나우를 홍보 중인 모습 / LG유플러스
LG유플러스 모델이 클라우드게임 지포스나우를 홍보 중인 모습 / LG유플러스
클라우드 게임의 가장 큰 장점은 시간이나 장소나 기기의 제약없이 게임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이다. 이동 중 스마트폰으로 고사양 게임을 실시간으로 즐길 수 있는데다, 코로나19로 비대면 문화가 자리잡으면서 성장가능성이 더욱 높아졌다. 5G 시대 ‘킬러콘텐츠'로 불리기도 한다.

최근 아마존도 클라우드 게임 ‘루나'를 선보이며 시장에 새롭게 진출할 정도로 ‘클라우드 게임'은 전 세계 IT공룡들이 주목하는 ‘핫한' 시장이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클라우드 게임 시장 규모는 2018년 3억8700만달러(4500억원) 수준에서 2023년 25억달러(3조원)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한다.

‘마이데이터' 노리는 통신+금융업계

핀테크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통신업계과 금융업계의 결합도 활발하다. KT는 계열사 BC카드와 인터넷은행 K뱅크를 통해 금융사업을 이미 전개 중이다. K뱅크는 그간 주주구성 때문에 자본조달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대출영업을 중단하는 등 정상적인 영업을 하지 못했다.

케이뱅크의 주요주주인 KT와 우리금융그룹은 8월 전략적 제휴 협약(MOU)을 체결하며 협력을 한층 더 강화했다.

양 사는 AI·빅데이터 기반의 금융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금융 AI 인력육성, 데이터 활용 공동 신사업 등에서 협력한다. 4차 산업혁명의 핵심 키워드이자 변화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마이데이터(본인신용정보관리업)’ 사업으로 데이터 산업 활성화를 노린다. KT는 최근 마이데이터 사업자를 겨냥한 금융 클라우드 패키지도 선보였다.

T이득통장 서비스 화면 모습 / SK텔레콤
T이득통장 서비스 화면 모습 / SK텔레콤
SK텔레콤은 KEB하나은행과 합작해 세운 핀테크기업 ‘핀크'를 필두로 한다. 핀크는 타사 대비 금리가 높은 T High5적금, T이득통장 등을 출시하며 고객을 확보하는 중이다.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조원이상 스타트업)을 꿈꾸는 핀크 역시 마이데이터 사업을 노린다. 마이데이터 사업자로 선정되면 고객들에게 다양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맞춤형 금융상품 등을 추천할 수 있다. 핀크는 올해 안으로 종합지급결제사업자 인가도 신청할 계획이다.

LG유플러스는 금융 분야에서는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지 않는다. 오히려 기존에 갖고 있던 전자결제 사업을 토스에 매각하는 등 선택과 집중을 하는 모양새다.

류은주 기자 riswell@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