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1일 오후 5시 40분, ‘아이돌 e스포츠 선수권 대회’ 방영
체육 종목 대신 비대면 환경에서 진행할 수 있는 e스포츠 종목 채택
모바일게임은 접근성 높아 시청자도 함께 즐기기 좋을 듯

추석, 비대면 바람을 타고 e스포츠가 안방으로 찾아온다. MBC는 1일 추석특집으로 예능 프로그램 ‘아이돌 e스포츠 선수권 대회(아이대)를 편성한다.

아이대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 2010년 이후 명절마다 꾸준히 방영한 아이돌스타 육상 선수권대회(아육대)의 ‘e스포츠 버전’이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확산된 탓에 기존에 진행하던 체육 종목 대신, 비대면 환경에서도 즐길 수 있는 e스포츠 종목으로 대회를 진행한다.

아이대에서 모바일게임을 즐기는 아이즈원 멤버의 모습 / 아이대 홈페이지
아이대에서 모바일게임을 즐기는 아이즈원 멤버의 모습 / 아이대 홈페이지
이번 대회에는 워너원·크래비티·동키즈·AB6IX·공원소녀·이달의 소녀·아이즈원·(여자)아이들·골든차일드·온앤오프·펜타곤·엔플라잉·SF9·NCT 드림·더보이즈·러블리즈·오마이걸·온앤오프·몬스타엑스·에이프릴·우주소녀·WEi 등 다양한 아이돌 그룹 멤버가 참여한다. 가수 신동과 홍진영과 전용준, 김대겸 게임 전문 캐스터가 해설로 참여한다.

아이대 제작진은 "참여자·스태프 모두의 안전과 방역을 우선해 촬영에 임했다"며 "아이돌 스타가 벌이는 게임 대결과 해설위원, MC의 재치있는 입담을 기대해 달라"고 전했다.

최근 e스포츠가 지상파 방송을 통해 안방을 찾는 일이 조금씩 늘고 있다. 2018년 8월 열린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는 e스포츠가 시범 종목으로 채택돼 리그 오브 레전드·왕자영요·하스스톤·클래시로얄·스타크래프트2·PES2018 게임으로 경기를 치뤘다.

당시 KBS에서 리그 오브 레전드 경기를 중계한 것이 지상파 방송에서 e스포츠를 최초로 중계한 기록으로 남았다. 이 대회에서 스타2 종목에 한국 국가대표로 출전한 ‘마루’ 조성주 선수는 한국 최초 e스포츠 종목 금메달을 획득했다. 리그 오브 레전드 팀은 결승전에서 중국 팀에게 패해 은메달을 획득했다.

아육대는 2019년 추석부터 e스포츠를 종목에 추가해 대회를 진행한다. e스포츠는 상대적으로 e스포츠에 익숙한 젊은 세대의 관심을 끌 수 있다. 부상 위험이 있는 육상이나 스포츠와 달리 e스포츠 경기는 몸을 맞대고 경쟁하는 종목이 아니다. 덕분에 부상 위험도 없다는 장점이 있다. 아육대에서는 부상사고가 여러건 일어났었다.

2020년 아이대 종목은 펍지주식회사의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넥슨의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다. PC게임 대신 상대적으로 진입장벽이 낮은 모바일게임을 택한 덕에 게임을 잘 모르는 시청자도 가족과 함께 게임을 즐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아육대는 2020년 설 기준으로 수도권 전체 시청률 5.8%을 기록했다. 이에 더해 2049 세대 시청률 3.3%를 기록해 동시간대 1위를 달성했다.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은 2018년 출시 후 2020년 4월 한국 누적 이용자 수 2000만명을 달성할 정도로 인기 있는 게임이다. 크래프톤의 2020년 1분기 모바일게임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09% 늘어난 4215억원인데, 거의 대부분이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매출이다.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는 5월 12일 출시 이후 캐주얼게임으로서는 이례적으로 매출 순위 최상위권(29일 구글 플레이 매출 기준 5위)을 꾸준히 유지하는 게임이다. 최근 ‘아이스 테마’의 새 카트 ‘백기사’를 선보이거나, 현대자동차와 손잡고 ‘쏘나타 N 라인’ 카트를 선보이기도 했다.

게임 업계 한 관계자는 "명절마다 많은 화제를 불러일으키는 지상파 TV 프로그램 ‘아육대’에 모바일게임이 단독 종목으로 편성됐다는 점은 언택트 시대에 게임의 위상이 한층 높아진 상황을 반영한 것이다"며 "이번 ‘비대면 추석’에는 가족과 아이대를 함께 시청하며 모바일게임을 즐기는 명절 풍경이 자리 잡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오시영 기자 highssam@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