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개인 맞춤형 건강관리에 관심이 높아진다. 운동과 진료를 비롯한 건강 관련 대면 활동에 제한이 걸리면서 비대면 중심의 디지털 헬스케어 서비스가 대안으로 부상하는 이유다.

국내 주요 이동통신사는 이 때를 놓치지 않고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에 진입한다. 통신 요금제와 연계한 월 단위 구독형 헬스케어 서비스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 삼는 동시 코로나19로 인한 ‘맞춤형 의료 서비스’ 관련 수요를 모두 충족하겠다는 전략이다.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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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LG유플러스와 SK텔레콤, KT 등 이동통신 3사가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3사 모두 개인 의료데이터를 활용한 맞춤형 건강관리 서비스에 초점을 맞췄다.

디지털 헬스케어 발 담근 이통3사

세계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은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가 9월 15일 발표한 ‘디지털 헬스케어 활성화를 위한 산업통상전략’에 따르면 2019년 세계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 규모는 1063억달러(한화 124조9025억원) 규모로 추산된다. 향후 5년간 연평균 약 30%씩 성장해 2026년 6394억달러(한화 751조2950억원) 규모로 커질 전망이다.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세계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 추세와 달리 우리나라는 이 시장이 크게 성장하지 않았다. 의사와 환자 간 원격의료가 법적으로 금지돼 있을 뿐 아니라 개인의료정보를 사업으로 연결지을 법적 환경이 조성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디지털 헬스케어 서비스를 제공할 정보통신기술(ICT) 역량이 충분한데도 규제 여파로 산업에 발을 들이지 못한 셈이다.

판도는 최근 디지털 헬스케어 규제가 완화되면서 뒤바꼈다. 데이터 3법 개정안 통과와 더불어 디지털 뉴딜 활성화로 의료 빅데이터를 활용한 신사업을 막힘없이 추진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됐다. 여기에 코로나19 확산은 비대면을 중심으로 한 디지털 전환 확산의 촉매 역할을 했다. 주요 이동통신사가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에 본격 눈독을 들이기 시작한 배경이다.

개인의료정보 활용한 맞춤형 의료 서비스 집중

가장 최근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 진출 소식을 알린 곳은 LG유플러스다. 이 회사는 유비케어·GC녹십자헬스케어와 함께 맞춤형 건강관리 서비스를 공동 개발하기로 했다. 만성 질환자와 노약자, 어린 아이를 키우는 부모 등 건강 민감도가 높은 고객에게 통신 요금제를 연계한 건강관리, 질환 예방·관리 구독 서비스 등 새로운 가치를 제공하겠다는 포부다.

SK텔레콤과 KT는 유전자 정보를 기반으로 한 개인 맞춤형 헬스케어에 초점을 맞췄다. SK텔레콤은 집에서 앱으로 간편하게 받을 수 있는 유전자 검사 기반 구독형 헬스케어 서비스를 공개했다. 고객이 집으로 배송된 검사키트에 검체를 채취해 보내면 약 2주 후 전용 앱을 통해 유전자 검사 결과와 이를 기반으로 한 개인 맞춤형 건강 코칭을 받는 식이다.

KT는 유전체 분야 전문기업 엔젠바이오와 ‘유전자 정보 분석 기반 맞춤형 디지털 헬스케어 서비스’를 공동개발하기로 했다. KT의 ICT 플랫폼 역량과 엔젠바이오 유전자 정보 분석 역량을 결집해 ▲개인 맞춤형 건강관리(식이요법, 운동요법) 서비스 개발 ▲개인 유전자 분석 정보 저장·관리 위한 특화 플랫폼 구축 ▲유전자 정보의 빅데이터 분석 서비스 등을 개발한다.

김연지 기자 ginsburg@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