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격한 재택근무 전환으로 보안 솔루션 문의 ‘급증’

"보안은 이제 기본이다. 생산성을 높일 인사이트를 제공할 솔루션 개발에 박차를 가하겠다."

29일 IT조선을 만난 이강만 파수 부사장은 보안 솔루션 도입을 문의하는 기업이 지난해 동기 대비 30% 정도 늘었다고 한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급격하게 재택근무로 전환한 기업과 기관들이 내부 문서 유출과 같은 보안 사고를 막을 솔루션을 찾고 있기 때문이다.

이강만 파수 부사장 / 김동진 기자
이강만 파수 부사장 / 김동진 기자
이강만 부사장은 "코로나 팬데믹 이후 대기업뿐 아니라 그동안 보안 투자를 주저하던 중소·중견 기업들의 투자가 이어지고 있다"며 "재택근무 환경에서 발생할 수 있는 보안 취약점을 기존 정보보호체계로는 대비할 수 없다는 사실을 인지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보안 전문 소프트웨어 기업인 파수는 2000여개 국내 기업 및 기관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중요 정보를 식별·분류하고 민감 정보에 보안을 적용해 실시간 위험을 감지할 수 있는 데이터 보안 프레임워크를 제공하고 있다. 이 밖에도 문서 가상화 솔루션, 외부 협업 솔루션, 블록체인 기반 진본증명 플랫폼 등의 기술도 보유했다.

클라우드 환경에서도 ‘데이터 중심 보안’ 필요

비대면 업무 정착으로 클라우드 도입 기업이 늘어난 만큼 데이터 유출·손실 사례도 급증하고 있다.
내부 직원과 협력 업체 직원 등이 클라우드를 통해 데이터를 언제 어디서나 활용하고 있지만, 그만큼 데이터가 여러 방면으로 흩어져 저장되기 때문에 사이버 위협에 노출될 확률도 높아진다.

클라우드 서비스를 안전하게 이용하기 위해서 기존 커뮤니케이션 툴에서 발생한 데이터 파편화와 가시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데이터 중심 보안과 협업 솔루션이 필요하다. 이와 함께, 보안 위협을 사전에 감지하고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프로세스가 요구되고 있다.

이강만 부사장은 "파수는 권한 제어, 비정상 행위 탐지 등을 통해 데이터 유출·손실을 최소화 할 수 있는 솔루션을 제공한다"며 "외부 협업 문서 현황을 확인하고 추적할 수 있는 솔루션도 제공하고 있다. 클라우드 영역을 벗어난 데이터를 추적할 수 있는 기술도 개발 중이다"라고 밝혔다.

美 보안시장 공략한 비법…"경험과 우직함"

파수는 까다로운 미국 보안 시장도 공략했다. IT기술 기업의 각축장인 북미 시장에서 파수의 문서 보안 솔루션(EDRM, Enterprise Digital Rights Management)이 그 진가를 인정받고 있다. 지난해 6월에는 미국 뉴욕 소재 글로벌 은행에 제품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마이크로소프트, 바로니스 등 글로벌 기업과 경쟁해 얻은 성과다. 두달 뒤에는 미국 남동부에 있는 글로벌 자동차 부품업체의 내부 데이터 보안을 위한 솔루션 공급계약도 체결했다.

이강만 부사장은 경험과 우직함으로 일궈낸 성과라고 말한다.

그는 "미국이라는 시장의 특성을 잘 알고 있었던 것이 비결인 것 같다. 코트라 재직 시절 뉴욕에서 근무하며 시장 특성을 파악할 기회가 있었다"며 "소프트웨어와 같은 핵심 인프라 제품을 오래 관찰하고 계약하는 북미 특성을 인지하고 있었던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10여년 동안 글로벌 연례 보안 콘퍼런스인 ‘RSA’에 꾸준하게 참가한 것도 결국 기술을 알아보리라는 믿음 때문이었다"고 말한다.

국내 시장에서 문서 보안 솔루션에 대한 레퍼런스를 축적한 것도 큰 도움이 됐다고 덧붙였다.

이 부사장은 "한국은 북미보다 앞서 EDRM이 빨리 보급됐고 기술 축적이 이뤄졌다"며 "국내에서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쌓은 노하우를 북미 시장에 적용했기에 인정받을 수 있었다"고 전했다.

이강만 파수 부사장 / 김동진 기자
이강만 파수 부사장 / 김동진 기자
"데이터 비식별솔루션 시장 선점할 것"

파수는 데이터 3법 통과에 따라 형성된 비식별 솔루션 시장을 선점하고 데이터 보안·관리 2.0 시대를 열겠다는 포부를 전했다.

이강만 부사장은 "파수는 2015년부터 특정 개인에 대한 정보 노출을 막는 개인정보 비식별화 기술 관련 연구를 진행해왔다"며 "데이터3법 통과로 비식별솔루션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 오랜 연구를 바탕으로 관련 시장을 선점하겠다"고 밝혔다.

이 부사장은 이어 "데이터를 지키고 관리하는 역할은 이제 기본이다. 과거 보안만을 강조하던 시대를 파수는 데이터 보안·관리 1.0 시대라 칭한다"며 "보안은 기본, 생산성을 높이는 기술까지 적용한 데이터 보안·관리 2.0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 조직 내에서 누가 가장 문서 생산량이 많은지, 공유·문서 편집을 많이 한 직원은 누구인지, 한눈에 볼 수 있는 문서 사용 솔루션을 제공해 기업의 생산성 향상을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진 기자 communication@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