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가속화된 유통업계 배송시장이 더 세분화되고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소비자들 사이서 빠르다 평가받던 새벽배송을 넘어 배송시간을 한 시간쯤으로 좁힌 즉시배송이 세력을 넓히고 있다. 통상 주문으로부터 몇 일을 기다려야만했던 가구와 가전 제품군의 익일 배송·설치 서비스도 확산세를 타고 있다.

B마트 / 유튜브
B마트 / 유튜브
'퀵커머스(Quick Commerce)’로 불리는 즉시 배송 시장은 배달의민족이 운영하는 ‘B마트'와 요기요를 운영하는 딜리버리히어로의 ‘요마트', 롯데쇼핑의 커머스 플랫폼 ‘롯데온' 등이 경쟁을 펼치고 있다.

즉시 배송 서비스는 통상 1시간 내로 물건을 배달해 주는 것이 특징이다. 즉석밥 1개, 라면 한 봉지 등 소포장 제품 한 개만 주문해도 바로 소비자에게 배달해준다.

유통업계는 즉시 배송 서비스가 로켓배송 등 대형 커머스 플랫폼의 새벽배송이 채우지 못한 틈새를 공략한 것이라고 평가한다. 1인 가구 증가와 편리함을 추구하는 MZ세대가 주요 소비층으로 자리잡은 것이 즉시 배송 시장 확대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즉시 배송 서비스 이용률은 시장에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배달대행업체 바로고에 따르면 6월 배달 건수는 전년 동기 대비 135.1% 증가했다.

7일, 홍성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우아한형제들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B마트는 2019년 11월 서울 지역을 대상으로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매월 매출이 증가세를 보였으며, 2020년 8월 기준 매출은 서비스 개시 대비 963.3%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우아한형제들 측은 구체적인 매출액과 배달 이용건 수는 공개하지 않았다.

배달의민족이 운영하는 ‘B마트’는 자체 도심 물류거점을 확보해 상품재고를 직접 매입하고 배달인력을 활용해 초소량 초고속 배달 서비스를 선보였다. 최소 주문금액이 5000원만 넘으면 제품 1개라도 초소량 ‘번쩍배송’을 제공 중이다. B마트는 서비스 출범 9개월만에 서울 전역과 인천·수원·일산·부천 등 수도권 일부 지역으로 서비스 영역을 확대했다.

배달의민족 B마트가 성공적으로 안착하자 요기요도 B마트와 같은 서비스 형태를 가진 요마트를 9월 론칭했다. 인근 3㎞ 내에서 판매하는 물건을 요기요 앱을 통해 30분 안에 배달하는 것이 특징이다. 요마트는 모회사 딜리버리히어로가 국외 시장서 운영 중인 '디마트(Dmart)'의 한국형 모델이다. B마트와 동일하게 도심형 물류창고를 통해 생필품 등 다양한 상품을 빠르게 배달한다.

롯데쇼핑은 커머스 ‘롯데온'을 통해 초소량 즉시 배달 서비스를 진행 중이다. 롯데마트의 간편식 상품과 밀키트, 롭스의 뷰티·생활필수품 등을 1시간 내에 배송한다. 이용 시간은 오전 11시부터 새벽 1시까지다. 오후 12시까지 주문할 수 있는 B마트 대비 이용 시간이 1시간 더 길다. 최소 주문 금액에 상관없이 상품 한 개만 구매해도 이용이 가능하며 3만원 이상 주문 시 무료 배송 서비스를 제공한다.

쿠팡
쿠팡
퀵커머스가 배송 시장 핫 키워드로 떠오르자 가구와 가전 제품군의 배송시간도 단축되고 있다.

쿠팡은 지난달 18일, 대형가전 로켓배송 서비스인 ‘전문설치’를 ‘로켓설치’로 명칭을 바꾸고 가구까지 서비스 대상을 확대했다. 제품 수급, 배송일 조율 등의 문제로 주문 후 수일이 걸리는 대형가전, 가구 상품을 오후 2시 이전에 주문하면 TV, 냉장고, 세탁기 등 대형가전은 물론 침대, 소파, 식탁 등 가구까지 구매 후 다음날 바로 받아 볼 수 있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배송 비용 부담도 덜었다. 도서 산간 지역을 포함한 모든 지역에 무료로 배송하고 상품 설치에 필요한 사다리차나 계단 이동비도 무상으로 지원한다.

가구 전문 기업 현대리바트도 익일 배송에 뛰어들었다. 회사는 12일, 전국 리바트 매장과 온라인몰 리바트몰에서 구매한 소파 제품을 다음날 배송해주는 ‘내일 배송’ 서비스를 론칭했다. 구매 후 최소 3일 이상 걸리던 소파 배송 기간을 크게 단축시켰다는 설명이다. 서비스는 소파 전 제품(30종, 520품목) 중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 지역으로 배송되는 제품에 한해 운영된다.

김형원 기자 otakukim@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