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전기통신사업법이 개정됐다. 주요 내용은 이용자 수, 트래픽 양 등이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기준에 해당하는 부가통신사업자는 이용자에게 편리하고 안정적인 전기통신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서비스 안정 수단의 확보, 이용자 요구사항 처리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필요한 조치를 취하도록 했다(제22조의7).
이러한 조치 의무 위반 시 정부는 시정명령을 발할 수 있다(제92조제1항). 다음으로 국내에 주소 또는 영업소가 없는 부가통신사업자로서 이용자 수, 트래픽 양 등이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기준에 해당하는 자는 이용자 보호 업무 등을 대리하는 국내 대리인을 서면으로 지정해야 한다(제22조의8).
이를 위반해 국내 대리인을 지정하지 아니한 자에게는 과태료를 부과한다(제104조제3항). 이것이 소위 말하는 넷플릭스법이다.
대상은 전년도말 기준 직전 3개월 간의 국내 일일평균 이용자수가 100만명 이상이면서 동시에 전년도 말 기준 직전 3개월 간 국내 일일평균 트래픽양이 국내 총량의 1% 이상인 회사다.
이에 해당하는 부가통신사업자는 이용자의 단말장치나 가입 기간통신사업자와 무관하게 언제나 편리하고 안정적인 전기통신서비스를 받도록 해야하고 이를 위해 사업자는 트래픽 집중을 방지하기 위한 서버 다중화, 콘텐츠 전송량 최적화 등을 이행해야 한다. 트래픽 양 변동 추이를 고려해 서버 용량이나 인터넷 연결 원활성을 확보해야 한다. 이를 위해 기간통신사업자 등과 협의해야 한다.
하지만 시행령과 관련해 반대 목소리가 크다. 일일 평균 이용자수 100만명, 일일 평균트래픽 양이 국내 총량의 1%라는 수치가 불명확하기 때문이다. 총트래픽도 무엇인지 불분명하다.
최적화를 해야하는데 최적화는 어떻게 이행하는지 불분명하다는 지적도 있다. 그리고 트래픽 양 변동추이를 고려해서 기간통신사업자와 협의를 해야하는데 이것은 불가능한 요구라고 주장한다. 아무튼 엄청난 규제가 도입되었다는 것이 반론이다.
그 동안 우리나라에 서버를 둔 사업자는 국내에서 망접속료를 내는데 우리나라에 서버없이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자는 국내 통신사들에게 망 이용료를 내지 않는다. 망 이용료는 인터넷을 이용하는 개별소비자만 내고 있다. 그래서 국내 콘텐츠제공업자와 해외 콘텐츠제공업자 사이의 역차별을 해소하겠다는 것이 최초 도입취지였다.
그런데 현재 입법은 모든 사업자가 결과적으로 이용자에게 콘텐츠 서비스를 최적화해 제공해야 한다는 취지로 돼 있다. 그래서 지금도 망접속료를 내고 있는 국내 콘텐츠 사업자들 역시 일정 규모 이상이 되면 현재보다 망 이용료를 더 내야할 수도 있는 상황이 됨과 동시에 전기통신서비스를 안정적으로 제공하기 위한 각종의 의무를 이행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한국인터넷기업협회는 이러한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이 결국 새로운 규제의 도입으로, 콘텐츠 사업자의 발전을 저해할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특정한 누군가를 규제하겠다는 의도에서 나온 법률이 결국 산업 참여자 모두를 규제하는 법률이 되어버릴 수도 있게 된 셈이다. 그리고 만일 콘텐츠 사업자들이 망 이용료를 더 부담하게 된다면 최종 소비자에게 이를 전가할 우려가 크다.
그렇다면 결국 최종소비자들만 기존의 통신료에 더해서 콘텐츠이용료까지 2중으로 부담하게 될 가능성도 있다. 새롭게 개정된 법률이 현실에 부합하는 내용으로 잘 시행되길 바래본다.
※ 외부필자의 원고는 IT조선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한서희 변호사는 법무법인 유한 바른에서 2011년부터 근무한 파트너 변호사다. 사법연수원 39기로 서울대학교 법과대학과 동대학원 공정거래법을 전공했다. 현재 바른 4차산업혁명대응팀에서 블록체인, 암호화폐, 인공지능(AI) 등과 관련된 업무를 하고 있다. 이외에도 공정거래, 지적재산권 전문가다. 한국블록체인산업진흥협회 자문위원, 한국블록체인협회 자문위원, 블록체인법학회 이사, 한국인공지능법학회 이사, 대한변호사협회 IT블록체인 특별위원회 제1소위 위원장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 [바른 한서희 변호사의 테크로우] 기업 기밀 정보유출, 어떻게 대처하나
- [바른 한서희 변호사의 테크로우] 이루다와 윤리·개인정보 논란
- [바른 한서희 변호사의 테크로우] 부가통신사업자가 뭐길래
- [바른 한서희 변호사의 테크로우] 플랫폼 사업자를 위한 법률 가이드③
- [바른 한서희 변호사의 테크로우] 플랫폼 사업자를 위한 법률 가이드②
- [바른 한서희 변호사의 테크로우] 플랫폼 사업자를 위한 법률 가이드
- [바른 한서희 변호사의 테크로우] 구글 인앱결제, 결국 내년 시행…막을 수 있나
- [바른 한서희 변호사의 테크로우] 부동산 서비스를 둘러싼 네이버와 공정위 싸움, 그 결과는
- [바른 한서희 변호사의 테크로우] 가명 처리 데이터 결합 "이렇게 하면 안전"
- [바른 한서희 변호사의 테크로우] 가명정보 활용과 마이데이터 사업
- [바른 한서희 변호사의 테크로우] P2P법 시행, 소비자 신뢰 회복할 수 있을까
- [바른 한서희 변호사의 테크로우] “터질게 터졌다” 인플루언서 뒷광고
- [바른 한서희 변호사의 테크로우] CVC 허용, 벤처 시장 마중물 될까
- [바른 한서희 변호사의 테크로우] 암호화폐 거래세,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바른 한서희 변호사의 테크로우] 전동킥보드, 면허 없어도 쫄지말고 타자
- [바른 한서희 변호사의 테크로우] 다가오는 드론의 시대 “준비됐나요”
- [바른 한서희 변호사의 테크로우] "특금법, 누구냐 넌"
- [바른 한서희 변호사의 테크로우] 원격의료 무엇이 문제일까
- [바른 한서희 변호사의 테크로우] 전자상거래하신다고요? 그냥하시면 안되는데요
- [바른 한서희 변호사의 테크로우] 유튜브 영상 무단 링크는 불법일까?
- [한서희 변호사의 테크로우] Q&A로 살펴본 공인인증서 폐지
- [한서희의 4차산업 법이야기] AI와 저작권 침해…법과 제도 마련해야
- [한서희의 4차산업 법이야기] 개인정보 보호와 4차산업혁명 사이, 그 균형점을 찾아
- [한서희의 4차산업 법이야기] FATF와 특금법 - 한국 내 거래소 괜찮을까
- [한서희의 4차산업 법이야기] 가상실명계좌 유감
- [한서희의 4차산업 법이야기] 특금법과 거래소, 가상실명계좌 부여의 필요성
- [한서희의 4차산업 법이야기]JPM코인과 규제샌드박스
- [한서희의 4차산업 법이야기] 갈팡질팡한 정부 정책…제대로 된 블록체인 육성은 언제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