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T(매사추세츠 공과대학교) 대학원생이 인공지능(AI)를 활용한 새로운 신약 연구 방법을 제시해 주목된다. AI로 불확실성을 예측하는 방법으로 기존 생물학에서는 사용하지 않은 방법이다.

MIT는 AI를 통해 새로운 결핵 치료제를 개발했다는 연구 결과를 16일 발표했다. 이번 치료제에 포함된 ‘단백질 키나아제’는 기존 약들이 표적하지 못한 결핵균 생존에 필수적인 단백질을 분해한다.

AI를 활용만 하는 시대는 끝났다. AI를 어떻게 활용하나가 중요한 문제다. /Wiki Commons
AI를 활용만 하는 시대는 끝났다. AI를 어떻게 활용하나가 중요한 문제다. /Wiki Commons
AI를 활용한 신약 연구가 처음은 아니다. 하지만 이번 연구는 기존 생물학에서 사용하지 않는 방법인 ‘가우시안 프로세스(Gaussian process)’를 사용했다. AI가 통계적 불확실성을 측정해 분석 모델을 정교화한 것이다. 이 방법은 모든 데이터를 활용하기 힘든 날씨 예측 등에서 활용되는 방법이다.

기존 AI를 통한 신약 개발은 한가지 맹점이 있다. 분석 중인 화합물이 학습 데이터와 유사하면 좋은 결과를 내놓지만, 그렇지 않으면 믿을 수 없는 결과를 내놓는다는 것이다. 새로운 화합물이 많은 신약 개발에서는 큰 한계로 지적됐다.

가우시안 프로세스를 활용하면 많은 부분 해결할 수 있다. 불확실성을 고려하기 때문에, AI가 학습 데이터와 유사하지 않아도 활용할 수 있는 결과를 제공한다. AI가 배운 것을 기반으로만 판단하지 않기 때문에, 학습 데이터도 다량 필요하지 않다.

실제로 이번 연구에서는 AI는 72개의 분자 데이터 세트와 400개 정도의 단백질 키나아제를 통해 학습했고, 결과적으로 11000개에 가까운 분자에 대해 분석할 수 있다.

AI가 내놓은 결과물에는 결핵균 생존에 필수적인 ‘PknB’ 단백질에 대한 단백질 키나아제가 포함됐다. PknB는 기존 결핵 항생제의 표적은 아니다. AI를 통해 새로운 신약을 개발한 것이다. 검증 결과 역시, 기존 모델은 30~40%의 정확도를 보였지만, 이번 AI모델은 90% 정도의 정확도가 확인됐다.

이번 연구의 선임 연구자인 보니 버거 MIT 수학과 교수는 "생물학에서 쓰이지 않던 방법이다"며 "패러다임의 전환"라고 강조했다.

연구를 주도한 브라이언 히에(Brian Hie) MIT 대학원생은 "연구를 할 때마다, AI에게 커다란 데이터 세트를 학습할 필요가 없다"며 "AI는 생물학자가 쉽게 생성할 수 있는 10가지 화합물을 통해 배우는 것"라고 설명했다.

송주상 기자 sjs@chosunbiz.com